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터의 원리와 활용 방법

리미터는 마스터링의 최종 단계에서 사용되는 장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리미터를 단순히 음압을 올려주는 장치로 이해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리미터를 소리가 깨지지 않으면서 최종 아웃풋은 최대로 올려주는 용도로 많이 사용하다 보니 맥시마이저(Maximizer)와 동의어처럼 여길 때도 있다. 하지만 맥시마이저는 리미터의 활용 방법 중 하나이다.

리미터란 이름 그대로 리미트(Limit), 제한을 두는 장치이다. reReckon의 ANALOG87 시리즈의 무료 버전인 FREE87의 리미터를 보면 노브가 트레숄드 하나만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리미터를 음압을 높이는 용도에만 익숙한 사람들은 FREE87을 사용해보면 반대로 아웃풋이 줄어드는 것에 의아할 수도 있는데, 원래 리미터란 특정 레벨 이상을 높은 레이쇼 비율을 이용해 줄여주는 극단적인 형태의 컴프레서이다. 그렇게 피크를 줄여 전체적으로 평탄한 레벨 분포를 만들어주고 나면 안정적으로 전체 레벨을 높여주는 것이 맥시마이저의 활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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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터를 맥시마이저 기능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대부분 리미터는 FREE87과는 다르게 트레숄드 혹은 인풋 노브로 리미터에서 받아들이는 인풋의 양을 늘려주는 역할을 하고, 실링(Ceiling)이라는 노브로 최종 아웃풋 레벨의 제약을 두는 방식을 사용한다.

실링은 보통은 –1dB~-0.3dB에서 극단적으로는 –0.1dB까지 설정해두고, 음이 찌그러지지 않는 선에서 트레숄드 값을 조정해주면 믹스의 레벨이 최대화(Maximize)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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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zone의 맥시마이저 모습. Threshold를 내릴수록 레벨이 커지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리미터는 컴프레서와 같은 작동원리를 가지고 있다. 일정 레벨 이상(트레숄드) 올라가는 음들을 특정 비율(레이쇼)로 줄여주는 것인데, 다만 이 레이쇼가 컴프레서보다 더 높은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리미터는 대체로 착색이 없고 투명한 효과를 가진다. 좋은 리미터의 기준은 얼마나 투명한가(transparent)로 판가름 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리미터도 아날로그, 디지털 등 모델에 따라 다른 성향을 가지며 특정 제품은 아날로그 질감이나 세츄레이션을 살짝 더해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이나믹을 깨끗하게 컨트롤하는 것이 주목적이므로 보통 컴프레서와 비교하면 확실히 착색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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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s Brickwall Limiter의 경우 음색을 정하는 옵션이 있다

리미터는 마스터링뿐만 아니라 믹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드럼 버스의 다이나믹을 평탄하게 만들고자 할 때 버스 컴프레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보다 투명하게 피크를 줄이고 싶다면 리미터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스네어나 플럭 계통의 신디사이저처럼 순간적인 피크값이 높은 단일 트랙에도 리미터를 걸어 RMS와 피크의 간격을 줄일 수 있다. 큰 음압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피크 레벨을 제어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마스터링 단계에서 손 볼 수도 있지만 믹스 단계부터 각각 트랙에서 조금씩 피크 레벨을 잡아준다면 이후 음압 확보하기도 더욱 용이할 것이다.



리미터는 방송에서도 많이 활용된다. 많은 연습과 준비, 리허설을 통해 녹음이 진행되는 음원 제작과정에 반해 다이얼로그 녹음은 일관된 다이내믹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특히 게스트와 함께 진행되는 라이브 방송이라면 갑자기 큰 목소리를 내거나 큰 웃음이 터져 나올 때 바로 피크를 훌쩍 뛰어넘어 빨간색 불이 들어오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이런 경우 빠른 어택값과 높은 레이쇼로 갑자기 커지는 레벨에 대응해서 소리를 줄여주는 일종의 안전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

리미터는 단순히 컴프레서보다 빠르게 피크를 잡아내는 것을 넘어서서 디지털상에서 샘플레이트의 빈틈으로 미처 감지하지 못하는 ‘트루 피크’를 잡아내는 용도로도 쓰인다. 이러한 트루 피크를 제어하지 못하면 후에 MP3 포맷으로 변경할 때 소리가 찌그러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ISP(Inter Sample Peak), True Peak 등의 버튼이 있는 제품은 트루 피크를 감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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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링할 때 실링을 –0.3dB로 두면 피크 레벨은 –0.3dB를 넘지 않겠지만, 트루 피크가 –0.3dbTP를 넘어 버리면서 왜곡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항상 트루 피크 기능을 켜두길 권장한다. CPU 사용량과 레이턴시가 높아지므로 믹싱 때 굳이 극한으로 레벨을 끌어 올려둘 것도 아니니 믹스에선 트루 피크 모드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