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용기를 낸 '거북이', 싱어송라이터 박민우

싱어송라이터 박민우의 싱글 '거북이'가 발매됐습니다. 많은 감상 바랍니다🙂

모든 가수 지망생, 실용음악과 졸업생들이 멋진 뮤지션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변절'(?)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듯하다. 꾸준히 음악만으로 버티는 사람과, 포기하고 생계로 나가는 사람, 두 가지를 병행하는 사람, 어찌 병행하다가 결국 끈을 놓아버리는 사람도 있다.

싱어송라이터 박민우는 두 차례의 '변절'을 시도했다. 실용음악과를 나와서 한때 음악과 관련 없는 직장에서 일하는 첫 번째 변절, 그리고 또 다시 회사를 나오고 음악과 함께하는 삶을 살겠다는 두 번째 변절이다. 그가 다시 음악으로 돌아오게 된 사연을 들어보자.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기타치고 노래하는 박민우입니다.

음악을 처음 접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중학교 때 비트박스를 배워보다 친구와 함께하기 위해 랩을 해보기 시작했고, 꽤 오랜 시간 힙합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의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작곡을 배웠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그 노래를 직접 부르고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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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싱어송라이터 박민우

엉망진창이던 노래 실력에 노래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뜯어 말렸는데 이악물고 연습해서 어떻게 이렇게 노래하고는 있네요.

지금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어쿠스틱, 포크 장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곡을 쓸 때 떠올렸던 이미지가 가장 잘 표현되는 장르이기도 하고, 기타를 치고 있기 때문에 제게 가장 편안한 장르입니다. 좋아하기도 하고요. 요즘은 다른 장르에도 관심이 생겨 도전하고 있지만, 된장냄새 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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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싱어송라이터 박민우

자신만의 곡을 쓰는 방법, 과정이 궁금합니다.

하고 싶은 말이 생기면 화자를 정하고 그를 오랫동안 생각합니다. 그러다 맘에 드는 순간이 떠오르면 사진 찍듯 그 순간을 기억하고 면밀히 살핍니다.

그렇게 가사의 큰 틀을 써내려가고, 거기에 어울릴 만한 코드와 음을 붙이고, 가사를 다시 수정해 나가는 과정으로 보통 곡을 씁니다. 저는 '음유시인'이라 불리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가사를 쓸 때 가장 큰 노력을 들이는 편입니다.

음악 활동을 하면서 생계 문제는 어떻게 병행하고 있나요?

졸업 후에 수도권에 연고가 없던 저는 무조건 월세를 벌어야만 했습니다. 알바부터 시작해 2년이 조금 넘는 직장생활까지 겪으며 의식주는 해결이 되었지만, 음악을 할 수 있는 체력은 항상 없었습니다. 집에 오면 빨리 자고 다음날 출근을 준비하기에만 바빴고, 주위 사람들을 챙길 여력조차 없는 삶을 꽤 오래 살았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마음먹고 퇴사를 하고 간단한 믹싱과 홈레코딩 공부부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학원에 출강해서 음악을 좋아하는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기도 하며, 절 좋게 봐준 다른 기타 선생님 덕에 함께 학교에 출강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좀 늦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매일 밤늦게 퇴근하고 적은 벌이와 불안정성 때문에 누군가에겐 바람직하지 않은 삶일 수도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살아있음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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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싱어송라이터 박민우

지금까지 해온 음악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번에 작업한 ‘거북이’라는 노래에 많은 애착이 갑니다. 기획부터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저 혼자서 해본 첫 음원입니다. 다시 음악과 함께하는 삶을 살겠다는 마음을 먹고 처음 썼던 노래기도 하고요. 발매를 위한 기반이 전혀 없던 저에게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준 덕분에 노래를 무사히 완성시킬 수 있어 더 소중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곧 출시되는 '거북이'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주세요.

반짝이고 찬란한 것들이 참 많습니다. 저도 당연히 그런 것들에 먼저 눈길이 갑니다. 하지만 작은 빛을 내는 것들, 빛나지 못하는 것들까지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존재만으로도 빛나는 선후배님들을 보면서 샘이 나기도 했지만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고 빛나지 못하는 것들도 눈에 띄게 되는 날이 문득 아릿하게 찾아오듯, 나도 항상 같은 자리에서 그런 날을 맞을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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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싱어송라이터 박민우

앞으로 어떻게 음악 활동을 이어 갈 계획인가요?

프리랜서로 여러 가지 일들을 하다 보니, 실적이 좀처럼 나지 않는 유튜브 활동에 시간을 할애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졌습니다. 그래도 유튜브는 제가 꾸준히 노래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가끔이라도 꾸미지 않은 저 그대로의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그 외에도 3곡이 담긴 EP를 준비 중입니다. 또 새로운 곡을 쓰고 음원 발매에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