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처럼 궁금하고 탐구하는 음악 하고 싶어' 래퍼 MUZIN(뮤진)

MUZIN(뮤진)은 매년 꾸준한 작업으로 지금까지 22개의 싱글 및 EP를 발매했으며, 지난달 17일 정규 2집 'Scientific Love'를 발표했다. 작곡부터 제작, 뮤직비디오 및 아트워크, 홍보까지 직접 참여하면서도 적지 않은 곡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뮤진이 평소 어떻게 음악 작업을 하는 지, 이번에 발표한 2집은 어떻게 제작됐는지 한번 알아보자.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래퍼 MUZIN(뮤진) 입니다. 뮤진이라는 이름은 처음엔 별 큰 의미는 없었고, 제 본명이 문지훈인데, 본명과 비슷하면서 외우기 쉬운 이름으로 지어보자 해서 고등학교 때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나온 이름이 지금의 이름인 뮤진이었어요.

감사하게도 이름의 의미나 유래에 대해서 궁금해하시고 물어봐 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이름을 짓고 난 후에 의미를 담았는데, '음악 하는 사람(MUSIC + 人)'이라는 뜻 또는 '영감을 주다, 영감이 되다(Muse In)'라는 뜻을 지었습니다. 중간에 이름을 한번 바꿔보려고도 시도해 봤지만, 다들 뮤진을 제 이름처럼 불러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10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간직하고 있네요.

muzin1
사진제공=MUZIN.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듣고 부르는 걸 좋아했어요, 저는 해외로 잠시 유학을 다녀왔는데 그때부터 학교에서 합창단 동아리 같은 걸 하면서 무대에 서고, K-POP도 즐겨 들었어요. 그때 가수가 돼야지 생각하며 노래 연습을 혼자서 해 오다가, 한국에 와서 중학교를 다니던 도중 힙합을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그 친구는 가사를 직접 쓰며 랩도 하는 친구였는데, 저한테 음악을 들려주며 같이 음악을 만들어 보자고 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제가 보컬이나 랩을 했는데, 어느 순간 그 친구 따라서 저도 랩을 만들고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랩을 시작하게 됐던 것 같아요. 참고로 TMI지만, 저에게 랩을 시작하게 해준 그 친구는 고등학교 이후로 랩을 안 하고 있습니다. (웃음)

본인의 음악을 정의한다면?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가 누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제 음악은 너무 소프트하지도, 하드하지도 않은 '말랑말랑하지만 쫀쫀한' 젤리 같은 음악인 것 같아요. 누구나 편하게 들으며 흡수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을 추구한달까요.

muzin2
사진제공=MUZIN.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가끔 댓글들을 읽어보면 제 음악을 듣고 'DPR LIVE 같다, pH-1 느낌이 난다, 그 둘의 조합을 섞은 느낌이 난다' 등의 표현을 해주시곤 하는데, 저는 너무 좋아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기도 하고 실제로도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요. 그분들과 같이 언급이 되는 것만으로도 좋은 평 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 이전부터 해오던 음악 스타일도 같은 결이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조금씩의 변화를 주면서 더 좋은 음악을 만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든 곡의 작곡, 프로듀싱에 참여하고 있는데,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어떤지도 궁금해요.

보통 곡 메이킹의 시작은, 최근 나온 좋은 곡들을 듣다가 영감을 떠올리기도 하고요. 아무런 코드나 반주 없이 주제나 후렴구가 먼저 떠올라서 곡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머리 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토대로 협업하는 프로듀서분들과 비트메이킹을 하고, 어느 정도 틀이 잡히면 가사를 쓰기 전에 가이드 스케치를 먼저 합니다, 그냥 흥얼거리면서 가사 없이 리듬과 멜로디를 그려보는 거죠, 그 단계를 며칠에 걸쳐 계속 불러보며 머리 속으로는 어떻게 탑 라인을 쓸지, 리듬은 어떻게 갈지, 주제나 후렴구는 어떻게 갈지 등 대략적인 라인을 모두 짜 놓습니다. 그다음에 가사를 쓰면 백지상태로 시작할 때보다 곡이 더 잘 나오기도 해요. 항상 그런 건 아니고 예외도 있긴 하지만요.

muzin3
사진제공=MUZIN.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가사가 잘 나왔다면 가이드 레코딩을 하고, 거기에 맞춰서 어느 정도의 편곡을 또 한 번 진행 합니다. 이후에 본 녹음을 하게 되는데, 수정을 거쳐 제대로 잡아주는 과정을 거치다 보니 보통 하루 만에 녹음을 끝내진 않고요. 파트별로 나눠 녹음하고 모니터링하고 등 며칠을 반복하며 작업합니다. 물론 이것도 예외로 하루 만에 끝내는 곡들도 많긴 했어요. 이번 정규 2집 타이틀 곡 'TATTOO'는 좀 더 시간을 많이 두고 작업했던 것 같아요.

'셀프 프로듀싱'을 할 때 장단점이 있다면?

일단 제가 의도한 부분을 모두 담아서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아요. 저는 제가 생각한 작품의 방향이 틀어지는 걸 정말 싫어해요. 의도한 부분이 다 담기길 원하는데, 그러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죠. 하지만 저는 몸이 조금 피곤하더라도 마음에 드는 작업물이 나오면 그게 다 보상이 되는 기분이에요. 물론 솔직히 좀 피곤하긴 합니다. (웃음)

작사, 녹음, 믹싱, 마스터링, 뮤직비디오 기획·제작·촬영·편집, 아트워크 디자인까지...모든 제작 과정에 참여 하는 편인데, 현실적인 장점은 역시 비용적인 면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점도 있고요. 음원 수정을 눈치 보지 않고 마음에 들 때까지 혼자서 마음껏 해볼 수 있다는 것도 있죠.

muzin4
사진제공=MUZIN.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단점은 아무래도 한 사람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보니,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음악을 만들면 더 좋은 방향이 나올 수도 있고 퀄리티도 더 좋아질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번에 발매된 두 번째 정규 앨범 'Scientific Love'도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규 1집을 발매하고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도 부담이 많이 됐어요. 워낙 힘들었어서 그 뒤로 과연 정규를 다시 낼 수 있을까?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 그냥 EP 앨범을 한번 내볼까 하는 소소한 마음으로 시작한 작업이, 만들다 보니 좋은 영감들로 곡이 많이 나오게 돼서 어느 순간 정규 작업으로 바뀐 것 같아요. 정규 2집은 최단 시간에 완성돼서 발매도 정말 빨리 이루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앨범 제목을 번역하면 '과학적인 사랑'인데, 나와 결이 잘 안 맞을 수도 있는 사람과의 연애는 어떨까 생각하며 쓴 곡들을 담았어요, 어쩌면 상호보완이 될 수도 있고, 어쩌면 너무 안 맞아서 만날 수조차 없을 수도 있는 그런,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탐구하고 싶게 되고, 궁금해하는 소년의 입장에서 써본 이야기입니다.

마찬가지로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 역시 제 음악을 궁금해하고 탐구하며 들어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는 것 같아요. 정규 2집 'Scientific Love' 재밌게 많이 들어주세요 🙂

이번 앨범 제작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이 있었다면?

뻔하지만 아무래도 타이틀 곡 'TATTOO (Feat. Brick)'가 제일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네요. 프로듀서 Sain은 제가 일하고 있는 학원에서 직장 동료로 계신 선생님인데, 작년 8월 직장에서 일본 투어를 돌며 같이 공연하고 여행하면서 친해져 곡 작업까지 하게 됐어요. 이 곡의 기타 연주도 같은 학원에서 일하는 기타리스트 박예훈 선생님께서 멋지게 연주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곡이기도 하고요. 피처링 파트를 너무 멋지게 해주신 Brick님도 감사합니다.

앨범을 발매한 이후에는 댄스 퍼포먼스 비디오 촬영을 준비하느라 매주 댄스 연습실에 가서 댄서분들과 호흡을 맞췄어요. 제가 이 정도로 열정적으로 한 곡에 투자 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에요. 너무나도 아끼는 곡인 만큼 많이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muzin5
사진제공=MUZIN.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가지 에피소드를 풀자면, 후렴구에 "너의 남자친구 할게 나 이제 못 기다려 yeah"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부분을 제가 원래는 "너의 여자친구 할게"로 썼었더라고요. 저는 여자가 아닌데...저도 왜 그렇게 썼는지 모르겠지만, 녹음 후 믹싱·마스터링이 다 될 때까지도 눈치를 못 채고 그대로 유통사에 넘어갈 뻔했어요. 다행히 뮤비 콘티 짜다가 가사가 이상한 걸 알고 유통사로 넘어가기 일보 직전에 가사 수정해서 다시 녹음하느라 난리가 났었죠. (웃음) 정말 큰일 날 뻔했어요.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입니다.

앨범 발매에 이어 준비 중인 이벤트나 홍보 계획도 있는지요.

정규 1집 때는 제가 CD와 굿즈 제작을 했었어요, 준비한 상품들은 모두 품절됐지만 제작과 판매 과정이 순조롭지 않아서 2집 때는 못 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요. 2집 발매 후 너무나도 곡들을 좋아해 주시고, 반응도 뜨거워서 피지컬 CD부터 발매를 해야하나 고민 중입니다. 굿즈나 공연 콘서트는 향후 논의를 할 것 같고요. 일정이 생긴다면 공지할 예정이고, 우선 온라인 활동과 행사 공연 위주로 활동을 이어 나갈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원래는 정규 작업이 끝나면 원래 바로 여름 앨범 제작을 들어가려고 했는데요. 바로 다른 곡들을 발매하는 것보단 이제 막 나온 좋은 곡들로 조금 더 활동을 하고 다음 활동을 이어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선 구체적이진 않지만, 8월이나 9월 쯤 EP 앨범 발매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사이에 피처링한 음원들도 몇 개 더 오지 않을까 싶어요.

muzin6
사진제공=MUZIN.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재는 정규 2집의 타이틀 곡인 'TATTOO'로 릴스, 쇼츠, 틱톡 등 SNS에서 댄스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어요. 6월에는 댄스 퍼포먼스 비디오가 나올 것 같습니다. 댄스 챌린지도 여러분이 많이 참여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저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도 1,000명을 돌파했습니다. 구독자분들께 더 많은 콘텐츠를 보여드리기 위해 연구하고 준비해서 올릴 테니 'MUZIN 뮤진' 채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