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리버브 효과를 주는 방법들

처음 녹음을 해보고 나면 적나라한 자신의 목소리를 듣곤 충격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아무런 오디오 프로세스가 적용되지 않은 '생' 목소리는 내 가창의 디테일을 여과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믹싱에서 목소리가 너무 직진적일 때 조금 흐리게 만들고 주변 악기에 자연스럽게 묻어나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리버브를 사용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녹음을 할 때도 보컬이 가창하면서 듣는 자신의 목소리가 너무 적나라해서 부담스럽다면 살짝 리버브를 넣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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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리버브는 과하게 사용하면 소리의 생기를 없애고 전달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심하면 노래방 반주같은 동굴 소리가 되서 촌스러운 믹스가 나오기도 한다.

리버브를 사용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오늘은 자연스럽고 좋은 리버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팁에 대해 알아보자.


소스에 맞게 적절한 리버브를 사용하자

리버브는 단순히 공간감만 만들어주지 않는다. 리버브에 따라 톤이 매우 무거운 경우도 있고 가벼운 경우도 있어 보컬의 톤에도 영향을 미치곤 한다.

예를 들어 보컬이 중저음 위주의 낮은 톤인데 어두운 톤의 리버브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중음역대가 뭉쳐 듣기 불편할 수 있다. 반대로 고음 위주의 보컬이라면 무거운 리버브를 사용해 약간 무게감을 더해줄 수도 있다.​

또한 리버브 역시 딜레이처럼 리듬에 영향을 준다. 노래의 템포나 장르에 맞지 않게 리버브의 길이를 설정한다면 너무 짧아서 매우 싱거운 느낌이 들거나, 너무 길어서 지저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EQ를 사용해보자

리버브에도 음색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EQ를 사용할 수 있다. 리버브 플러그인에 High Pass Filter와 Low Pass Filter가 내장되어 있는 경우 필터를 이용해 잔향음에 있는 너무 묵직한 저음역대를 덜어내거나, 귀에 거슬리는 고음역대를 잘라내 쉽게 리버브의 음색을 변경할 수 있다.

리버브 플러그인

​더 좋은 방법은 리버브 다음에 별도의 EQ를 거는 것이다. 이 경우엔 보컬 트랙에 Insert 방식으로 리버브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Aux 트랙을 생성하는 방법을 써야한다.

Aux 트랙 사용하기

많은 초보자들이 리버브 플러그인을 사용할 때면 보컬 트랙에 바로 리버브 플러그인을 불러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엔 여러가지 단점이 생긴다.

  • 보컬 트랙이 여러 개 생길 경우 리버브 플러그인의 개수도 늘어나 CPU에 부담이 된다.
  • 동일한 보컬 트랙에 적용되는 같은 리버브 효과를 변경하려면 일일이 하나씩 바꿔줘야 한다.

이럴 때 보컬의 소스를 Aux트랙(DAW에 따라 Bus, Send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으로 보내면서 Aux 트랙에 리버브 플러그인을 건 뒤, Mix 값을 100%로 설정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 그러면 공간 잔향 소리만 나오는 트랙을 따로 생성해 보컬의 원음과 적절히 균형을 맞춰 사용할 수 있다.

리버브 플러그인

이렇게 Aux 트랙을 사용하면 리버브 플러그인 바로 뒤에 EQ나 세츄레이터, 컴프레서, 딜레이 등 다른 FX 플러그인을 추가해 공간 잔향을 효과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게 된다.

리버브의 종류를 알자

리버브의 이름을 보면 Room, Plate, Chamber, Hall 등의 명칭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보통 룸 리버브는 잔향이 짧고, 홀 리버브는 잔향이 길지만 같은 모델이라 해도 잔향의 길이, 음색, 스테레오 필드 등 다양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믹스의 의도에 따라 적합한 리버브 타입을 선택해야 한다.

리버브 플러그인

보통 리버브 플러그인은 알고리즘 리버브와 IR 리버브로 나뉘는데, 알고리즘 리버브의 경우 룸 사이즈를 통해 잔향의 형태를 바꾸는 형태가 많다. IR 리버브는 대개 IR 데이터의 이름에 잔향의 종류가 적혀있기 때문에 쉽게 리버브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리버브 플러그인


리버브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하자

리버브가 많다, 적다라는 말은 굉장히 포괄적인 표현이다. 단순히 '리버브를 늘려달라'라는 말은 '잔향의 길이가 짧다'라는 뜻이거나 '잔향 소리가 잘 안 들린다'라는 뜻일 수도 있어 혼란을 줄 수 있다.

보통 리버브에서 볼 수 있는 조작값은 대표적으로 크기(또는 길이), 밀도, 양, 프리 딜레이가 있다.

크기(또는 길이) Room Size

대개 리버브가 크다, 작다라는 표현은 공간의 규모를 말한다. 공간의 사이즈가 커질 수록 잔향의 길이가 길어져 작은 사이즈의 룸 리버브는 잔향이 짧고, 큰 사이즈의 홀 리버브는 잔향의 길이가 길다.

밀도 Damping

잔향의 입자가 얼마나 촘촘한 지를 결정한다. 대개 알고리즘 리버브에서 이 값을 조정할 수 있는데, 같은 홀 리버브라고 해도 입자가 부드러울 때와 거칠 때 느낌은 매우 다르다. IR 리버브의 경우 데이터마다 밀도가 천차만별일 때가 있어 여러가지를 바꿔 들어보며 리버브를 선택해야 한다.

양 Amount

잔향 소리의 크기를 뜻한다. 잔향이 길고 짧은 지와 잔향이 크고 작은 지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보다 자연스러운 홀 리버브 효과를 얻고자 한다면 잔향의 길이(Room Size)는 길게 하면서 잔향의 양(Amount 또는 Aux 트랙의 Output)을 줄여보자.

프리 딜레이 Pre-Delay

실제 공간에서 발생하는 잔향의 경우 음원에서 발생한 직접음이 벽을 치고 처음 생기는 초기반사음이 청자에게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프리 딜레이가 길어진다는 것은 청자에게 반사음이 늦게 도달한다는 뜻으로 음원과 청자의 거리가 가깝다는 의미가 된다.

아무리 리버브 값을 변경해봐도 원음과 잔향이 혼탁하게 섞여 너무 지저분하다면 프리 딜레이를 50~100ms 정도 설정해 잔향이 약간 딜레이되는 효과를 줘서 자연스럽고 깔끔한 소리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