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를 위한 드럼 악기론 (3) 셔플 리듬, 하프타임 셔플

오늘은 셔플 리듬에 대해 알아보자. 셔플 리듬을 설명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여기서는 셔플 리듬이 사용된 대표적인 음악들을 중심으로 필자가 생각하는 셔플의 특징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셔플 리듬의 뿌리는 3연음

셔플 리듬을 말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셋잇단음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셋잇단음이란 한 박자를 3개로 나눠진 박자로 3연음이라고도 하는데, 셔플 리듬의 주된 박자가 되는 것이 바로 3연음, 또는 3연음을 한 번 더 쪼갠 6연음이다.

우리가 아는 셔플리듬 중에는 원래 12/8박자에 뿌리를 둔 경우들이 있다. 먼저 아래 곡을 들어보자.

이 곡을 들어보면 우리가 아는 셔플 리듬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먼저 이런 류의 리듬을 먼저 충분히 들어보고 알아야 셔플 리듬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곡의 하이햇 소리를 들어보면 8분음표로 12개의 음을 모두 쪼개 연주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123 / 123 / 123 / 123의 하이햇 패턴에서 중간의 2가 빠지면서 1 3 / 1 3 / 1 3 / 1 3이 되면 우리가 흔히 아는 셔플 리듬이 만들어진다.

또 다른 비슷한 곡으로는 강력한 비트와 리프가 매력적인 Toto의 'Hold the Line' 이 있다.

이 곡 또한 12/8박자 리듬의 곡이다. 하지만 나는 이 곡을 셔플 리듬이라고 부른다. 음악적 흐름이나 전반적인 그루브에서 셔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Hold The Line의 드럼을 연주한 제프 포카로(Jeff Porcaro)는 이 분야에서 매우 유명한 연주자다. 제프 포카로가 직접 연주한 블루스 셔플 리듬을 들어보자. 특히 하이햇에 악센트가 들어가는 부분을 주의 깊게 들어보면 셔플 리듬의 느낌을 파악하기 쉬울 것이다.


셔플 리듬의 특징과 예제

그럼 이번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셔플 리듬의 특징과 예제에 대해 알아보자.

위에서 언급했듯 하이햇의 123 박자 중에서 2번 박자를 빼주면 우리의 귀에 익숙한 셔플 리듬이 탄생한다. 여기에 정박자로 1, 3에 킥과 2, 4에 스네어가 나오면 톡톡 튀면서 안정적이고 당김음이 느껴지는, 리듬 자체만으로 멜로디처럼 느껴지게 하는 독특한 리듬이 바로 셔플 리듬이다.

재미있는 포인트는 하이햇에서 빠진 2번 노트를 왼손 스네어 고스트 노트로 연주하면 더 자연스러우면서 그루브한 리듬이 나온다는 것이다. 제프 포카로가 연주한 예시를 들어보자.

신나는 분위기의 팝 음악에 쓰이는 셔플 리듬

팝에서 사용하는 힘찬 느낌의 셔플 리듬의 예시로는 Dreamgirls의 'Love You I Do'가 있다.

여기서 하이햇 리듬을 들어보면 2번 노트를 제외한 패턴과 123 박자를 모두 연주하는 패턴을 혼합해서 사용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녹음 당시 따로 순서를 정해놓은 것은 아니고 연주자의 재량에 자유롭게 맡긴 상황인 것 같은데, 곡의 진행에 따라 자연스럽게 혼합된 패턴들이 리듬을 매우 신나고 매력적이게 만들어준다.

실제 연주자가 아닌 미디 드럼으로 작업을 하는 사람도 이처럼 실제 사람이 연주하는 느낌을 듣고 카피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럼 셔플 리듬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다.

'로잔나 패턴' 하프타임 셔플

또 셔플 리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하프타임 셔플'이다. 대표적인 곡으로는 Toto의 'Rosanna'가 있다. 하프타임 셔플의 특이한 점은 하프타임이기 때문에 한 마디의 1, 2, 3, 4 박자 중에서 3에 스네어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로잔나에 사용된 리듬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제프 포카로가 두 명의 드러머의 연주를 참고해 만들어낸 패턴이다. 하나는 버나드 퍼디(Bernard Purdie)가 연주한 Steely Dan의 'Home At Last'이고 또 다른 곡은 존 본햄(John Bonham)이 연주한 Led Zeppelin의 'Fool in the Rain'이다. 가장 유명한 하프타임 셔플 리듬 중 하나로 알려진 로잔나 리듬은 이 두 곡을 섞어서 만들어졌다.

악보를 통해 위 2곡과 로잔나 리듬을 비교해보자.

home at last와 fool in the rain의 드럼 리듬 악보
Steely Dan 'Home At Last'와 Led Zeppelin 'Fool in the Rain'의 드럼 패턴
toto rosanna 드럼 악보
Toto 'Rosanna' 드럼 패턴

로잔나의 하프타임 셔플 리듬은 실용음악을 공부하는 사람들, 혹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멜로디, 훅의 모티브가 되어주는 리듬이니 꼭 들어보고 참고해보길 바란다.


모든 리듬에는 저마다의 성격과 분위기가 있다. 이를테면 삼바 음악을 들으면 시원한 바다에 바비큐 파티가 생각나기도 하고 절로 춤 동작이 나올 법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셔플이란 장르는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같은 빵에도 땅콩잼, 딸기잼, 누텔라잼 등 어떤 잼을 바르는지에 따라 빵의 맛이 달라지듯이 어떤 음원에서는 강렬하게, 부드럽게 다양한 뉘앙스를 만들어주는 것이 셔플 리듬의 매력이다.

곡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셔플 리듬이란 ' '이다" 같은 정의를 내리려 하기보단 이 리듬을 어떻게 사용하면 또 다른 곡의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상상해가며 활용하는 것이 이 팔색조 같은 매력의 리듬을 잘 활용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꼭 알아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