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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 9000 콘솔 EQ 내장된 DAW, Mixbus 10 리뷰

Harrison Mixbus 10이 출시됐습니다. 거의 매년 메이저 업데이트를 하고 있는 Harrison이지만, 이번 10버전 업데이트는 더 주목이 됐는데요. SSL 9000J 콘솔 EQ가 추가된 것과 돌비 애트모스 기능 지원이라는 두 가지 큰 업데이트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Mixbus에 대해서

저는 Mixbus v5부터 이 제품을 사용해 왔습니다.믹스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아날로그 콘솔 스타일의 작업 방식입니다.

콘솔 작업 방식의 좋은 점 중 하나는 '나무를 보지 않고 숲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종종 DAW에서 믹스를 하다보면 개별 악기와 개별 트랙의 사운드 메이킹에 매몰된 채 전체 밸런스를 무너트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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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arrison Audio

Mixbus처럼 하나의 화면에서 모든 트랙의 페이더와 EQ, 컴프레서를 다룰 수 있는 환경은 전체 사운드를 듣고 필요한 수정 사항을 바로바로 반영하기 좋습니다.

또한 클릭 한 번으로 버스 채널의 라우팅을 설정하고, 센드 신호 양을 즉각 변경할 수 있으며, Leveler·Compressor·Limiter 3가지 컴프레서 모드를 버튼 하나로 바꿔볼 수 있는 것도 저에겐 큰 매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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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ison 콘솔 세츄레이션도 이 DAW의 특징입니다. 보통 DAW에서 세츄레이션을 추가하기 위해 별도의 플러그인을 불러와야 하는 것과 달리, Mixbus는 Drive 버튼과 노브 하나로 세츄레이션의 유무와 강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Mixbus에 내장된 EQ, 컴프레서, 테이프 세츄레이션만 있다면 사실상 믹스를 할 때 추가로 필요한 서드파티 플러그인은 다이나믹 EQ와 리버브, 딜레이 정도 뿐이었습니다. 이 역시 Harrison의 ACE, XT, AVA 플러그인으로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습니다.

Mixbus 10의 새로운 점

모든 Mixbus가 32C로 업그레이드

기존의 Mixbus v(Number)/Mixbus 32C v(Number)로 나눠지던 구분이 Mixbus 10/Mixbus 10 Plus/Mixbus 10 Pro로 바뀌었습니다.

정가 129.99달러인 Mixbus 10는 기존의 Mixbus 일반 버전을 계승하지만, 32C EQ를 포함해 기존 32C 버전의 기능이 포함돼 상향 업그레이드됐습니다.

기존 32C 버전 가격(349.99달러)과 비슷한 Mixbus 10 Plus에는 모든 채널 스트립에 게이트 기능이 추가됩니다. 그리고 19개의 Harrison XT 플러그인이 추가됩니다.

Mixbus 10 Pro는 기존의 32C 버전보다 더 비싼 정가 499.99달러입니다. 여기에 SSL 9000J EQ와 돌비 애트모스 기능이 추가됩니다.

SSL EQ의 등장

Solid State Logic(SSL)은 작년 4월 Harrison을 인수했습니다. 그 뒤로 SSL Native 플러그인과 Harrison의 XT, AVA 플러그인을 결합 할인하는 등의 행사를 해왔는데, 이번 Mixbus 10에서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콜라보레이션이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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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xbus 10은 모든 트랙의 채널 스트립에서 Harrison 32C EQ와 SSL 9000J EQ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Pro 버전 이상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돌비 애트모스 기능

메뉴에서 Session > Immersive Panning 기능을 체크하면 모든 채널 스트립에서 3D 패너가 활성화됩니다. 마스터 채널에도 Immersive Master Bus가 생성됩니다. 다만 CPU 사용량이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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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xbus 10은 내장 바이노럴 랜더러를 통해 7.1.4 스피커 모니터링 및 믹스가 가능하며, 헤드폰에서도 서라운드 믹스 시뮬레이션이 가능합니다. 단, 돌비 애트모스 기능도 Pro 버전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 센드를 Pre Fader 방식으로 지정할 수 있게 한 것도 이번 업데이트에서 눈에 띄는 점입니다. 이로써 더 다양한 시그널 라우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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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점

Harrison Mixbus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점은 업데이트를 통해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는 것입니다.

Mixbus v5부터 사용해 온 유저로써 그동안 Mixbus에서 많은 변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3가지 컴프레서 모드에 모두 어택·릴리스 조정이 가능해진 것, 세츄레이션 종류의 추가, EQ 기능의 개선과 더불어 과거 Mixbus의 단점으로 여겨졌던 VST3 미지원 문제도 모두 해결된지 오래입니다.

이번 10버전 업데이트에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요소가 있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모든 Mixbus 버전이 32C 콘솔로 상향 업그레이드된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또한 앞으로 SSL과의 협업 요소도 기대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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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점

하지만 SSL EQ와 돌비 애트모스 지원이라는 가장 핵심적인 업데이트는 Pro 버전에만 적용되면서 결국 전체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점은 사실입니다.

물론 기존 Mixbus 유저들은 이메일을 통해 할인 코드를 받았을 것입니다. 또한 다른 유명 DAW와 비교했을 때도 압도적으로 비싼 가격은 아닙니다만, 신규 유저에게는 다소 높은 진입장벽이 될 것이라 보입니다.

또한 Mixbus의 고질적인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전히 Mixbus는 다소 느린감이 있습니다. 이는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서드파티 플러그인 사용을 줄이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DAW

결론적으로 Mixbus의 장점은 뚜렷합니다. 아날로그 작업 방식과 디지털 소프트웨어의 장점을 잘 결합시켰습니다. 내장된 EQ, 컴프레서, 세츄레이션의 성능은 훌륭합니다. 인터페이스도 익숙해지면 은근 편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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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를 포함해, 많은 유저들은 대개 Mixbus를 서밍(Summing)이나, 믹싱·마스터링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보통 Mixbus를 작·편곡 및 녹음, 에디팅까지 가능한 주력 DAW로 사용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특성화된 DAW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지금까지 관찰해 온 바, 저는 음악 소프트웨어 시장이 하나의 회사, 하나의 플러그인 구독 서비스로 통폐합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조심스레 예측해 보는데요.

그만큼 Harrison도 SSL과 함께 또 다른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마치 Universal Audio의 LUNA와 UAD 플러그인이 결합되어 있듯이, 언젠가 Mixbus DAW와 SSL Native 플러그인이 결합되는 상황도 한번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