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CL 쿼드 코어텍스 딥-다이브 트레이닝 세션 후기 'Neural DSP의 지향점'

지난 4일 뮤지션스클럽에서 주최하는 쿼드 코어텍스(Quad Cortex) 딥-다이브 트레이닝 세션이 열렸다. 이 행사는 쿼드 코어텍스의 제조사인 Neural DSP의 엔지니어 맥스 타일러가 직접 참석해 쿼드 코어텍스의 기능을 소개했다.

또한 기타리스트 라베아 마사드(Rabea Massaad)가 출연해 직접 쿼드 코어텍스를 사용해 연주곡을 들려주기도 했다. 또한 맥스의 쿼드 코어텍스 설명에 시연을 하며, 나중에는 쿼드 코어텍스의 씬(Scene) 모드를 통해 라베아 마사드의 라이브 연주에 사용할 수 있는 라이브 셋을 백지부터 시작해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이날은 쿼드 코어텍스의 최신 펌웨어 CorOS 3.0.0 업데이트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이미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된 내용이지만, 쿼드 코어텍스 하드웨어에 이식된 자사의 앰프 시뮬레이터 플러그인 Archetype: Plini X와 Archetype: Gojira X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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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뮤지션스클럽

Neural DSP가 지향하는 것

제품 디자인에는 제조사의 지향점이 반영된다. 맥스는 쿼드 코어텍스의 설계 과정과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쿼드 코어텍스의 목적은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며 기타리스트로 하여금 시간과 노력을 최소한으로 줄여 오직 쿼드 코어텍스와 기타 한 대만으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처럼"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쿼드 코어텍스의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쿼드 코어텍스는 터치스크린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제스처(탭, 더블 탭, 스와이프 등)를 통해 작동하며, 프리셋을 검색할 수 있는 터치 키보드 기능도 내장되어 있다.

사운드 퀄리티에 있어서도 머신 러닝과 AI, 로봇을 활용해 "완벽한 수준의 알고리즘"을 구현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라베아는 라이브 연주에는 항상 실물 앰프를 들고 다니면서 디지털 장비는 사용하지 않았는데, 쿼드 코어텍스의 퀄리티는 매우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프리셋/스톰프/씬 모드

Neural DSP의 사용자 중심성은 쿼드 코어텍스에 구현된 세 가지 모드에서 드러난다. 가장 기본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프리셋 모드'는 말 그대로 다양한 프리셋을 한 번에 불러올 수 있는 기능으로, 타사 멀티 이펙터의 작동 방식과 유사하지만, DSP 연산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딜레이(오디오 갭)이 극히 짧은 것이 특징이다.

프리셋 모드는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필연적으로 오디오 갭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 경우 '스톰프 모드'에서 페달 스위치를 통해 할당된 블록을 On/Off 시키는 방식으로 사용하면 오디오 갭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물론 이는 타사 제품에도 대부분 구현되어 있는 기능이지만, 현장 시연에서 쿼드 코어텍스의 매우 짧은 오디오 갭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라이브 연주에도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준의 성능이라고 보인다.

프리셋/스톰프 모드가 다소 편리한 사용을 위해 설계됐다면, '씬 모드'는 쿼드 코어텍스의 궁극적인 지향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씬 모드는 전체 블록 세팅의 세세한 파라미터를 다르게 변경해서 하나의 '장면'으로 저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 장면에서는 앰프의 게인을 낮춘 채 컴프레서를 걸어 놓고, B 장면에서는 앰프 게인을 높이고 딜레이를 추가할 수 있다. 연주 도중 노브를 돌리지 않고 미리 설정한 값으로 한번에 클린 톤, 드라이브 톤을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씬 모드는 오디오 갭을 가장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디지털 프로세서의 고질병인 오디오 갭을 줄임으로써 다른 장비보다 더욱 '아날로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Archetype 플러그인 이식 업데이트

그동안은 쿼드 코어텍스에 내장된 이펙터, 앰프, 랙 장비 모델만 사용할 수 있었다면, CorOS 3.0.0 업데이트는 컴퓨터에서 사용하던 Archetype 플러그인을 이식시킨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Archetype의 앰프 모델과 쿼드 코어텍스의 캐비닛 모델을 합쳐 하이브리드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설명에 따르면 앞으로 플러그인의 전체 카탈로그를 쿼드 코어텍스에 이식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업데이트 설명과 함께 라베아의 라이브 셋을 만드는 시연도 진행됐다. 씬 모드에서 GojiraX의 앰프 헤드와 쿼드 코어텍스의 캐비닛, PliniX의 리버브, Gojira의 딜레이를 결합해 클린톤부터 크런치, 리듬, 리드 톤을 만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멀티 이펙터가 실제 앰프를 대체할 것인가?

POD, 헬릭스, 프랙탈, 캠퍼를 비롯해 최근의 ToneX까지 멀티 이펙터는 꾸준히 발전해 왔고, 지속적으로 하드웨어 앰프의 지위를 위협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실제 앰프를 100% 대체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날 행사에서도 질의응답 시간에 라베아에게 '앞으로 라이브 세팅에서 앰프를 쿼드 코어텍스로 대체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실제로 라베아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디지털 장비와 앰프를 사용하고 있다고도 한다.

쿼드 코어텍스가 실제 앰프를 대체할 수 있느냐는 질문의 답은 당일 라베아의 연주에서도 드러난다. 연주에 사용된 쿼드 코어텍스는 과거 멀티 이펙터들의 조약한 퀄리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훌륭한 성능을 자랑했다. 이토록 리얼한 시뮬레이션을 노이즈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Neural DSP의 기술력에 감탄하게 된다.

하지만 (특히 행사가 진행된 소극장 환경이라면) 실물 앰프에서 기대할 수 있는 현장감있는 출력에는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라베아가 직접 설명했듯이, 무대에서 바로 객석으로 전달되는 앰프의 소리 없이, PA 스피커로 소리를 출력하는 멀티 이펙터의 한계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멀티 이펙터라는 제품의 근본적인 문제이자 앞으로 사운드 디자인에 있어서 새로운 해법을 개척해 나가야할 문제이지, 쿼드 코어텍스라는 제품의 결함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이 문제를 감안하고도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쿼드 코어텍스의 성능에 점수를 줘야 할 것이다.

이번 트레이닝 세션에서 경험한 쿼드 코어텍스는 디지털 장비의 '아날로그'적 활용에 대한 고민과 Neural DSP의 지향, 가치관이 응축된 결과물이었다. 현재 멀티 이펙터 시장에서 쿼드 코어텍스의 높은 인기와 명성을 증명하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