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OS Sequoia로 업그레이드해도 될까? (플러그인 지원 현황)

매년 업그레이드되는 macOS

macOS는 잦은 업데이트로 유명합니다. 애플은 2011년 macOS X 10.7 Lion 버전 이후로 1년마다 새 OS를 출시했습니다. 지난 9월 16일에는 macOS 15 Sequoia 업데이트가 공개됐습니다.

참고로 업데이트와 업그레이드는 약간 다릅니다. 업데이트는 기존 소프트웨어의 소소한 개선이나 버그 수정이 주를 이루며, 버전 번호도 소수점 단위로 바뀌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1.1에서 1.2로)

반면, 업그레이드에는 소프트웨어에 추가적인 기능 추가나 인터페이스의 변화, 의미 있는 커다란 개선 사항이 반영됩니다. 이 경우 보통 버전 번호도 정수 단위로 바뀝니다. (예를 들어, 1에서 2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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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ple

이번 macOS 15 세콰이아 업그레이드는 단순한 버그 패치 수준이 아닌 질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제공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아이폰과 호환되는 미러링 기능을 비롯해 내장 AI인 '애플 인텔리전트'가 대표적인 업그레이드 내역입니다.

맥 OS의 업데이트, 업그레이드를 권장하는 또 다른 큰 이유 중 하나는 보안 문제입니다. 확실히 1년에 한 번씩 업그레이드되는 macOS는 보안성에 있어서 강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엄격한 보안 프로토콜이 외부 소프트웨어의 시스템 접근을 차단해, 서드파티 소프트웨어의 호환을 힘들게 하기도 합니다.

또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새로운 macOS에 대한 호환성 테스트를 할 때, 오래된 코드나 라이브러리를 쓰고 있다면 최신 OS에서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 플러그인의 호환성 업데이트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macOS Sequoia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은?

Sweetwater에서는 최신 macOS 버전에서 작동하는 서드파티 플러그인 제조사들의 목록을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이 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Ableton, Focusrite, MOTU, Reason, RODE, Roland, Sonnox, Toontrack, Waves Audio가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macOS 15 Sequoia와 호환된다고 밝혔습니다.

Sweetwater에 업데이트되는 macOS Sequoia 호환 리스트

하지만 이 회사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다른 회사들은 플러그인 및 드라이버 호환성에 대해 확인되지 않았다고 나와 있습니다. 혹은, 현재로서 완전한 호환성을 보장하지 않으니 업그레이드를 연기해 달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만약 Ableton Live와 Wave 플러그인만 사용하는 유저라면 이번 세콰이아 업그레이드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Native Instruments, Avid, iZotope, Steinberg, PreSonus 등의 제품을 하나라도 사용하고 있다면 세콰이아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소 브랜드의 경우에는 이러한 업그레이드 대응이 더욱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지속적으로 애플 실리콘 칩 호환에 신경 써 온 제조사들은 비교적 빠르게 업그레이드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안을 강화하고 최신 기술을 빠르게 제공하는 맥OS의 업그레이드를 비난할 수는 없겠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사들과 그 이용자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일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대부분 음악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은 최신 OS 발표에 맞춰 바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일이 흔치는 않습니다.

해외 커뮤니티 Reddit에는 위 Sweetwater 페이지의 내용과 다르게 iZotope나 Native Instruments 가상악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어도 macOS 15 출시 이후 몇 달은 업그레이드를 보류할 것을 권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애플 생태계의 강화

참고 : 글쓴이의 개인적인 의견이 들어가 있습니다.

애플이 지속적으로 빠른 업그레이드를 발표하는 것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애플 생태계의 강화로 귀결됩니다. 이번 세콰이아 업데이트 발표에서도 문제가 된 것은 서드파티 제품들입니다. 애플에서 출시하는 Logic Pro 11은 당연히 애플의 최신 업그레이드와 완벽히 호환됩니다.

Logic Pro X에서 11로 가는 업그레이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Stem Spliter, Session Player 등 눈에 띄는 새로운 기능들이 도입됐지만, 저는 11 버전 업그레이드 이후 한동안 호환성 문제에 시달려 10 버전을 같이 사용해야 했습니다. 비록 11.0.1 업데이트에서 개선됐지만, 첫 11 버전에서는 비호환 서드파티 플러그인을 사용하게 해주는 '로제타 모드'가 무용지물이 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은 사용자에게 두 가지 감정이 들게 합니다. 오랫동안 잘 사용해 오던 서드파티 제품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면(특히 비용을 지불했다면), 매우 분노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반면, 특정 제조사에 의존하지 않거나 느슨하게 서드파티 제품들을 사용해 온 사람이라면 이 기회에 'Logic 제품들로 갈아타 볼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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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애플의 지속적인 macOS 업그레이드에도 반발 또는 수용의 감정이 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애플이 얼마나 매력적인 신기술로 사용자들을 사로잡을지, 혹은 특정 서드파티 브랜드와 긴밀한 관계를 맺을 계획이 있는지에 따라 애플 생태계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언젠가 애플이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게 된다면 자사의 생태계를 강제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도 생각해 볼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