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 Production Babylon 2 리뷰

W.A. Production에서 신디사이저 Babylon 2를 출시했습니다. 2019년에 출시된 Babylon은 오랫동안 W.A. Production의 ImPerfect와 더불어 몇 안 되는 신디사이저 제품이었습니다. 그만큼 이번에 출시된 2버전에 많이 신경을 쓴 모습입니다.

2019년 출시된 Babylon은 'One Page Wonder'라는 소개처럼 단순함에 중점을 둔 웨이브테이블 신디사이저였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Babylon 2는 단지 쉬운 신디사이저라는 장점을 넘어서, 주력 웨이브테이블 신디사이저로서도 손색없는 제품을 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디사이저로서 Babylon 2

실제로 Babylon 2에는 기본적으로 세럼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다양한 기능들이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세럼이 출시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2024년에 출시되는 새로운 웨이브테이블 신디사이저라면, 다른 특별함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세럼처럼 메인 오실레이터는 2개입니다. Babylon2에는 서브 오실레이터로 사용할 수 있는 OSC 3가 하나 더 있습니다. 필터의 종류가 꽤 많은 것은 인상적이었으며 매트릭스를 통해 엔벨로프, LFO 등을 파라미터에 매핑할 수 있었습니다. 샘플레이트를 변경할 수 있는 로우파이 이펙트가 있는 것도 독특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가독성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버전 1에서 자랑하던 단순함은 버전 2에서 오히려 퇴색된 느낌을 줍니다. 다양한 노브가 등장하는 신디사이저는 어쩔 수 없이 복잡해 보이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색상이나 GUI를 이용해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주고자 하는 시도가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Babylon
2019년 Babylon의 모습. (사진=W.A. Pro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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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lon 2의 모습. (사진=W.A. Production)

특히 매트릭스에서 엔벨로프나 LFO를 매핑하는 경우, 현재 어떤 장치가 어떤 파라미터에 매핑되어 있는지 한눈에 보기 어렵습니다. 세럼은 실시간으로 매트릭스가 작동하는 반응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주주는 반면, Babylon 2는 시각 효과가 없어 사용자가 치밀하게 계획하고 계산하지 않는 한 다루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차근차근 사운드 디자인을 해나가면 꽤 괜찮은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만약 프로젝트 안에 여러 개의 신디사이저를 사용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몇 달 후에 다시 불러온 프로젝트에서 신디사이저를 수정할 일이 생긴다면 어떨까요?

현재 사용자가 적용시킨 변화가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시각적으로 표현해 주지 않는다면, 이런 제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정말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Babylon 2는 많은 부분 유저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상상하면서 사용해야 합니다.

쉽고 빠른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렵고 느린 길에는 더 좋은 사운드라는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Babylon 2가 저렴한 비용에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자랑한다면, '최고의 사운드'가 아니여도 어느 정도 가치를 인정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함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W.A. Production 결합 상품의 가능성

만약 간단하게 신디사이저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에이블톤 라이브의 내장 신디사이저를 사용할 것입니다. 전문 작업자들 사이에는 아직도 세럼이 압도적인 인기의 웨이브테이블 신디사이저입니다. 그렇다면 Babylon 2의 장점은 오직 저렴한 가격뿐일 것입니다.

정가는 99달러(한화 약 13만원)이지만 현재 출시 기념 할인으로 초기 구매자 500명에게는 9달러에 판매하기도 했고, 구매자가 2,000명을 넘어가기 전까지는 19.9달러에 판매됩니다. 4,000명까지는 29.9달러에 판매되니 꽤 저렴한 가격입니다.

이후에도 주로 할인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W.A. Production이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샘플팩이나 번들 상품에 같이 포함되는 신디사이저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럼의 정가가 189달러인 것에 비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세럼과 유사한 웨이브테이블 신디사이저 효과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W.A. Production이 더 다양하고 질 좋은 샘플팩을 제공하면서, 미디 파일에 불러올 수 있는 가벼운 신디사이저로 활용된다면 좋을 것입니다. 이에 더해 실제 사용자들이 원하는 유용한 프리셋이 수시로 제공된다면 더 유용할 것입니다.

초보 프로듀서들은 복잡한 신디사이저 조작을 어려워할 수 있습니다. 이때 Babylon 2는 장르별로 활용할 수 있는 많은 수의 프리셋을 불러올 수 있는 일종의 '플레이어'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거기다 약간의 인터넷 검색이나 조력자의 도움으로 사운드를 수정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이 Babylon 2에 내장되어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Babylon 2는 개별적인 신디사이저로 평가하자면 신제품으로 평가하기엔 다소 아쉬운 제품입니다. 하지만 향후 W.A. Production의 사업 방향에 따라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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