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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광고 없는 알찬 플러그인 TDR Limiter 6 GE 리뷰

TDR : 저렴하지만, 다재다능하며 강력하다

플러그인 제작사이면서 인디 음반사 Tokyo Dawn Records의 자회사이기도 한 Tokyo Dawn Labs를 독자분들께 소개해 드리려고 한다. Fabien Schivre을 중심으로 Vladislav와 같은 잘 알려지고 상당한 경력을 가진 개발자들이 참여해 실제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일 기능들을 충실히 담아 플러그인으로 만들고 있다.

플러그인을 홍보하고 판매하기 위해 제작사들에 의해 남용되고 있는 마케팅의 여러 미사여구와 UI를 통해 발생하는 속임수와 착각 (‘AI’, ‘양자역학’, ‘40k를 부스트’, ‘아날로그 마법’ 등) 속에 숨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실제 기능과 성능을 높이는 것에 집중하여 우직하게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TDR의 플러그인들은 저렴하지만, 빠르고 다재다능하며 강력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판매량을 고려한다면 좀 더 소비자들의 취향과 선호를 고려하여 유행하는 종류의 컨셉을 강화하거나 UI의 미려함에 집중할 법도 한데, 이들의 제품에서는 현장에서의 실제 쓰임과 유용함에 초점을 맞춘 것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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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DR

또한 Gearspace와 KVR, 여러 사운드 엔지니어링 전문 유튜브 채널 등 오디오 커뮤니티에서 플러그인 사용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여러 피드백과 아이디어들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바쁜 음악가와 엔지니어들의 실제 요구 사항을 잘 이해하는 제작사다.

플러그인, 치킨보다 싸다!

그러나 TDR 플러그인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저렴한 가격이다. 대부분의 기능을 제공하는 버전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기도 하다. 플러그인 가격이 왠만한 브랜드 지갑 가격과 맞먹는 요즘, TDR의 플러그인의 가격이 주는 경쟁력은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분기마다 있는 세일 시기에는 치킨 한 마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플러그인을 구입할 수 있다.

무료거나 염가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플러그인들이 아주 정밀하게 구성되어 현장에서의 필요를 채우며 잘 작동한다. 그렇기에 믹싱과 마스터링에 입문하는 이들에게 DAW 내장 플러그인 이후에 가장 먼저 추천하는 번들이기도 하다. DAW 내장 플러그인 구성에서는 잘 없는 완성도 높은 버스 컴프레서, 마스터링 이큐, 다이내믹 EQ 등을 무료 혹은 좋은 가격에 구할 수 있다.

뭘 원하는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TDR LIMITER 6 GE'는 TDR의 개발자 중 하나인 Vladislav가 과거에 개발했던 'LIMITER 6'를 발전시킨 플러그인이다. 이름은 리미터지만 리미터 외에도 컴프레서, 클리퍼, HF LIMITER까지 포함하여 많은 기능이 들어있으며 이를 각기 켜고 끄고 순서를 바꿀 수 있다.

각 기능을 담은 모듈들이 500 런치박스를 연상시키는 굉장히 컴팩트하고 효율적인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모듈 별로 스테레오 너비와 작동 곡선 조정 등 상당히 디테일한 조정이 가능하며, 안티앨리어싱 관련한 기능도 충실히 구현되어 있다.

마우스 드래그 감도 조정부터 처리 품질 조정을 통해 플러그인 지연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기능 및 사용자 설정값을 내보내고 저장하는 기능까지도 아주 세세하고 완성도 높게 잘 구현되어 있다. 모든 기능을 설명하면 지면이 무척 길어지므로 여기서는 '킬러 특징' 위주로 소개하려고 한다. 직접 이용하시면서 놀라운 디테일들을 차차 발견하시기를 바란다.

batch limiter 6 ge the concept
사진=TDR

우선 한 화면에 여러 기능의 모듈들을 배치해 두고 순서를 변경하면서 창의적인 접근부터 고전적인 접근까지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각 모듈의 Drive 값을 높이고 Threshold 값을 조정해 주면 해당 모듈이 더 많이 작동하게 할 수 있다. 각 모듈마다 상당히 섬세하게 설정값들을 적용시킬 수 있다. 각 믹스와 마스터의 상황에 맞는 상세한 조정을 통해 결과물을 더 적합하게 만들 수 있다.

요즘은 필수로 여겨지고 있는 True Peak 및 LUFS 측정 등의 기능들이 플러그인 하나에 모두 탑재돼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게다가 감소된 게인의 영역만 쉽게 파악할 수 있는 Delta 기능도 들어있다. 실제 바쁜 작업 중에 이런 배려들이 얼마나 편하게 다가오는지 모른다. 다른 플러그인을 따로 구입하거나 작업 중에 전환할 필요가 없다. 필자는 기존에 애용하던 Waves의 L2나 Sonnox Oxford Limiter를 두고 'Go-To Limiter'를 바꾸게 될 정도의 큰 편리함과 활용성을 경험했다.

동등한 볼륨으로 바이패스를 할 수 있는 기능도 아주 핵심적이다. 같은 볼륨을 유지하여 귀의 착각 없이 변경 점들을 판단할 수 있게 도와준다. 초보 시절에는 플러그인을 적용하면 음량이 같이 커지기 때문에 귀에 더 좋게 들리는 착각에 속아서, 온갖 부스트를 불러일으키는 플러그인들을 투하해 믹스를 잘못 끓인 부대찌개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런 착각을 방지할 수 있는 핵심 기능을 내장하고 있기에 더욱 추천하고 싶다.

높은 가격과 과장광고에 속지 말자!

플러그인이 비싸면 왠지 더 나은 소리를 낼 것 같고 더 훌륭한 개발자들에 의해 더 훌륭한 알고리즘으로 코딩되었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그 회사의 비싼 광고비 집행을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을 해봐야 한다.

물론 저렴한 가격에 이용자들을 베타테스터 정도로 취급하며 낮은 수준의 제품을 선보이는 제작사들도 있다. 하지만 TDR의 플러그인들은 믿을만한 품질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독자분들에게 꼭 추천하는 바이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오랫동안 큰돈을 주고 구입해 왔던 다른 비싼 플러그인들보다 더 나은 측면들을 갖고 있다. 이렇게 착한 가격에 성실하게 개발과 업데이트를 집행하는 개발사와 그 플러그인들에 대해 더 많은 이들이 알았으면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