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밴드 EQ의 장점, Pulsar Audio 'Neumann' w495 플러그인 리뷰

Pulsar Audio에서 Neumann w495를 모델링한 동명의 플러그인을 출시하고 지난달 31일까지 무료로 배포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플러그인을 받으셨을 텐데, 실제로 어떤 쓰임새가 있는지는 명확히 모르시는 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w495는 얼핏 보기엔 별 특별할 것이 없는 3밴드 EQ이기 때문인데요. 하드웨어가 가지고 있는 약간의 배음 효과도 복각을 했다고 하지만, (다른 장비에 비해) w495가 현재 인터넷 세대에게 그만큼 인기 있는 하드웨어도 아니었고요. 3밴드 EQ야 DAW에 번들로 들어있는 디지털 이큐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Pulsar Audio의 w495 리뷰와 함께 노이만 w495 이퀄라이저와 3밴드 이퀄라이저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또한 다른 회사에서 복각한 w495 플러그인과 비교한 내용도 소개하고자 합니다.


'Musical EQ' w495

노이만 w495는 70~90년대까지 전 세계 음반 제작에 믹싱, 마스터링 용도로 사용됐습니다. 넓은 폭의 주파수를 조정할 수 있으며 특유의 EQ커브로 기분 좋은 톤 변화를 만들어내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보통 디지털 이퀄라이저로 대충 저음역대나 고음역대를 부스트 하면 저음역대는 탁해지고, 고음역대는 귀가 아플 정도로 날카로워지곤 합니다. 이럴 때 w485 같은 '음악적인 이큐'를 사용하면 특유의 이큐 커브 덕분에 지저분하지 않고 부드러운 저음역대와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고음역대를 강조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 덕분에 w495는 마스터링에서 많이 사용됐으며, 믹싱에서도 버스 트랙을 조작하는 데 유용하게 쓰였다고 합니다.

Pulsar Audio의 w495

비교적 후발 주자에 속하는 플러그인 제조사 Pulsar Audio는 마센버그를 복각한 8200, 맨리 EQ를 복각한 MASSIVE 등 아날로그 하드웨어를 재현한 플러그인들을 출시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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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sar Audio의 w495는 단번에 봐도 Neumann w495 블랙 버전을 따라간 디자인입니다. 거기에 더해 상단에 스펙트럼 아날라이저가 있어 하드웨어와 달리 디지털 환경에서 사용하기 더 편리합니다.

버튼과 노브 마다 조작할 수 있는 고정 주파수 대역도 모두 똑같은 모습의 디자인입니다만, 조작은 고정 주파수나 Q값을 '스위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유롭게 미세 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밴드별로 미드/사이드를 선택할 수 있게 해놨습니다. 하드웨어에는 없던 기능입니다.

후술하겠지만, Pulsar Audio w495는 아날로그적인 활용과 디지털적 조작의 장점을 섞어놨습니다. 컴퓨터 작업에 익숙한 세대는 스텝 노브 보다 화면에서 노드를 잡고 드래그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저도 이 플러그인을 사용하다보니 결국 스펙트럼 아날라이저 위에 위치한 노드를 움직이며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큐 커브의 동작 범위는 꽤 제한적입니다. 노드를 잡고 움직여보려고 해도 '여기까지만 쓸 수 있다'며 더 이상 멀리 가지 못합니다. 따라서 w495의 용도를 이해하고 있거나, 현재 어떤 주파수 대역에 변형을 줘야할 지 명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활용하기 좋았습니다.

저는 바로 이것이 아날로그 이퀄라이저의 스텝 노브의 특징이라고 생각하는데요. 40, 60, 100Hz가 그냥 대충 고정되어 있는 주파수가 아닙니다. 여기에는 제조사가 자신의 하드웨어가 믹스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담겨있습니다. 일종의 '프리셋'인 것입니다. 이러한 '프리셋'은 믹스를 더 빠르고 쉽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 해당 장비를 100% 활용할 수 있는 팁을 제공합니다. 디지털EQ의 자유도는 종종 이런 장점을 깎아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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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sar Audio w495에도 노브 조작은 자유롭지만 눈금은 오리지널 w495가 제안한 대역의 위치를 그려놨습니다. 만약 이걸 스텝 방식과 자유 선택 방식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Pulsar Audio의 디지털 복각에 대해 칭찬할 점도 있습니다. 매력적인 w495의 커브를 미드/사이드 채널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큐 설정에 따라 전체 볼륨이 커지거나 작아지지 않게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Auto-Gain도 유용합니다. 마스터링 EQ의 경우 제대로 믹스되지 않은 음원에 조작을 가하면 소리가 깨지기 쉬운데, 오토게인은 초보 엔지니어들에게 좋은 안전장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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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Shift키를 누른 채 스펙트럼 아날라이저 위를 클릭하면 선택한 밴드만 솔로로 들을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EQ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장점을 모아놨다는 느낌이 듭니다. 다만 기능에 비해 플러그인이 살짝 무거운 느낌도 있었는데요. 원한다면 우측 상단의 버튼을 눌러 스펙트럼 아날라이저만 혹은 하드웨어처럼 노브만 화면에 보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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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w495 복각 플러그인

w495가 pultec이나 1176처럼 너도나도 복각한 유명한 모델은 아니지만 Antelope Audio, Overlouds에서도 복각 플러그인을 출시했습니다.

Antelope Audio NEU-W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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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elope Audio는 Universal Audio처럼 자사 하드웨어 제품이 있어야 플러그인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두 회사 모두 DSP 기반을 포기하고 컴퓨터 CPU를 이용하는 Native 생태계로 전환하는 모양입니다.

따라서 Antelope Audio의 w495 복각 'NEU-W495'도 윈도우즈/맥 컴퓨터만 있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무료는 아닙니다만 14일간의 무료 체험도 가능합니다.

NEU-W495 역시 오리지널 블랙 버전 하드웨어와 동일한 조작 방식을 구현해 놨습니다. 다만 Pulsar Audio에 있는 스펙트럼 아날라이저나 미드/사이드 기능은 없습니다. 주파수와 Q값을 변경하는 노브도 스텝 방식입니다.

Overloud GEM EQ495

Overloud는 기타 앰프 시뮬레이터 TH 시리즈로 유명하지만 믹싱, 마스터링 플러그인인 'GEM 시리즈'도 출시하고 있습니다.

EQ495도 기본적인 조작을 동일하게 구현했지만 인풋, 아웃풋 컨트롤과 하이 패스, 로우 패스 필터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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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가 139유로는 쉽게 구매해 사용해 보기에는 다소 망설여지는 가격입니다. Overloud의 제품 퀄리티가 아쉽지는 않았지만 가격만 보면 더 나은 대체재가 많아 늘 아쉽습니다. 10분마다 뮤트되는 무료체험판을 사용해보고 마음에 드는지 확인해본 다음 구매하시길 바랍니다.

3가지 w495 플러그인 비교

우선 이 세 가지 제품 모두 '공식적'인 노이만 제품의 복각 모델은 아닙니다. 또한 필자 역시 w495 소리를 직접 들어본 세대가 아니기에 얼마나 정확하게 재현했는지보다, 플러그인 자체의 특징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우선 GEM EQ495가 EQ 노브나 배음 활용에서 가장 변화무쌍한 플러그인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배음이 가장 커서 플러그인에 의한 소리의 변화가 가장 분명하게 들립니다. 필요하다면 Input을 줄이고 Output을 늘려서 더 투명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GEM EQ495는 기본적으로 저음역대와 고음역대가 살짝 깎여 있습니다. 따라서 고음역대/저음역대의 게인을 올려도 다른 플러그인과 약간 다른 이큐 커브가 형성됩니다. NEU-W495와 Pulsar Audio는 유사하게 보였습니다.

또한 GEM EQ495와 NEU-W495에는 하드웨어를 흉내 낸 노이즈 플로어가 있습니다. Pulsar Audio에는 없었습니다.

가장 'w495'라는 아날로그 EQ 활용 방식에 유사한 것은 NEU-W495였고, 거기에 좀 더 많은 변형을 가할 수 있는 것은 GEM EQ495였으며, Pulsar Audio w495는 GEM EQ495보다는 자연스러우면서 조작 방식이 디지털로 개선된 느낌이었습니다.

사운드는 주관적인 영역이지만, 저는 NEU-W495는 아날로그, 어쿠스틱 사운드에 적합하고 GEM EQ495는 록이나 과감히 소리를 변형시키는 장르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Pulsar Audio는 GEM EQ495보다는 NEU-W495에 더 가까운 소리였지만 활용도는 더 현대적입니다.

3밴드 EQ의 장점

흔히 믹싱을 갓 시작한 사람들은 이퀄라이저 사용을 어려워하곤 합니다. 할 수 있는 것은 많은데 어떻게 조작해야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아날로그 장비의 인터페이스는 큰 도움이 됩니다. 고정된 주파수들은 제조사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어 사용자가 하나씩 바꿔보며 차이를 느껴보기에 좋습니다. 또한 w495처럼 3밴드의 단순한 이퀄라이저는 사용자의 의도에 바로바로 쉽게 대응할 수 있는 단순하고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만약 무료 플러그인이 필요하다면 아날로그 장비처럼 배음을 만들어 주진 않지만 Kilohearts의 3-Band EQ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3밴드 이퀄라이저 무료 플러그인인 TDR VOS Slick EQ에는 약간의 세츄레이션을 더해주는 기능도 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