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허설을 잘하기 위한 팁

음원 스트리밍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라이브 활동은 중요하다. 여전히 라이브는 스트리밍보다 수익성이 더 높고, 라이브에서 할 수 있는 팬과의 만남 및 머천다이스 판매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각종 지원 사업이나 공모전, 대회는 라이브 무대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녹음이 어려운 어떤 아티스트들은 분위기를 타면서 편하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라이브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그래서 라이브가 녹음보다 더 쉽고 편한 방식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라이브 공연은 공연장과 관객 규모, 장비와 음향팀 및 주최 측의 역량까지 신경 써야 할 것이 더 많은 분야다. 엔지니어들이 최대한 많은 변수를 해결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두지만, 작은 변화 하나가 커다란 음향 사고를 만들기도 한다.

how to prepare rehearsal 1

따라서 아티스트는 충분한 리허설을 통해 안정적으로 라이브를 준비해 놔야 성공적인 공연을 할 수 있다. 메인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리허설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한번 알아보자.


음향 장비를 조심히 다루자

누구나 한 번쯤 공연장 스피커에서 '퍽'하고 터지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마이크나 통기타, 키보드 등 메인 스피커로 신호를 보내는 모든 장비는 함부로 전원을 끄거나 케이블을 뽑으면 이렇게 '터지는' 소리가 나게 된다.

이런 경우 음향 장비에 손상을 주게 되며 공연 중 관객들에게도 불쾌한 경험을 주게 된다. 물론 무대 상황을 잘 주시하면서 빠르게 콘솔을 뮤트해 사고를 방지하는 엔지니어도 있지만, 엔지니어가 늘 무대만 보고만 있을 수는 없으므로 케이블을 바꿔야 하는 일이 있으면 조금 여유 있게 하거나, 엔지니어와 충분한 소통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

how to prepare rehearsal 2

보컬의 경우 마이크에서 소리가 나는 지 확인하기 위해 마이크를 손으로 때리는 경우도 있다. 아마 엔지니어의 따가운 눈총을 한 몸에 받게 될 것이다. 계속 마이크에 대고 말이나 노래를 하거나, 마이크의 그릴을 가볍게 긁어주는 것으로 확인하도록 하자.

리허설과 본공연의 연주를 다르게 하는 경우

리허설 때 들었던 소리가 본공연과 다르게 나오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관객이 밀집하면서 소리의 퍼짐이 달라진다. 그리고 아날로그 믹서를 사용하는 경우 엔지니어가 곡마다 다른 세팅을 할 때 소리가 바뀔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주자가 리허설과 다른 연주를 할 때이다.

만약 리허설에서 노래를 대충 불렀다면 본공연과 소리의 크기가 달라져서 보컬 채널의 설정을 다르게 해야 할 것이고, 다른 악기와의 밸런스도 달라질 수 있다. 기타나 베이스 앰프의 볼륨 크기가 달라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리허설에서 완벽한 연주를 하기 위해 힘쓸 필요는 없다. 리허설에서는 자신의 소리를 비롯해 다른 악기들의 톤, 모니터링의 크기 등 다른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본공연과 너무 격차가 나지 않는 비슷한 수준의 연주면 충분하다.

how to prepare rehearsal 3

무대에서 완벽한 음향이 들리기를 바라지 말 것

아티스트가 서 있는 스테이지의 음향은 객석에서 들리는 소리와 다르다. 클래식이나 어쿠스틱한 음악을 지향하는 무대는 무대에서 연주자들이 듣는 소리의 조화도 신경 쓰지만, 다목적홀 같은 경우엔 인이어나 모니터링 스피커로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

하지만 모니터링 스피커도 공연장 안에 울리는 소리에 포함되기 때문에 무작정 키울 수 없다. 피드백이 생기는 문제도 있다. 인이어도 완벽하게 메인 스피커로 객석에 울려 퍼지는 소리를 똑같이 재현해 줄 수 없다.

따라서 공연자는 리허설에서 내게 들리는 소리에 집중하기보다 밖으로 나가는 소리를 좋게 하기 위함을 먼저 추구해야 한다. 무대에서 전체 사운드가 완벽하게 들리는 것을 바라지 말자. 대신 좋은 연주를 위해 나에게 어떤 악기가 잘 모니터링되면 좋을 지에 집중하자.

허술한 리허설 준비

리허설 전에 밴드 멤버와 어떤 부분을 연주할지 미리 정해두자. 보통 곡에서 가장 큰 부분과 가장 작은 부분, 특징적으로 등장하는 악기 파트(예를 들면 기타 솔로) 정도를 연주하면 엔지니어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사전에 음향 엔지니어에게 원곡이나 합주 녹음을 보내주는 것도 좋다.

how to prepare rehearsal 4

부족한 실력 때문에 리허설 시간에 연습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새로운 음향 환경에서 사운드가 잘 맞아 들어가도록 톤과 모니터링을 점검하는 것이지 부족한 실력과 개인기를 연습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MTR을 사용한다면 엔지니어와 사전에 이야기해서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가지는 것이 좋다. MR이 제대로 재생되는지도 확인해야 하고, 만약 인이어에서만 메트로놈을 재생시키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개인 노트북이나 미디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집이나 연습실에서 충분히 사전 점검을 하고 와도 늘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모든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테크라이더'를 작성하는 것이다. 테크라이더에는 밴드별로 무대 위치 구성과 곡 전환에 따른 악기 변화, 필요한 장비가 기재되어 있어 기획자와 엔지니어가 리허설 전 미리 상황을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 아티스트도 자기 공연의 진행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서로에 대한 예의

종종 엔지니어를 하대하는 아티스트도 있다. 반대로 아티스트를 무시하고 무성의하게 대하는 엔지니어도 존재한다. 이런 상황으로 좋지 못한 공연 결과가 나온다면 결국 공연 기획자가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러므로 기획자가 중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반면 '너무 과하게' 예의를 지키다가 제대로 된 리허설을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모니터링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도 무례한 요구가 될까봐 엔지니어에게 제대로 요구하지 못하는 연주자도 있다.

how to prepare rehearsal 5

엔지니어가 무대의 상황을 전부 알고 있을 순 없다. 무대에 서서 마이크와 앰프를 직접 사용하고 있는 연주자만이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만약 시간이나 장비의 한계 같은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면 주최자의 중재 하에 최선의 조건으로 합의하면 된다.

공연이 잘 성립되려면 연주자와 엔지니어가 모두 각자의 입장과 의견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서로를 존중하되, 각자의 의견을 분명하게 어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