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ifornia Dynamics Alkane 리뷰, 4개의 세츄레이터...가격이?

지난 3일 Kalifornia Dynamics라는 신생 브랜드에서 새로 출시한 Alkane이라는 세츄레이터의 리뷰 요청을 받았습니다. 저도 이미 지난달 Alkane이라는 이 제품의 출시 소식을 접했었는데요.

저는 매일 KVR Audio, Gearspace 등을 통해 매일 새로 출시된 플러그인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요. 수많은 무료, 유료 플러그인들이 새로 등장하면서 저마다 돋보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합니다.

사실 세츄레이터라는 플러그인은 현대의 DAW 기반 음악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도구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네 종류의 세츄레이터를 하나로 합친 Alkane은 그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끌만 합니다. 과연 이 제품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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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Kalifornia Dynamics로부터 Alkane의 NFR(Not For Resale) 라이선스를 받아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세츄레이션이란?

우선 세츄레이션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세츄레이션은 '포화 상태'를 뜻하는데, 아날로그 기기에 일정량 이상의 신호가 유입될 때 왜곡이 발생하면서 기분 좋은 배음과 클리핑을 만들어 주게 됩니다.

디지털 음악 제작 과정에서는 소리가 '차갑다'거나 '건조하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이럴 때 아날로그 기기의 특성을 모방한 세츄레이터 플러그인이 자주 사용되곤 합니다.

세츄레이션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기사들을 참고해 보세요.

디자인

Alkane의 외관 디자인은 무난합니다. 저는 멋진 그래픽으로 치장된 플러그인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Alkane처럼 다양한 장비의 세츄레이션을 모방한 제품이라면 해당 하드웨어를 연상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그래픽은 어느 정도 사용자에게 도움을 줄 것입니다.

우측 디스플레이 창에는 스펙트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바로 아래의 EQ가 왼쪽이 저음역대이고, 오른쪽이 고음역대지만 스펙트로그램은 반대로 왼쪽이 고음역대를 표시합니다. 세츄레이션이 많아질수록 스펙트로그램에서도 파형이 둥근 모양으로 변하면서 클리핑이 발생하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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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는 알아보기 쉽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COLOR 노브를 돌려서 세츄레이션을 추가하고, OUTPUT을 줄여서 커진 볼륨을 보상하기만 해도 기본적인 세츄레이터의 역할을 쉽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INPUT을 올려서 플러그인에 유입되는 오디오 신호를 증가시키고 Alkane이 더 활발하게 작동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인풋과 아웃풋의 차이는 각 측면의 미터를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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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d'와 'Shine'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Thud는 저음역대를, Shine은 고음역대를 더 강조하거나 반대로 줄여줄 수도 있으며, 세츄레이션 반응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COLOR 노브와 함께 2단계 세츄레이션을 가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디오 품질

Alkane에서는 총 4가지 세츄레이터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왼쪽 아이콘부터 오른쪽 순서대로 진공관, 테이프, 트랜스포머 그리고 일본제 신디사이저 회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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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설명을 보면 특정 하드웨어를 모델링한 것으로 보이지만, 어떤 제품인지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4번째 버튼은 '일본제' 신디사이저 회로라는 힌트만 있어서 어떤 사운드인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COLOR 노브의 조절량에 따라 매우 미세한 수준에서 과격하게 찌그러지는 수준까지 다양한 세츄레이션 조절이 가능했습니다. Kalifornia Dynamics에서 모델링했다는 실제 제품들도 그랬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확한' 아날로그 제품의 모방이라기보다는 현대적인 활용에 포커스를 맞춘 느낌입니다.

오디오 샘플

1drum trans
Original
Drum (Transformer)
2master tape
Original
Master Bus (Tape)
3gt tube
Original
Guitar (Tube)
4synth synth
Original
Synth (Synth)

'Synth' 모델은 조금만 COLOR 노브를 높여도 과한 왜곡이 발생합니다. 드럼처럼 트렌지언트가 짧은 소스에 사용해 봤을 때 흥미로운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5drum synth
Drum (Synth)

기능성

DRY/WET 노브를 활용해 원하는 만큼만 세츄레이션된 사운드를 섞어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EQ는 커브 변화를 그래픽으로 확인할 수 있어 초보자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Auto Gain 기능은 없기 때문에 COLOR 노브를 올릴 수록 전체 볼륨이 커져서 OUTPUT을 같이 줄여줘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Alkane은 다양한 사운드를 갖고 있습니다. 미세한 마스터 버스용 세츄레이션에서 강한 캐릭터를 가진 왜곡까지 다양한 용도와 다양한 종류의 사운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가격

이 제품의 가장 큰 논란거리는 바로 가격입니다. 놀랍게도 이 플러그인의 가격은 299달러인데요. 시장에서 유명한 세츄레이터들의 가격(Decapitator $199, Saturn 2 €129, RC-20 $99.95, HG-2MS $79.99)을 생각해 보면 많이 비싼 편입니다.

물론 Alkane에는 4개의 세츄레이터가 합쳐져 있으니 가격이 좀 비쌀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츄레이터가 4개가 있다고 Alkane의 용도가 4배가 되진 않습니다. 각 모듈이 개별적인 인터페이스와 작동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모르겠습니다만, Alkane은 4개의 색깔을 가진 하나의 세츄레이터라는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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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가격 측면에서 Alkane은 경쟁력을 잃습니다. 다만, 세츄레이션이 다소 개인적인 취향의 영역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순수하게 '소리를 마음에 들어 하는' 유저를 타겟으로 정했다고 생각됩니다.

Alkane은 14일의 무료 체험판을 제공하므로 14일 동안 충분히 사용해 본 뒤, 이 플러그인에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Alkane은 브랜드파워도 아니고, 현혹적인 디자인도 아니면서 공격적인 가격 마케팅도 아닌 오직 '소리'로 승부를 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점을 생각하며 앞으로 Kalifornia Dynamics가 출시할 다음 플러그인들을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