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Notes의 채널 스트립 앰프 시뮬레이터 'GENOME' 리뷰

Two Notes는 실제 앰프 및 캐비닛을 디지털로 재현하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캐비닛 IR 로더인 Torpedo Wall of Sound 플러그인이나 Captor X 같은 하드웨어가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지난 1월에는 앰프 시뮬레이터의 All-In-One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는 'GENOME'이라는 플러그인을 새로 출시했습니다.


'채널 스트립' 앰프 시뮬레이터

게놈(GENOME)은 '채널 스트립'을 표방합니다. Two Notes 제품은 퀄리티는 좋지만 개별적인 기능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아왔습니다. 이를테면, Wall of Sound를 캐비닛 시뮬레이터로 사용하려면 타사의 앰프 헤드 시뮬레이터를 따로 불러와야 했습니다. 점점 소프트웨어에서 편리함이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고, 대부분 타사의 제품도 고품질의 앰프 헤드와 캐비닛이 통합되어 출시되고 있기에 Wall of Sound 같은 컨셉은 경쟁력을 잃기 쉽습니다.

Amplitube, Guitar Rig이나 Neural DSP, Positive Grid, Overloud 등의 제품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페달형 이펙터-앰프 헤드-캐비닛-Post FX로 구성되는 채널 스트립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게놈도 이런 형태를 띄고 있는데요. 거기에 좀 더 다양한 톤 메이킹이 가능하도록 각 블록마다 자유롭게 이펙트와 앰프를 배치할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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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plitube 5의 시그널 체인 (사진=IK Mult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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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 Rig 7의 랙 방식 시그널 체인

Amplitube는 실제 앰프 레코딩 체인을 재현하는 것에 중점을 둔 디자인입니다. 반면, Guitar Rig은 앰프의 재현보다는 창의적인 사운드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디자인입니다. 게놈은 어떨까요? 뛰어난 IR 성능을 보여줬던 다른 제품들처럼 '실제 앰프'의 느낌을 살리는 데 집중했을까요, 혹은 창의적인 사운드 디자인에 주력했을까요? 한번 이 부분을 생각해보면서 리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Two Notes가 자랑하는 DynIR 기술

Two Notes는 자체 기술인 DynIR을 활용한 캐비닛 시뮬레이터로 유명합니다. 저 또한 DynIR을 사용한 Wall of Sound 플러그인이 좋은 인상을 줬었는데요. 앞으로는 이번에 출시된 게놈이 기존의 Wall of Sound를 대체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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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nIR 기술은 Two Notes라는 브랜드의 자부심입니다. 게놈에서는 다양한 캐비닛에 두 개의 마이크 소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는 여러 가지 위치에 놓을 수 있으며, 거리 조절이나 백 패널에 두는 것도 가능합니다. 마이크의 종류도 바꿀 수 있으며 두 개의 밸런스를 맞추기도 용이합니다. 게놈의 캐비닛은 의심할 바 없이 훌륭한 퀄리티와 활용도를 보장합니다.

소프트웨어로는 처음 선보이는 앰프 헤드

게놈은 앰프 헤드, 캐비닛이 통합된 플러그인입니다. (가능하긴 하지만) 아마 여기서 캐비닛만 불러와서 사용하는 사람은 적을 것입니다. 채널 스트립의 정체성은 올인원 솔루션이니까요. 따라서 게놈을 사용한다는 것은, Two Notes가 작년 새로 선보인 'TSM(Tube-Stage Modeling)'이 적용되는 앰프 헤드도 같이 사용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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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기타리스트들은 오랫동안 자신이 사용해 온 제품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에 각자 사용하던 다른 앰프 헤드 시뮬레이터를 포기하고, 아직 소프트웨어로는 공개된 적 없었던 TSM(하드웨어 OPUS에서 사용됐습니다)을 마음에 들어 할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매우 상향 평준화되어 있는 기타 앰프 시뮬레이터 시장에서 '최신의' '고퀄리티의' 같은 수식어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OPUS를 출시하고 얻은 일종의 자신감일까요? DynIR과 한 세트로 선보인다면 TSM도 충분히 경쟁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공간계 이펙트의 아쉬움

'채널 스트립'이라면 다른 플러그인을 사용할 필요 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최소한 90%는 완성된 톤이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게놈에 포함된 컴프레서, 모듈레이션, 공간계 이펙트들은 Amplitube 시리즈처럼 특정 기타 페달 모델을 재현한 것도 있었지만, 사운드 디자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Post FX 스타일 이펙트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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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은 이펙트의 종류가 부족합니다. 리버브같은 경우 Studio Reverb 모델 하나만 있습니다. Studio라는 이름으로 컴프레서나 이큐를 비롯해 Wall of Sound 플러그인이 이식된 'Torpedo Post-FX'가 이런 사운드 디자인 효과를 염두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가령, U2 같은 넓은 딜레이 사운드를 얻고 싶다면 다른 서드파티 플러그인을 불러와야 할 것입니다.

CODEX 프로파일링 앰프

게놈의 앰프 헤드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앞서 언급한 TSM과 더불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캡처 방식의 'CODEX'가 있습니다.

먼저 모델링과 캡처 방식에 대해 짧게 언급하자면, 기존의 앰프 시뮬레이터는 대부분 알고리즘에 기반한 모델링 방식이었습니다. 특정 브랜드의 앰프가 동작하는 알고리즘을 소프트웨어로 재현한 것입니다. 반면, 최근 딥러닝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각광받고 있는 캡처 방식은 말 그대로 특정 사운드를 '캡처'한 것입니다. 앰프를 재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톤'을 재현한 것이죠. IK Multimedia의 TONEX가 여기에 속합니다.

게놈의 카테고리에 CODEX로 분류된 블록은 Neural Amp Modeler(NAM), AIDA-X, Guitar ML이라는 세 가지 방식의 소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CODEX에 포함되어 있는 프리셋만 사용해 봤는데요. 다른 영상에서 느낀 것처럼 빈티지 기타의 경우 모델링 앰프보다 노이즈 문제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모델링 앰프에서 쉽게 얻기 힘든 소리(예를 들면, 독창적인 퍼즈 드라이브 톤이나 60년 대의 로우파이한 펑크 기타 톤 등)를 바로 불러와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역시 놀라운 기술입니다. 게놈의 경우, CODEX에 구현되어 있는 EQ와 Enhancer 섹션을 잘 활용해 보면 TSM보다 더 나은 톤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올-인-원 툴로서 채널 스트립'의 정체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캡처 방식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오픈 소스로 공개된 다양한 캡처를 게놈에 불러와 사용할 수 있으니 더욱 많은 실험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앰프 시뮬레이터와 비교

제가 사용하는 다른 앰프 시뮬레이터와도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사운드 디자인에 대한 부분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아, 앰프 헤드와 캐비닛의 현실성에 대해 비교 체험을 해봤습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는 Suhr SE100 Brainworx 버전은 Suhr에서 플렉시 마샬 앰프 스타일에 하이 게인에 적합한 형태로 개발한 'SE-100 앰프'를 모델링한 것입니다. Brainworx 앰프들의 특징이기도 한데, 드라이한 앰프 녹음 소스의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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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lugin Alliance

반대로 IK Multimedia의 Amplitube 5는 캐비닛 마이크에 룸마이크 소스까지 사용해 좀 더 '넓고' 공간감이 많이 들어간 소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앰프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사용자의 귀에 들리기 좋게 가공된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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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의 DynIR은 앰프 본연에 집중한 드라이한 사운드부터 공간감이 많이 들어간 입체적인 사운드까지 두 가지 측면에 모두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제곡은 Polyphia의 ABC입니다.

클린톤

Two Notes Genome 'Gemini'

Suhr SE100

IK Multimedia Amplitube 5 'American Tube Clean'

오버드라이브톤

Two Notes Genome 'Albion'

Suhr SE100

IK Multimedia Amplitube 5 'Brit 8000'

솔로톤

Two Notes Genome 'Albion'

Suhr SE100

IK Multimedia Amplitube 5 'Brit 8000'

어떻게 들리셨나요? 세 가지 플러그인이 다른 앰프를 사용하기도 했고, 완전히 똑같은 톤으로 매칭하려고 노력하진 않았습니다. 사실 조금만 시간을 들이면 모두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톤 퀄리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플러그인들인데요. 위 예제들은 직관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전반적인 사운드 성향이 이렇다고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총평

DynIR에 큰 감명을 받았던 저에게 Two Notes의 신제품 소식은 언제나 반가운 소식입니다. 게놈 역시 Two Notes의 장점인 캐비닛 IR 기술이 돋보인 제품이었습니다.

단점이라면 처음 로드 속도가 다소 느리다는 점이 있습니다. 물론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제품이기에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될 것이라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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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스트립이라는 정체성에 있어서는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좋은 채널 스트립이라고 하기엔 페달과 Post FX의 종류가 부족합니다. 퀄리티도 특별히 훌륭하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게놈에서 CODEX라는 이름으로 구현된, 현재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캡처 기술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