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word

Mac 용 케이크워크? 'Cakewalk Next' 베타 버전 리뷰

우여곡절 많은 케이크워크 일대기

예전에 그런 '밈'이 있었다. 프로툴즈를 쓰는 사람들은 양복 입은 비즈니스맨이고, 로직은 힙합 뮤지션들, FL 스튜디오는 어린 애들, 에이블톤 라이브는 첨단 박람회에 온 사람들이다. 그럼 케이크워크는? 늙은 할아버지들이다.

batch dawmeme

Cakewalk의 역사는 무려 3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7년 Twelve Tone Systems는 도스 버전의 케이크워크를 출시한다. 초창기 케이크워크는 순수 MIDI 시퀀서였다.

이어 회사는 이름을 Cakewalk로 바꾸고 현재 UI의 근간이 되는 Cakewalk SONAR를 출시한다. 이후 2008년 롤랜드에 인수됐다가 2013년 깁슨에 매각된다.

다시 한번 2017년 깁슨은 케이크워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2018년 싱가포르 소재의 음악 관련 기업 BandLab Technologies가 케이크워크를 인수했다. 그 이후 'Cakewalk by Bandlab'이라는 이름으로 무료 배포되면서 대중들에게 '무료 DAW'로 주목받았다.

batch open graph cakewalk 040d0fdf3f

지속해서 유지보수 및 기능 개선이 이뤄지던 Cakewalk by Bandlab은 지난 9월을 기점으로 마지막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밴드랩에 따르면 Cakewalk by Bandlab은 앞으로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추가 업데이트는 없으며, 'Cakewalk Next'와 'Cakewalk Sonar'(옛날 버전과 이름만 같다)라는 신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렇듯 케이크워크는 긴 시간 우여곡절을 통해 다양한 변화를 거치며 지금까지 왔다. 비록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DAW 순위권에서는 밀려났지만, 꾸준히 진화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Cakewalk Next 베타 버전 공개

batch cn1

지난 6월 제품군의 대대적인 개편 계획을 발표한 이후 3개월 만에 Cakwalk Next의 베타 버전이 공개됐다. Cakewalk Next는 고전적인 Cakewalk SONAR의 인터페이스에서 조금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 만큼 많은 기대가 됐다.

BandLab을 계승하는 쉬운 인터페이스

밴드랩은 Cakewalk by Bandlab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iOS,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DAW 'Bandlab'(회사 이름과 같다)을 출시했었다. Cakewalk Next는 기본적으로 Bandlab의 특징을 따라가고 있었다.

batch cn2

Bandlab은 전문 오디오 작업보다는 쉽게 비트를 만들고, 보컬을 녹음해서 빠르게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하는 (Bandlab은 DAW인 동시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이다) 것을 목표로 한다. Cakewalk Next도 쉬운 인터페이스로 녹음 및 간단한 편집에 집중하고 있다.

맥, 윈도우 호환

오랜 기간 케이크워크는 윈도우즈 환경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맥 사용자들에게 아쉬움이 있었다. 맥용으로도 출시된 Cakewalk Next는 가벼운 프로그램이기에 맥과 윈도우즈에서 모두 원활하게 작동했다.

기존의 케이크워크가 오래된 프로그램인 만큼 호환성이나 버그 문제로 많은 유저들을 괴롭힌 것은 사실이다. 아예 새롭게 만들어진 Cakewalk Next는 오디오 인터페이스 연결, 버퍼 사이즈 변경부터 조작키, 녹음, 입출력 등 많은 기능이 쾌적하게 작동한다. 물론 그만큼 기능이 간소화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batch cn3

내장 이펙트 및 가상악기

Bandlab에서 사용할 수 있었던 모든 FX 효과가 Cakewalk Next에 동일하게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비록 보기 좋은 멋진 그래픽은 없지만 1176, LA2A 등 유명한 제품들의 작동 방식을 모방한 다양한 FX 효과들이 있으며, 노브로 구성된 가벼운 인터페이스로 작동된다.

batch cn4
batch cn5

간단한 드럼이나 신디사이저 등을 연주, 녹음할 수 있는 가상악기도 제공된다. 드럼 패드 모양의 샘플러에 WAV 파일을 불러올 수도 있고, 건반 모양의 샘플러는 'One Shot' 노트 샘플을 불러오면 자동으로 음계에 맞춰 음정을 바꿔준다.

믹싱도 가능할까?

하지만 전문 음악 작업에 있어서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했다. 필자는 제일 먼저 전체 트랙을 한눈에 보고 페이더 및 인서트 효과를 조작할 수 있는 'Mixer View'를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batch cn6
Cakewalk by Bandlab의 콘솔 뷰 사진
batch cn7

물론 기본 화면에서 개별 트랙의 볼륨 페이더를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인서트 FX효과를 추가하거나 변경하려면 일일이 트랙을 선택해야 한다. 사실 이는 결함이라기보다는, Cakewalk Next가 간단한 녹음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방향성의 차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트랙들을 하나의 버스로 묶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버스에 자유롭게 라우팅할 수 있는 기능은 없다. 그냥 트랙을 선택해 폴더에 묶는 정도다. 데모나 업로드용 커버 믹스는 가능해도 음원 출시 목적의 믹스는 어렵다.

더 이상 '무료 DAW'가 아니다

현재 Cakewalk Next 베타 버전은 밴드랩에서 배포한 디스코드 초대 링크를 통해 누구나 다운받아 사용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식 출시와 함께 유료로 전환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가격이나 라이선스 방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공개된 Cakewalk Next 베타 버전의 기능을 보면 구독 모델을 사용하지 않을까 추측해 볼 수 있다.

Cakewalk Next처럼 비트 메이킹, 작곡에 특화된 제품은 빠르게 쓸 수 있고 넓은 활용도의 샘플 라이브러리를 같이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비트 메이킹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던 Serato도 자사의 샘플팩 스토어로 이런 시도를 했었다.

batch cn8
batch cn9

사실, 이런 종류의 간소화된 DAW가 샘플 라이브러이와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제외하면 어떤 가격 경쟁 요소가 있을지 떠오르지 않는다. DAW 기능 자체만으로 구매하기엔 대체 소프트웨어가 너무나 많다.

Cakewalk Sonar는 어떤 모습일까

전천후 용도보다는 가벼운 녹음용 DAW에 가까운 Cakewalk Next와 달리, 아직 공개되지 않은 Cakewalk Sonar는 정통 DAW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Cakwalk Sonar는 윈도우즈에서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보아, 새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라기보다는 Cakewalk by Bandlab의 기능을 계승, 발전시킨 형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유료화된 Cakewalk Sonar는 어떤 메리트가 있을까? 롤랜드, 깁슨 산하 시절 DAW에 같이 포함되어 있었던 다양한 서드파티 플러그인들이 돌아오진 않을까? 더불어 케이크워크만의 장점인 ProChannel에도 신제품 추가 및 업데이트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