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프 모델링과 캡처 방식의 차이, 미래의 승자는?


앰프 캡처의 유행

기타 앰프 시뮬레이터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나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 온 '모델링'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최근 많은 발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캡처'(또는 프로파일링) 방식입니다.

특히 AI 기술을 응용해 우수한 퀄리티를 보여준 Neural DSP의 Quad Cortex가 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작년 출시된 IK Multimedia의 TONEX의 캡처 방식도 주목을 받았고요. 이미 예전부터 있었던 Kemper의 프로파일러 기능도 캡처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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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ural DSP, IK Multimedia

한편 NAM(Neural Amp Modeling)이라는 딥 러닝 프로젝트도 오픈 소스 방식을 통해 캡처 생성, 이용, 공유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Melda Production, Tonocracy, Two Notes, ToneHunt 등 기타 관련 플러그인 회사들과도 협력하고 있습니다.

모델링과 캡처의 차이

그렇다면 모델링과 캡처 방식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물론 캡처 방식이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캡처가 무조건 모델링보다 우월한 것은 아닙니다. 둘은 근본적인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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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 Multimedia의 Amplitube 5.

우선 전통적으로 앰프 시뮬레이터 제작에 활용되어 온 모델링 방식은 앰프 그 자체의 작동 원리를 알고리즘으로 재현한 것입니다. 게인, EQ, 볼륨 등 앰프의 노브 컨트롤에 따른 변화를 디지털 상에서 구현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Amplitube, Guitar Rig 등의 앰프 시뮬레이터가 모델링 방식입니다.

반면 캡처 방식은 앰프를 재현하는 것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소리'를 재현합니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이미 만들어져 있는 앰프의 드라이브 '톤'을 다음에도 쓸 수 있도록 말 그대로 '캡처'해 저장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Two Notes Genome의 캡처 로더 CODEX.

따라서 캡처 방식으로 만들어낸 소리는 앰프의 작동 원리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캡처 방식 플러그인에서 High, Middle, Bass 노브를 바꿔봐도 그것은 앰프 브랜드 고유의 EQ 작동 방식이 구현된 것이 아니라, 녹음된 소리 위에 이퀄라이저를 따로 적용시킨 것과 유사하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캡처가 모델링 앰프보다 나은 점과 단점

일단, 일반적으로 캡처 방식은 모델링보다 더 '리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최신 기술의 영향이 있다 보니, 모델링 앰프의 발전보다 캡처 방식의 진보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렉 기타를 연주해 본 사람이라면 기타의 톤에 얼마나 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지 알 것입니다. 같은 앰프를 사용한다 해도 기타의 종류만 달라지면 완전히 다른 톤이 나오는 것이 일렉 기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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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V19T 모델링 앰프 시뮬레이터.

캡처 방식은 본질적으로 '앰프'를 재현한 것이 아니라 '소리'를 재현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서 조금 더 자유롭습니다. 따라서 빈티지 기타든 모던 기타든 가리지 않고 캡처된 소리를 활용하는 것이 비교적 가능해집니다.

반면 모델링 앰프는 애초부터 이러한 앰프의 가변성까지 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만약 앰프의 가변성을 필요로 한다면 캡처 방식이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모델링 앰프에서는 게인 노브를 이용해 클린톤에서 하이 게인까지 컨트롤하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캡처 방식에서는 하이 게인 톤을 캡처했다면 아무리 게인 컨트롤을 줄여봐도 클린한 톤을 만들 수는 없을 것입니다. 따로 클린톤을 캡처한 소리를 불러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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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 하나하나의 용량은 모델링 플러그인보다 더 작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소리를 적은 용량으로 수집해 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범용적인 연주를 원한다면 수많은 '프리셋'을 저장해 놓고 일일이 찾아야 한다는 뜻이 될 수도 있습니다.

캡처 방식의 미래

하지만 위의 설명은 일반적인 모델링과 캡처의 차이를 이야기한 것입니다. 캡처 방식이 최신 기술의 산물인 만큼 그 발전 속도가 빠르며, 단점들도 빠르게 극복되고 있는 경향이 보입니다.

최근 출시된 제품들은 향후 캡처 방식 앰프 시뮬레이터들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지난달 리뷰하기도 했던 Two Notes의 Genome에 포함된 CODEX 캡처 기능은 캡처 방식의 부족한 가변성을 놀라울 정도로 보완했습니다.

CODEX에는 BASS, MID, TREBLE로 구성된 'TONESTACK'과 5밴드 그래픽 이퀄라이저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전자는 실제 앰프의 톤 컨트롤을 재현했고, 후자는 포스트 EQ로서 후보정의 역할을 담당해 모델링 못지않게 톤 가변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다이나믹 이큐처럼 작동하는 ENHANCER까지 활용하면 총 세 군데에서 앰프 톤을 만들어내게 돼, 단순한 '소리'의 캡처를 폭넓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IK Multimedia의 ToneX는 자체 하드웨어를 활용한 캡처 기능도 눈에 띄지만, 무엇보다 커뮤니티의 기능을 도입한 것이 돋보이는 특징입니다. 유저들은 TONEX 소프트웨어를 통해 각자의 앰프, 이펙터를 캡처하고 온라인으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사진=IK Multimedia

또한 회사 및 기타리스트, 유튜버 등을 포함한 'Tone Partner'라는 공식 파트너들의 컬렉션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소리들을 더 빠르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캡처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모델링 vs 캡처

그래서 지금은 모델링과 캡처 방식 중 무엇이 더 좋을까요? 음질 퀄리티로 놓고 봤을 때,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고 말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아마 격차가 있다면 방식의 차이가 아닌, 브랜드의 기술력이나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델링 방식이 완전히 사장된 것도 아닙니다. 아직도 많은 기타리스트들이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Softube는 지난달 ENGL 앰프를 공식적으로 복각한 모델링 제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다만 캡처 방식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을 보면, 언제든 모델링 앰프에 비해 부족한 단점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실제 앰프를 조작하는 경험을 중시하고, 가변적인 톤 메이킹이 필요하다면 모델링 방식의 플러그인을 추천합니다. 반면 특정한 톤(예를 들어 스티브 루카서의 솔로 톤, 앵거스 영의 리듬 톤 등)이 필요하거나, 더 다양한 라이브러리와 응용을 탐구하는 기타리스트라면 캡처 방식의 제품을 활용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