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id State Logic Fusion 리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마스터링 엔지니어 마스터링 엔지니어 IL (김효일)입니다. 모두 한 달 동안 건강하셨지요. 저도 나름 바쁜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제 본업이 두 개다 보니, 꼭 한 쪽이 바쁘지 않더라도, 다른 한쪽이 있어 정신이 없던 것 같습니다.

특히 8월에는 다소 살인적인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약된 마스터링만 15곡이 넘어가네요. 이번 달에 좀 나눠서 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스케줄이라는 것이 어찌할 수 없으니까요.

참고로 이번 달 혹은 다음 달에 LA 출신 싱어송라이터가 싱글을 냅니다. 이름이 정확히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Love you’로 시작하는데요. 멜로디와 음색이 좋은 분이라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지길 바랍니다. 8~9월 발매 예정이지만, 사실 보통은 발매 예정 일자를 넘기기가 부지기수입니다. 제가 마스터링 한 곡 중에는 마스터링이 끝난 지 1년 반이 지나 나온 곡도 있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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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롤린놉스 스튜디오

이렇듯 마스터링 엔지니어의 가장 큰 이점은 발매 예정인, 최종적으로 완성된 곡을 그 누구보다 먼저 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이번 작업은 하이브리드 마스터링으로 진행되었고, 오늘 리뷰할 SSL 퓨전과 맨리 이큐, 데인저러스 뮤직 컴프와 뮤직 마스터가 사용되었습니다. 퓨전의 경우 요즘 플러그인으로도 나오고 있어 더욱 많은 분들이 알게 된 장비인데요. 그럼 마스터링에서 퓨전을 어떻게 사용하면 나름 잘 사용했다 이야기할 수 있을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 꼭 주의해주실 것은 저의 개인적인 관점으로 풀어낸 사용기라는 것입니다. 학문적으로 접근하고자 하시는 분들께서는 메뉴얼을 다운받으셔서 구글번역기에 돌려보시는 것이 더 의미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SSL Fusion 상세 Spec

사실 리뷰에서 스펙을 살피는 것이 분량 채우기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만, 마스터링 엔지니어에게 제법 중요한 요소입니다. 마스터링에서 아웃보드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캘리브레이션인데요. 특히 하이브리드 마스터링을 진행할 경우(하이브리드 마스터링은 플러그인과 아웃보드를 섞어서 마스터링을 진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웃보드를 아예 사용하지 않을 때와 아웃보드에서 볼륨과 관련된 어떠한 것을 사용하지 않고 통과만 할 경우 레벨을 똑같이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MeasurementConditionsValue
Input Impedance
 10kΩ
Output Impedance
 75Ω
Max Input Level1% THD27.25 dBu
Max Output Level1% THD27.25 dBu
Frequency Response
All circuits off
  • 20Hz to 20kHz
  • -3dB low rolloff
  • -3dB high rolloff
  • ±0.05dB
  • < 5Hz
  • > 180kHz
THD+Noise
All circuits off
  • +20dBu, 1kHz (filter 22Hz to 22kHz)
  • < 0.005%, 0.0025% typical
Bypass
  • +20dBu, 1kHz (filter 22Hz to 22kHz)
  • 0.0005% typical
Vintage Drive
  • Indicator Off
  • Indicator Green
  • Indicator Orange
  • Indicator Red
  • < 0.2% typical
  • 0.2% to 0.5% typical
  • 0.5% to 2% typical
  • > 2% typical
CMRR
20Hz
> 78dB, 85dB typical
1kHz
> 78dB, 88dB typical
Noise
Analyser filters/BW: 22Hz to 20kHz (AES17).
  • All circuits off
  • Bypass
  • Vintage Drive, mid Drive, mid Density
  • < -86dBu, -91dBu typical
  • -94dBu typical
  • -75dBu typical
Crosstalk
Analyser filters/BW: 22Hz to 20kHz (AES17). Generator
+24dBu into one channel, analyzer on the other channel
(generator connected but not active).
All circuits off / bypass
  • 1 kHz
  • 20Hz
  • < -110dB, -115dB typical
  • -110dB typical
Stereo Matching
All circuits off / Bypass< 0.01dB
Vintage Drive on< 0.25dB typical

(출처=SSL Fusion 메뉴얼)

예를 들어 퓨전의 경우 +27dBu가 넘으면 빨간색으로 위험 신호를 보냅니다. 그리고 특정 아웃보드를 사용할 때, 해당 아웃보드 장비를 바이패스 할 때와 인서트 할 때 레벨이 같게 만들어야 특정 상황에서 필요한 장비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조금 어렵게 설명되었는데, 이 부분은 추후 다룰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각 장비마다 받아들일 수 있는 인풋 레벨과 아웃풋 레벨이 있습니다. 각 장비들을 연결할 때는 이 부분을 염두하여 장비의 볼륨을 잘 세팅해야 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SSL 퓨전의 각 노브 및 파트들을 심층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Input, Output Trim

1input
사진=SSL Fusion 메뉴얼 (이하)
1output

퓨전에서 제가 가장 많이 쓰는 노브입니다. 인풋과 아웃풋 레벨을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유용합니다. 거기다가 나름 1db 별로 눈금이 있어 정확하게 리콜할 수 있습니다. 스텝 노브가 아닌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데인저러스 마스터를 사용하기 전에 퓨전을 마스터 콘솔처럼 사용했었는데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한편 어떤 분들께서는 인풋을 줄이고, 아웃풋을 크게 올려서 자체적인 THD를 만들 수 있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는데요. 제 기준에서는 크게 의미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 경우에는 나중에 플러그인의 마지막 단인 리미터에서 레벨을 올리기 애매할 때, 아주 조금 아웃풋 레벨을 움직여 작업을 진행할 때도 있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꿀팁인데요. DAW 내에서 리미터로 레벨을 올릴 때, 레벨이 잘 올라가지 않으면 그 앞단에 다른 컴프나 리미터를 인서트해서 레벨을 살짝 올려보세요. 의외로 깨지지 않고 레벨이 올라갈 때가 있습니다.

Vintage Drive

2vintagedrive

저는 마스터링을 할 때 이 파트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물론 드라이브를 올리게 되면 특유의 질감이 나올 수 있긴 하지만,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다른 믹스 엔지니어가 퓨전에서 빈티지 드라이브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저는 대부분 RX로 노이즈를 제거해 버립니다. 왜냐하면, 인트로 혹은 아웃트로, 잠시 브레이크가 되는 부분에서 특유의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어떤 분들께서는 빈티지 드라이브를 준 뒤, Rx로 제거하면 특유의 질감이 생길 수 있다고는 합니다만, 저는 지양하는 편입니다.

Violet EQ

3violeteq

러프 마스터링이 끝난 뒤 꼭 해보는 버릇이 하나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로 마스터링에서 레벨이 잘 안 올라가는 경우, 바이올렛 이큐의 로우대역 30Hz를 깎아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쉘브 타입으로 움직이게 되면서 불필요한 초저역이 정리되는 경우가 제법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레벨을 좀 더 올릴 수 있습니다. 한편 이런 프로세스를 거친 뒤 어떤 경우 재미있게도 초고역이 조금 날카로워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바로 이때, 20kHz 대역을 조금 줄여주면 나름 괜찮은 밸런스가 나오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 마스터링 레벨이 충분히 나와주는 경우에는 밸런스가 깨지지 않는 선에서 초저역과 초고역을 살짝 열어주곤 합니다. 이렇게 되면 좀 더 큰 스피커에서 들을 경우 로우대역이 채워지고, 초고역이 반짝거리는 느낌을 줄 수도 있습니다.

HF Compressor

4hfcomp

이 파트는 정말 가끔씩 사용합니다. 가령 보컬 녹음이 너무 화사하게 믹스되었을 때나 각 악기들의 존재감이 뚜렷할 때, 조금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사용합니다. 특히 믹스는 대부분 –14Lufs로 작업이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마스터링이 끝났을 경우 평균적으로 –7Lufs 정도로 올라가게 됩니다. 이때, 초고역이 꺼끌거리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그럴 경우 –10kHz로 설정하고 컴프레서를 걸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거친 느낌이 제법 사라지게 됩니다. 이후 특정 이큐로 살짝 보완해주면 다시 엣지를 살릴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작업을 UAD의 SuprEsser로 하는 편인데, 가끔 과감하게 진행해야 할 경우 퓨전을 사용하곤 합니다.

Stereo Image

5stimage

이 파트는 정말 강추입니다. 마스터링을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좀 더 센터 쪽으로 에너지가 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거의 +1로 고정해 놓는 편입니다.

Transformer

6tf

트렌스포머의 장점은 사운드에 특정 질감이 붙게 해줍니다. 이것은 600옴의 트랜스포머 때문입니다. 저역대에는 배음이 붙어주고, 고역대 페이즈 시프트가 더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저는 거의 매 곡마다 그냥 눌러놓고 시작합니다. 크게 효과가 없어 보이는데, 작업해놓고 빼면 무엇인가 에너지가 빠진 느낌이 나기 때문입니다.

Insert(M/S)

저는 인서트 채널에 맨리 매시브 패시브를 연결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M/S 모드로 세팅을 해놓았습니다. 미드 대역의 보컬이나 베이스, 드럼 킥을 강조하는 데 사용합니다. 또한 사이드 대역의 저역을 아주 조금 부스트 하면 톤이 바뀌지 않으면서 저역대를 채울 수 있는 꼼수도 쓸 수 있고, 고역대를 살짝 열어주면 좀 더 스테레오 필드를 넓혀주는 효과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위상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체크는 필수이지만요.

과거에는 인서트에 데인저러스 뮤직 컴프레서를 연결하여, Smart 모드를 사용해서 조금 과감하게 컴프레싱을 한 뒤 퓨전의 아웃풋 트림을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7insertms preeq

Pre EQ

프리 이큐는 인서트에 들어간 아웃보드 장비가 바이올렛 이큐 앞으로 오도록 체인 순서를 바꾸는 것입니다. 만약 인서트에 마스터링 컴프가 들어갈 경우 바이올렛 이큐는 마스터링적 관점에서 BAX EQ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변화가 큰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물론 저는 레벨이 크게 오른 뒤 이큐 혹은 특정 배음 붙이는 작업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LMC Compressor

LMC Compressor에 대해서는 그냥 참고를 위해 언급하려고 합니다. 특정 세팅을 변경하면 하이패스 컴프가 전대역 컴프로 변신을 합니다. 그 사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래 HF Compressor의 IN 버튼을 누르면 주황색으로 불이 들어옵니다. 여기서 IN 버튼을 5초간 누르면 색깔이 형광등 색으로 바뀌면서 LMC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컴프 기능의 효과를 한마디로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소리를 두껍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소리를 두껍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배음이 붙는다는 이야기로 볼 수 있습니다. 어택과 릴리즈는 컨트롤 할 수 없고, 노브는 두 개로 트레숄드와 Wet/Dry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조작도 간편하여 노브 하나만 돌려 사용하면 되고, Dry쪽으로 돌리면서 원음과 섞어 쓸 수 있습니다. 아주 소량의 에너지를 더할 수도 있지만, 크게 사용하기엔 부담스러워 잘 안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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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롤린놉스

마치며

이번 시간에는 SSL Fusion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요즘 플러그인이 나와서, 더 활발하게 사용되는 제품인 것 같습니다. 혹시 아웃보드로 가지고 계신 분들 중 마스터링을 하셔야 하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이 제품과 딱 하나의 아웃보드를 더 입양하셔서, 퓨전을 마스터 콘솔 개념으로 사용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번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마스터링 엔지니어 IL (김효일)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