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이 뭔데? 유형별 A&R 업무의 차이점

A&R이 뭔데?

A&R은 'Artists and repertoire'의 약자로 음반 사업 담당하는 직군이다. 포괄적인 뮤직비즈니스 내에서 좁게는 아티스트와 소통을 통한 음반 제작 실무를, 연차나 역량에 따라서 넓게는 전반적인 사업 기획부터 음반 제작사 운영 및 음반 프로듀싱을 담당하기도 한다.

A&R.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A&R은 레코드 회사의 직무 중 하나이다. 아티스트의 발굴, 계약, 육성과 그 아티스트에 맞는 악곡의 발굴, 계약, 제작을 담당한다. 실제로 위의 직무뿐만 아니라 기획, 제작, 홍보에 이르기까지 레코드 회사의 업무 전반에 폭넓게 책임자로 종사한다.” (위키백과)

미디어/엔터 업계라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마케팅, 디자인/영상, 매니지먼트 등의 업무와는 달리 A&R은 음반 제작사에만 있는 특별한 직무이다. 꽤나 전문성도 있어야 하고 진입장벽이 높은 직무로 보이지만, 사실 이 직함을 달고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정말 폭넓고 자잘한 업무를 맡을 때도 있다. 그만큼 ‘유연함’이 절대적 역량으로 꼽히는 직업이다.

이번 글에서는 필자의 직접경험과 주변을 통한 간접경험을 토대로 유형별 A&R의 주요 업무를 정리해보았다. 굳이 덧붙이자면 아래 나열할 업무 총괄을 신입사원에게 몽땅 맡기는 경우는 극히 드무니, 사수의 노하우를 눈여겨보아 자기 업무 역량을 키우면 된다.




자사 아티스트 음반 기획/제작 A&R

회사에 소속 아티스트가 있으면서 동시에 제작까지 진행하는 기획사의 A&R이다. 신인개발팀이 발굴하여 최종 데뷔가 결정된 아티스트의 첫 앨범제작부터 추후 후속 앨범 제작까지 긴밀한 관여를 하게 된다. (작은 회사는 A&R이 신인발굴 업무를 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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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기획 방향에 맞는 앨범 컨셉을 잡은 후 몇 십-몇백 개의 데모곡 수급, 수록곡 결정, 타이틀곡 결정, 녹음부터 마스터 음원 제작, 발매를 위한 음원 유통까지의 전반적인 핸들링이 주 업무이다. 이외 음반 패키지 기획/디자인, MV기획/제작, 각종 프로모션, 자체 콘텐츠, SNS마케팅 등은 비주얼 관련 부서와 홍보/마케팅 부서, 매니지먼트 부서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진행된다. (마찬가지로 작은 회사는 이 모든 업무를 A&R에게 맡긴다고도 한다… 잘 피하시길.)

따라서 기획/제작 A&R은 몇백 개의 곡 중 해당 아티스트에게 가장 어울리는 곡을 선정할 줄 아는 귀, 회사의 방향과 기획 의도를 누구보다 잘 인지하여 해당 곡을 작업할 작가들과 믹스 엔지니어, 마스터링 엔지니어에게 정확한 디렉팅과 핸들링을 할 수 있는 소통력, 작가진이 놓칠 수 있는 작은 오류까지 찾아내고 발매자료 최종 점검을 도맡을 꼼꼼함과 사운드 퀄리티를 잡아낼 수 있는 귀가 핵심 역량이라 할 수 있다.

여기까지의 설명은 아래에서 더 언급할 유형을 막론하고 A&R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다면 공통적으로 담당하는 업무이다. 자사 아티스트 음반 기획/제작 A&R만이 갖고 있는 핵심 업무는 자사 소속 아티스트의 특성, 회사의 방향, 대중의 니즈를 고루 파악하여 접점을 찾아 수익실현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메인 아이템은 ‘아티스트’이며, 그를 기반으로 투자/기획/개발/제작을 함으로써 ‘아티스트’와 ‘음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프로젝트성 음반 기획/제작 A&R

자사에 소속된 아티스트가 없으면서 일종의 외주 내지 인하우스의 형태로 음반 기획/제작을 맡는 경우도 있다. 이는 대개 아래와 같이 3가지로 나뉜다.

1) 각종 방송 프로그램 관련 담당 음원제작/매니지먼트 외주

10년 전만 해도 방송국에서 진행한 ‘오디션 프로그램’은 제작사로 따지면 ‘신인발굴’까지의 역할만 담당했다. 그런데 추후 이것이 별도의 사업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수익모델은 크게 2가지인데 각 회차별 라이브 음원을 제작/발매함으로써 얻게 되는 ‘저작인접권’ 수익, 아티스트와의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여 프로그램 종영 후 반짝 주목을 받게 됨에 따라 발생하는 광고모델료 포함의 ‘매니지먼트’ 수익이 그러하다.

가장 쉬운 예로는 대중들이 익히 알고 있는 프로젝트 그룹인 IOI, 워너원, 아이즈원, 케플러 등이 이러한 형태다. 이들의 의무 매니지먼트 계약 기간 동안 발매되는 음반과 모든 방송활동은 파트너쉽을 맺은 제작사와 방송사가 공동 제작한다. 따라서 해당 제작사에 소속되어 있는 A&R은 단기 계약으로 맺어진 프로젝트 그룹의 음반 기획/제작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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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자사 소속 아티스트의 A&R과 기본 업무 패턴은 같으나 이들이 아티스트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프로젝트성 음반의 A&R은 목표하는 지점이 조금 다르다. 포트폴리오도 ‘아티스트 육성’보다는 클라이언트와의 원활한 Co-work에 초점을 맞춘다. (회사 차원에서는 이 경험을 먼저 쌓은 후 자사 아티스트의 육성 방향으로 전환을 시도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음원 제작에 참여함에 따른 저작인접권은 확보할 수 있으나, 아티스트 상표권 등의 IP 확보가 어려우며 자사 아티스트에 비해 별도의 자본금 유치나 투자 리스크가 덜한, 외주 개념의 음반 제작이다. (물론 이 모든 내용은 계약 조건에 따라 상이하다.)

2) 기업 내 인하우스 부서 (특히 방송국)

방송국 내 예능국에서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음악 프로그램’만 한 것이 없다. 경연이든 단순 가창이든 상관없이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저작인접권 수익이 있다. 또한 동일하게 드라마국에서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OST’제작 사업이 있다. 방송 직후 공개되는 음원이나 OST의 음반 정보를 음원 서비스 소개 페이지에서 확인해보면 ㈜(방송국명)콘텐츠허브, (방송국명)스튜디오 등을 심심찮게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는 방송국에서 별도로 분사한 계열사 형태일 수 있고 인하우스 부서일 수 있으나 어쨌든 방송국 자체 제작 음원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 업무에도 마찬가지로 기획, 제작, 발매 전반의 과정을 책임질 A&R이 필요하다. 여기서는 아티스트 육성 관련 업무는 제외하고 오롯이 저작인접권 수익과 음원 발매로 인해 부차적으로 생기는 사업모델로만 수익을 실현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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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점은 예능국의 경우 당초 기획/제작을 연출진이 하기에 발매-유통의 과정을 방송작가가 전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OST의 경우 드라마 연출과는 별개로 음악적 전문 기획/제작 단계가 좀 더 깊이 들어가야 하기에 전담부서가 배치되는 케이스를 종종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방송국에 한해 설명했지만 경우에 따라 각종 기업 내에서 브랜디드 콘텐츠 음악을 제작하기 위해 인하우스로 부서 구성을 할 수도 있겠다. 필자는 후자 케이스의 채용공고를 접해보진 못했으나 충분히 존재하리라 생각하며, 꼭 A&R이라는 직함으로 불리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업무를 하는 기업 부서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3) 기타 외주 전문 제작사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에 필요한 OST를 제작하는 ‘OST 제작사’,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브랜디드 콘텐츠 음악 제작사’(광고 음악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언더/인디 뮤지션들의 자생력을 위해 마케팅 측면으로 음원 제작에 접근하는 ‘프로젝트 전문 음악제작사’(일종의 바이럴마케팅) 등 각종 목적을 위한 외주 음악 제작사가 있다.

이 역시 A&R로서 기본업무는 동일하나, 목적은 클라이언트가 만족할 성과를 내는 것과 저작인접권의 수익실현을 높이는 것이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기업 내 인하우스로 전담 배치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고, 전문적으로 맞춤 핸들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퍼블리싱 A&R

국내에서는 ‘뮤직 퍼블리싱’이란 개념이 아직 생소할 수 있으나 업계에서는 굉장히 익숙하고 중요한 업무이다. 이름만으로 어느 정도 짐작 가능한데, 도서 출판사의 개념을 떠올려보면 훨씬 이해가 쉽다. 퍼블리싱 A&R의 주요 업무는 ‘신인작가 발굴’이며, 회사 규모나 목적에 따라 ‘Song Camp’를 열기도 한다. 물론 아티스트 중심의 대형 제작사라면 직접 송캠프를 실행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 제작사 내 퍼블리싱 업무 A&R이 있을 수 있다.

양질의 작가와 곡을 발굴하여 그들의 데모곡을 제작사에게 판매하는 역할을 한다. 작가들의 매니지먼트 업무로 볼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저작자인 작가들의 저작재산권 수익을 정산, 분배하는 업무, 저작물 등록 대행 업무, 저작권 침해 이슈가 있을 시 대응하는 업무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A&R 업무 유형들이 제작사-저작인접권자의 입장이라면, 퍼블리싱 A&R은 저작자-저작재산권자의 입장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음악산업은 어쨌든 저작자와 제작사가 공존해야 하기 때문에 궤를 벗어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퍼블리싱 A&R은 기획/제작 A&R 업무와는 확연히 다른 업무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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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 관련업무 A&R

뮤x카우, 비x드 뮤직 등 음원/반 라이선스를 사들여 재투자하는 기업에서의 업무이다.

직함이 A&R인 이유는 음악 제작과정과 음악산업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업무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서 나열한 기획/제작 A&R의 업무나 퍼블리싱 A&R의 업무와는 완전히 다르다. 주로 음원/반의 정산, 투자, 가치평가 위주의 업무를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