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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 녹음하러 갈 때 준비할 것들

아무리 홈레코딩 장비의 퀄리티가 좋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전문 녹음 스튜디오와는 퀄리티의 큰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홈레코딩을 선호하는 이유는 비용 문제가 크다. 스튜디오의 장비나 엔지니어, 작업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1프로(3시간 30분)를 기준으로 최소 20만 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무 제약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한된 금액과 시간 안에서 녹음을 마무리해야 한다. 정해진 시간 안에 성공적으로 원하는 녹음 테이크를 받아 가기 위해서는 아래의 사항들을 염두해 둬야 한다.


엔지니어에게 기본적인 사항을 전달하기

우선 당일 녹음 엔지니어에게 전달해야 할 기본 사항들을 정리해 가야 한다. 곡 제목과 녹음할 악기가 무엇인지, 어떤 파트를 녹음할 것인지를 비롯해 샘플레이트, BPM(없다면 없다고 말할 것) 등 그날 녹음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을 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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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파트, 섹션에서 녹음할 것인지를 알려주기 위해 리드싯(악보)을 준비하면 좋다. 보컬이라면 가사도 적혀 있어야 한다. 만약 준비한 MR의 BPM과 마디 수에 맞춰 악보가 만들어져 있다면 빠른 속도로 수월하게 녹음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준비해야 할 파일 형식

전에 녹음한 다른 악기나 MR이 있다면 wav 형태로 엔지니어에게 전달해야 한다. 구글 드라이브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에 업로드한 링크로 전달해도 되지만, 바로 컴퓨터에 연결해 줄 수 있는 USB나 외장하드를 사용해도 좋다. 데이터가 많아서 용량이 크거나, DAW 프로젝트 파일을 통째로 옮겨야 한다면 고용량의 외장하드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만약 DAW 프로젝트 파일을 통째로 가져온다면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DAW와 호환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항상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예비로 모든 스템을 wav 파일로 뽑아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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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mp3 파일은 렌더링을 한 뒤 미세하게 뒤로 밀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녹음에 필요한 음원을 추출해 갈 때는 mp3가 아닌 wav 형식을 사용해야 한다.

악기들의 녹음 순서

만약 보컬을 제외한 모든 악기가 미디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다른 악기도 실제로 녹음해야 한다면 녹음 순서를 잘 정해야 한다.

만약 드럼을 녹음했는데 박자가 엇나간다면 그 뒤에 녹음을 해야 할 연주자는 드럼에 맞춰야 할 지, 클릭에 맞춰야 할 지 감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 연주자들이 전반적으로 박자를 잘 맞췄다면 큰 무리 없이 에디팅으로 다듬어줄 수 있으나, 드럼 연주자가 심하게 박자가 엇나간 것을 그 뒤에 베이스, 피아노, 기타 및 다른 악기까지 순서대로 제각기 다르게 녹음을 해놨다면 일이 골치 아파질 수 있다.

따라서 먼저 녹음된 소스는 박자라도 잘 맞춰놓고 다음 녹음을 진행해야 한다. 자칫하면 모든 악기 녹음이 끝난 상태에서 수습이 불가능해 특정 악기를 다시 녹음해야 하거나, 전체를 다시 녹음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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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싱 전에 녹음에서 해결하기

부족한 시간 때문에 급히 서두르면서 녹음 세팅을 허술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녹음할 때 프로듀서가 의도한 사운드가 나올 수 있도록 마이크의 위치, 마이크의 종류, 아웃보드의 세팅 등에 신경 써야 한다.

대충 녹음하고 후에 편집이나 믹싱으로 해결하려는 경우도 있는데, 분명히 믹싱에서 할 수 없는 작업들이 있다. 또는 매우 불량한 퀄리티가 나올 수도 있다. 좋은 소스는 녹음했을 때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되어 있어야 믹싱에서도 좋은 사운드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보컬리스트의 컨디션을 파악하기

프로듀서는 녹음 당일 시간을 어떻게 분배해 목표한 녹음을 마칠지 계획해야 한다. 만약 보컬 녹음에서 완벽한 첫 소절을 부르는 데 시간을 허비하다 보컬의 목을 혹사시킨다면 제시간 안에 좋은 소스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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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리스트에 따라 목이 잘 쉬는 경우도 있으니, 어느 정도 목이 트였을 때 어려운 파트나 고음을 먼저 완성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보컬마다 성향이 다르니 사전에 잘 상의해서 녹음 순서를 잘 파악해야 한다.

후보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

과감히 포기할 것은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가장 좋은 테이크는 후에 음정, 박자, 게인 라이딩, 노이즈 제거 등 어떤 후보정도 들어갈 필요가 없는 상태지만, 제시간 안에 이 모든 것을 충족하는 녹음을 받기란 쉽지 않다. 후보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과감히 넘어갈 수 있는 판단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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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소통

녹음 상황은 녹음실의 상태, 연주자의 컨디션, 녹음하는 곡의 종류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녹음실을 많이 이용해 보고 오래 같이 작업하는 뮤지션이 생긴다면 다양한 변수들을 더 쉽게 제어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환경, 사람과 함께 하게 된다면 충분한 사전 소통을 거쳐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당연히 이 정도는 알겠지' 같은 생각으로 지레짐작하지 말고 자신의 의도와 상황에 대해 작곡가, 엔지니어, 연주자와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