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싱의 기본, EQ와 컴프레서 다루기 (1)

안녕하세요 강찬우입니다. 공연 및 스피치가 이뤄지는 현장에서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중요합니다.

첫 번째로 소스의 품질이 좋아야 하고, 두 번째로는 적절한 마이크와 마이킹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이퀄라이저, 컴프레서 등을 사용한 프로세싱, 각 소스를 적절한 레벨로 섞어주는 믹싱입니다.

특히 원음이 바로 전달되는 작은 공간에서는 스피커로 나오는 소리가 좋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PA 시스템의 역할이 중요한 장소나 온라인으로 소리를 송출하는 경우 EQ나 컴프레서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퀄리티가 많이 떨어집니다.

앞으로 다루는 내용을 잘 공부하면 온·오프라인 상황에서 음향을 다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기본적인 믹싱에 대한 음향 지식을 습득해 두면 앞으로 좋은 소리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참고서적
‘Art of Mixing’ - David Gibson
‘Mixing with your mind’ - Michael Paul Stavrou


이퀄라이저(Equalizer) 란?

이퀄라이징(Equalizing)이라는 영어 단어의 뜻을 그대로 살펴보면, 'Equal' 'izing', 같게 만들다, 즉 원래 소리와 같게 만들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 전화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 전화기를 사용한 목소리가 원래 사람의 목소리와 많이 달라 이것을 같게(Equal) 만드는 용도로 처음 사용되어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퀄라이저는 소리의 특정 주파수 볼륨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즉, 소리의 볼륨을 전체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저음이면 저음, 중음이면 중음, 고음이면 고음으로 특정 대역 주파수의 볼륨을 조절합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이퀄라이저 기능은 가정용 오디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저음과 고음의 양을 조절하는 Bass, Treble 조절 노브입니다. 그리고 어떤 오디오 장비에는 좀 더 많은 베이스를 듣게 해주는 Bass Boost 같은 버튼도 추가적으로 제공되기도 합니다.

사람의 가청 주파수인 20Hz~20,000Hz 사이에는 매우 많은 주파수가 있고, 이 주파수의 청각적인 특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정밀하게 이퀄라이저를 조절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먼저 각 주파수 대역의 이름과 특성을 공부하고, 어떤 소리가 나는지를 익혀야 합니다. 그러면 특정 주파수의 레벨을 키우거나 줄였을 때 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이 전문 음향 엔지니어도 아니고 간단하게만 음향을 조작하고 싶은데, 굳이 각 주파수 대역을 다 공부해야 하나 싶은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이번 글 마지막에 각 악기에서 일반적으로 조절하는 EQ의 주파수 대역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해당 대역만 적절하게 조절하셔도 훨씬 더 좋은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이퀄라이저의 종류와 앞으로 우리가 논의하게 될 용어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이퀄라이저의 종류

그래픽 이퀄라이저

geq
그래픽 이퀄라이저

그래픽 이퀄라이저는 각 주파수를 나타내는 볼륨 슬라이더를 조절해 주파수의 볼륨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에서는 보통 31밴드(31개의 다른 주파수 대역대를 조절)이퀄라이저를 사용하며, 자동차의 카오디오 등에서는 4~5밴드 정도의 간단한 이퀄라이저를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그래픽 이퀄라이저는 개별 악기에 대한 EQ를 조절할 때보다는, 곡 전체의 EQ 또는 전체 음향 시스템에 관한 EQ를 조절하는 데 사용됩니다. 개별 악기에 대한 EQ를 그래픽 EQ로 조절할 수도 있지만, 믹싱 콘솔의 각 채널에 있는 EQ는 뒤에서 이야기할 '파라메트릭 EQ'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픽 EQ를 사용할 때는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0Hz 대역의 게인을 올리면 1,000Hz 주파수만 올라가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약 500~2,000Hz 사이 주파수가 증가합니다.

이 주파수 범위를 대역폭(Q)이라고 하며, 이는 그래픽 EQ 제조사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픽 EQ는 이 대역폭을 제어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밴드가 많을수록 대역폭이 얇아집니다. 31밴드 그래픽 EQ는 5밴드 그래픽 EQ보다 각 슬라이더의 주파수 범위가 더 정확합니다.

파라메트릭 이퀄라이저

라이브 현장에서 사용하는 믹싱 콘솔은 대부분 각 채널당 파라메트릭 이퀄라이저를 한 대씩 가지고 있습니다. 파라메트릭 EQ는 조절하고 싶은 주파수 대역에 원하는 만큼의 대역폭을 설정해 게인을 올리거나 내릴 수 있습니다.

보통 주파수 범위의 폭은 대역폭(bandwidth)이라는 용어 보다 'Q'라고 부릅니다. Q값이 적으면 대역폭이 넓어지고, Q값이 높으면 대역폭이 얇고 날카로워집니다.

파라메트릭 EQ에서는 '주파수 스윕(Sweep)' 노브를 움직여 컨트롤하고자 하는 주파수를 선택합니다. 이후 별도의 볼륨 노브를 사용해 선택한 주파수를 올리거나 내립니다.

parametric eq
아날로그 믹서의 채널에 있는 파라메트릭 EQ. High-Mid대역과 Low-Mid 대역은 컨트롤할 주파수를 선택할 수 있는 노브가 있다. 단 High 대역과 Low 대역은 주파수가 12kHz, 80Hz로 정해져 있다.

하이패스 필터 또는 로우패스 필터

하이패스 필터는 특정 저음 주파수 이하를 컷-오프 하고 그보다 더 높은 대역만을 통과시킵니다. 로우패스 필터는 특정 고음 주파수 이상을 컷-오프 하고 그보다 더 낮은 대역만을 통과시킵니다.

디지털 콘솔에서는 원하는 주파수를 선택해 컷-오프 시킬 수 있으며, 소형 아날로그 콘솔에도 특정 주파수 이하를 컷하는 하이패스 필터 버튼이 있습니다. 보통 70Hz 이하 주파수를 컷 하도록 되어 있어 불필요한 저음역대를 차단합니다.

filter
아날로그 믹서의 하이패스 필터 버튼. 70hz 이하 주파수를 컷하고 그 이상의 주파수만 통과시킨다.

주파수 범위 구분하기

이퀄라이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주파수 대역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저는 주파수 대역을 일곱 대역으로 나눠 보았습니다.

이를 공부하며 해당 주파수의 게인을 부스트 했을 때, 컷했을 때의 소리를 들어 보면 보다 쉽게 주파수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 초저음(40~80Hz) : 일반적으로 100Hz를 저음대역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아래의 더 낮은 대역으로써 가장 낮은 저음 주파수를 가지는 주파수 대역입니다. 킥 드럼에도 포함되어 있고 지진, 폭발 같은 효과음에서 진동처럼 느껴지는 대역이기도 합니다. 킥 드럼의 EQ는 이 대역의 중심 주파수인 약 60hz 부근을 조절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먹먹한 중저음 대역(200~450Hz)을 걷어 내고 가장 아래의 초저역을 키워 보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 저음(80~200Hz) : 가정용 오디오 엠프에서 베이스를 올리면 증가하는 일반적인 저음 대역입니다. 베이스 기타의 기본음이 포함되어 있으며 올리면 소리가 두꺼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스네어 드럼, 탐 드럼을 좀더 묵직하게 만들고 싶을 때 조절해야 하는 대역이기도 합니다.
  • 중저음(200~450Hz) : 이 대역은 EQ를 사용하는 데 매우 중요한 대역입니다. 해당 대역이 너무 많으면 먹먹하고 흐릿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무게감과 따뜻함이 있는 대역이기도 합니다. 먹먹하다고 해서 너무 많이 커트하면 빈약한 소리가 날 수 있습니다. 대부분 킥 드럼은 해당 대역을 컷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남성 보컬에서도 해당 대역을 컷하면 보다 선명한 소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중음(450~900Hz) : Honkey 전자 피아노의 음색을 들어봤다면 해당 대역이 어떤 소리인지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약간은 울리는 독특한 소리입니다. 이 대역에서 거슬리는 소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통 보컬이나 스피치에서 해당 대역을 컷시키면 소리가 좀 더 선명해지는 느낌이 납니다. 하지만 각 악기의 기본음 대역이기 때문에 과하게 커트하면 소리의 본체가 없어져 버리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 중고음(900~5,000Hz) : 사람의 귀는 해당 대역에 민감합니다. 이는 사람의 음성 대역이기도 합니다. 또한 가수의 목소리를 조절할 때 세밀하게 다뤄야 하는 대역이기도 합니다. 이 범위에 있는 1,000Hz는 테스트 주파수로도 많이 쓰입니다. 예전에 공영방송이 끝난 후 무지개 빛 색상의 배경이 나오면서 “삐” 소리가 이 1,000Hz의 테스트톤 주파수입니다. 1,000Hz 대역이 많아지면 전화기에서 통화하는 것 같은 소리가 나옵니다.
  • 고음(5,000~8,000Hz) : 오디오에서 고음(Treble) 톤 컨트롤을 할 때 조절하는 대역이며 소리를 더 밝게 만듭니다. 소리의 존재감(Presence)를 더해주며 하이햇의 날카로운 소리가 있는 대역입니다.
  • 초고음(8,000Hz 이상) : 심벌이나 하이햇의 기본음보다 더 높은 고음 대역입니다. 특정 악기에서 이 대역을 살짝 높이면 '고품질 녹음'처럼 들릴 수 있지만 과하면 너무 자극적일 수 있습니다.

소리의 배음 구조

자연과 악기의 소리는 대부분 주파수의 조합으로 구성됩니다. 악기가 특정 음을 연주하면 해당 음뿐 아니라 숨겨진 다른 음들도 많이 들립니다. 이를 '배음(Harmonics)'이라고 합니다.

소리는 여러 배음이 합해져서 나옵니다. 예를 들어 피아노로 "A"음(440Hz)를 연주하면 440Hz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의 2차 배음인 880Hz, 3차 배음인 1,230Hz, 4차 배음인 1,760Hz 등 여러 개의 소리가 함께 나옵니다. 하나의 음을 연주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많은 소리가 함께 들리는 것입니다.

각 악기의 음색의 차이는 각 소리에 존재하는 특정한 배음 구조를 통해 설명됩니다. 기타와 피아노가 다른 음색을 가지는 것은 이 배음 구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소리가 날카롭다면 아마도 홀수 배음의 비율이 높을 것입니다. 디스토션이 걸린 일렉트릭 기타의 소리는 홀수 배음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짝수 배음은 보다 풍성하고 균형 잡힌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악기가 홀수 배음 또는 짝수 배음을 얼마큼 포함하는지에 따라 소리의 성향이 달라집니다.

이퀄라이저를 사용해 특정 주파수의 소리를 높이거나 낮추는 것은, 실제로는 해당 악기에서 특정 배음의 소리를 높이거나 낮추는 것입니다. 모든 악기는 고유한 음색을 가지기 때문에, 이러한 배음 구조에 따라 각 악기가 이퀼라이징에 다르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harmonics
주파수 배음 구조. 소리에는 250Hz의 기본음 외에 배음이 함께 존재한다.

지금까지 EQ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과 주파수를 나누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다음 글에서는 실질적인 EQ 기술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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