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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gee의 소프트 클리핑 기술을 무료 플러그인으로, 'Soft Limit'

최근 Apogee Digital에서 'Soft Limit'라는 특별한 무료 플러그인을 출시했다. 원래 Soft Limit라는 명칭은 아포지의 디지털 컨버터 AD-500부터 시작해 현재 Duet 3에 이르기까지 하드웨어 제품에 들어가 있는 핵심 기술의 이름이다. 이를 최근 플러그인으로 제작해 누구나 DAW에 불러와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 배포한 것이다.

지난번 세츄레이터의 종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아날로그 장비들은 디지털 장비와 비교해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소프트 클리핑'을 만들어 듣기 좋은 배음을 만들어낸다고 언급했었다. Soft Limit는 테이프 세츄레이션의 소프트 클리핑을 디지털으로 모방해낸 제품으로 아포지 디지털의 AD Converter(Analog to Digital) 장비에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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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gee의 AD-500과 DA-1000 컨버터(사진=Apogee)

테이프 세츄레이션 플러그인이라면 이미 수도 없이 많은 제품들이 출시되어 왔는데, Soft Limit가 가지는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 더불어 어떤 용도에 특화되어 있는 제품인지 지금부터 같이 한번 알아보자.


세츄레이터와 리미터의 역할을 동시에

본디 AD 컨버터라면 아날로그 신호를 깔끔하고 정확하게 디지털로 변환하기 위함이 주목적이다. Soft Limit은 여기서 더 나아가 아날로그 장비의 따뜻한 배음과 함께 큰 유입 신호도 깨지지 않고 부드럽게 받을 수 있도록 해준 것이 특징이다.

소프트 리미트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용도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믹싱에서 과도한 레벨 상승으로 클리핑이 발생하기 쉬운 트랙에 안전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 트랙의 제일 마지막 단에 Soft Limit를 걸면 앞에서 아무리 레벨을 높여도 지정된 트레숄드를 넘지 못하니 클립이 발생하지 않는다. 일종의 리미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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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는 디스토션 이펙터로 사용 가능하다. 일부러 인풋 소스의 양이나 Drive 노브를 많이 올려주고 트레숄드를 많이 낮춰 소리가 찌그러지게 만들면 강한 디스토션 이펙트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마스터링에서 라우드니스 확보에 활용할 수 있다. 전체 마스터에 자연스러운 소프트 클리핑을 넣어주면 결과적으로 전체 레벨이 더 올라갈 수 있는 헤드룸을 확보하게 된다. Apogee 고유의 기술력으로 찌그러짐은 최소화하면서 최종 마스터 레벨 값을 더 크게 만들어 준다.


용도에 따라 간단하게 노브 조작 가능

Apogee Soft Limit의 화면은 단순하다. 몇 가지 노브가 있긴 하지만 단지 가벼운 클리핑 기능만 사용할 사람이라면 가운데에 있는 가장 큰 노브인 'SOFT LIMIT THRESHOLD'만 조작해줘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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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리미트 트레숄드는 이 플러그인에서 어느 지점 이상의 신호를 차단할지 정해준다. 기본값은 -6dBFS로 되어 있는데, 여기서 반시계방향으로 돌려주면 더 많은 신호를 차단해주며 트레숄드를 넘는 신호들은 상단의 Soft Limit 미터(일종의 게인 리덕션 미터 역할을 한다)에서 보이듯 소프트 클리핑 된다.

믹스에서 고조되는 구간에서 몇몇 크게 튀는 신호들을 잡아주고자 한다면, 소리가 커질 때 상단 Soft Limit 미터에 한 두 칸 정도 불이 들어오는 정도까지 트레숄드를 돌려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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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바와 같이 디스토션 이펙터처럼 보다 과격하게 찌그러트리고 싶다면 DRIVE 노브를 올려주면 된다. 다만 단순히 배음을 확보하고자 하거나 보다 '아날로그한 음색'을 살려주기 위해서 DRIVE 노브를 사용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우측의 OUTPUT 노브는 플러그인을 거쳐 최종적으로 나오는 소리의 레벨을 조정하는데, 이미 기본값으로 우측의 'AUTO MAKEUP'이 켜져 있기 때문에 클리핑된 만큼 레벨값을 보상해주기 위해 OUTPUT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만약 수동으로 하고 싶다면 오토 메이크업 버튼을 꺼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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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기본 4x에서 8x, 16x까지 오버샘플링 단위를 정할 수 있다. 기왕이면 최종 마스터링 음원을 추출할 때는 16x로 오버샘플링해서 받으면 좋을 것이다.


'꼭 다운받아야 할 플러그인'

Soft Limit의 장점은 우선 Apogee 고유의 하드웨어 기술을 네이티브 플러그인으로, 그것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오토 메이크업 기능이 있어 쉽고 무난하게 사용하기 좋은 클리핑 이펙터로서도 손색이 없다.

이 플러그인을 가장 간단하게 잘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은 마스터링에 활용하는 것이다. 마스터링에서 최종적으로 음압을 올려주는 리미터(또는 맥시마이저) 플러그인의 바로 앞 단에 Soft Limit를 걸어보자. 소리가 커질 때 한 두 칸 정도의 클리핑이 발생할 정도로만 설정해줘도 전체 마스터링의 LUFS가 1 정도는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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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흔히 '이 무료 플러그인은 대박이다' '꼭 받아놔야 한다' 라는 상투적인 말에 대해 무시하고 지나가곤 했다. (실제로 그런 플러그인이 없어도 잘만 작업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마스터링 과정에서 쉽게 음이 깨져버리거나, 항상 충분한 레벨을 확보하는데 아쉬웠던 사람들이라면 Soft Limit는 '꼭 받아놓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