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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레코딩 유저를 위한 솔루션 deBleed, LowEnhance

최근 THR이라는 다소 생소한 브랜드를 통해 신제품 소식을 접했습니다. 매일 수많은 플러그인들의 출시 소식을 접하고 있지만, THR은 'Home Recording'에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별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저는 ADSR Sounds로부터 THR의 LowEnhance와, 최근 출시된 deBleed라는 두 플러그인의 리뷰를 요청받았으며, NFR(Not for resale) 라이선스를 제공받아 리뷰를 진행했습니다. (아래 링크에는 제휴 코드가 없으며 광고성 리뷰가 아님을 밝힙니다. ▶광고성 리뷰란?)

THR deBleed 상품 페이지 (ADSR Sounds)
THR LowEnhance 상품 페이지 (ADSR Sounds)


홈레코딩에 필요한 플러그인은?

홈레코딩을 시작할 때 우리는 컴퓨터, 마이크와 오디오 인터페이스, DAW 그리고 플러그인을 구매합니다. 특히 플러그인의 경우 수많은 브랜드와 수많은 종류의 제품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초보 홈레코딩 유저들에게 필요한 플러그인은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플러그인과 약간 다를 수도 있습니다.

훌륭한 아날로그 모델링, 유명한 '빈티지 하드웨어'의 복각, 그래미 수상 엔지니어들이 사용한다는 플러그인 등 믹싱 '필수' 아이템이라고 소개하는 것을 인터넷에서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제 막 홈레코딩을 시작한 사람들에게도 이것들이 필수적일까요? 오히려 이런 플러그인들은 초보자가 제대로 활용하기는 어렵고, 가격은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홈레코딩 유저에게 꼭 필요한 플러그인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DAW의 내장 플러그인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도 꼭 구매해야 할 것이 있다면 아마 '문제 해결' 목적의 플러그인일 것입니다.

'문제 해결' 목적의 플러그인들

레코딩 상태가 좋으면 믹싱이 쉬워집니다. 반대로, 레코딩 상태가 좋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믹싱 결과가 아쉬워지곤 합니다. 하지만 홈레코딩이나, 개인 연습실에서 녹음을 하게 된다면 전문 녹음 스튜디오만큼 좋은 녹음 소스를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녹음을 위해 설계되지 않은 가정집과 열악한 홈레코딩 장비는 각종 주변 소음을 노이즈 플로어, 가벼운 음색과 평평한 다이나믹스 등의 문제를 야기합니다.

다행히 이러한 문제들은 어느 정도 해결해 줄 수 있는 플러그인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iZotope의 RX는 홈레코딩부터 전문 포스트 프로덕션 스튜디오까지 널리 사용되는 오디오 보정 소프트웨어입니다.

'The Home Recordings'의 약자로 보이는 THR은, 브랜드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홈레코딩 유저를 대상으로 하는 플러그인들을 개발하고 있는 듯합니다. 특히 LowEnhance와 deBleed는 '문제 해결'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드럼 전용 게이트 deBleed

요즘 많은 프로듀서들이 드럼을 실제 드럼 대신 가상 악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제 드럼 녹음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히 밴드라면 드러머 멤버가 직접 연주해야 할 것입니다.

저도 예전에 밴드 작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 드러머가 개인 연습실에서 녹음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드럼 마이크에 다른 드럼 파트 소리가 녹음되어 있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예를 들면, 스네어 마이크에 스네어 소리 뿐만 아니라 킥, 심벌 등 다른 소리도 같이 녹음이 된 것입니다. 이를 Bleed라고 표현하는데요. 물론 실제 드럼을 녹음할 때 완전히 깨끗하게 스네어 마이크에는 스네어만, 킥 마이크에는 킥만 녹음하기란 어렵고, 어느 정도 원하는 소리가 뚜렷하게 들리고 나머지는 미세하게 들리는 정도로 녹음이 되곤 합니다.

이런 경우 '게이트'라는 플러그인으로 원치 않는 소리를 차단시킵니다. 레벨이 큰 (내가 남기길 원하는) 소리가 나올 때는 작동하지 않다가, 그보다 작은 소리에서는 자동으로 게인을 낮춰주는 원리입니다. 컴프레서와 반대로 작동한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하지만 제가 받은 파일에는 각 드럼 소스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소리들이 혼재되어 있었으며, 특히 심벌 소리가 크게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 경우 믹싱을 하게 되면 전반적으로 심벌의 소리가 커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럴 때는 EQ를 같이 사용하거나, 주파수 범위에 따라 게이트가 적용되는 플러그인을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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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leed는 이 모든 것을 간단하게 해결해 줍니다. 킥, 스네어, 탐을 선택해 현재 소스에 맞는 알고리즘으로 심벌 소리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Threshold와 Debleed를 잘 맞춰주면 100%는 아니더라도 원하는 소리에 손상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심벌 소리를 줄여줄 수 있습니다. Release와 Hold 노브를 잘 조절하면 스네어나 탐의 울림을 짧게 끊어주거나 길게 남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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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Analyze 버튼을 이용해 현재 소스에 맞는 설정을 맞추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양한 프리셋을 선택해 게이트의 노브 활용에 따른 변화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빈약한 저음을 향상시키는 LowEnhance

앞서 언급했듯, 홈레코딩 소스는 '가볍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아마 본능적으로 '기분 좋은 저음의 울림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입니다. LowEnhance는 직관적으로 이 부족한 저음을 끌어올려 주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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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레코딩 장소, 장비와 연주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본질적인 해결책이긴 하지만, LowEnhance를 사용하면 약간의 '마법'을 부릴 수 있게 됩니다. 편리하게 음질을 조금 향상시키거나, 빨리 작업해야 하는 데모를 완성해야 할 때 유용할 수 있습니다.

LowEnhance는 Dynamics와 Harmonics 두 가지 방식으로 저음의 반응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Dynamics는 전형적인 멀티밴드 컴프레서의 역할로 40~250Hz 사이의 음역대를 더 잘 들리게 만들어 저음을 강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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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프레서의 역할이기 때문에 Attack과 Release 세팅이 있습니다. 특히, Release를 BPM과 맞춰주는 기능이 있어 일렉트로닉 장르나 드럼 베이스 중심의 음악에 리듬감을 더해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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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monics는 배음을 향상시켜 40~250Hz를 강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너무 과하게 사용하면 소리가 뭉개질 수도 있는데요. 오히려 이를 응용해 창의적인 믹스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홈레코딩을 위한 플러그인 솔루션이 되길

여기까지 deBleed와 LowEnhance에 대해 간략히 살펴봤는데요. 사실, 이런 플러그인이 실제로 필요한 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홈레코딩 스튜디오라도 본질적으로 음질을 향상시키길 원한다면 레코딩 환경의 개선과 장비의 업그레이드, 지속적인 녹음 테크닉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사실 이런 부분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deBleed나 LowEnhance 같은 플러그인은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훌륭한 홈 스튜디오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적인 한계가 있을 수도 있고, 오디오 엔지니어링이란 게 원래 아무리 노력해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쉽사리 얻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THR'이라는 이름의 브랜드가 홈레코딩 프로듀서들을 위해 특화된 플러그인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일입니다. 믹싱을 할 때 필요한 컴프레서, EQ, 공간계, 새츄레이터 및 문제 해결을 위한 플러그인들이 홈레코딩 유저의 필요에 맞춘 기능을 갖춰 하나의 번들로 제공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