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아날로그 딜레이부터 실험적 사운드까지, Imaginando K7D

아날로그 테이프 딜레이는 제가 매우 좋아하는 장비 중 하나입니다. 하드웨어 장비도, 소프트웨어 플러그인도 자주 애용하고 있는데요.

테이프 딜레이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유명한 제품으로는 최근 오리지널 제조사에서 플러그인 버전으로도 출시한 Roland Space Echo일 것입니다.

k7d
사진=Imaginando

하지만 Imaginando에서 나온 K7D도 눈여겨볼 만한 테이프 딜레이 플러그인입니다. 독특하고 창의적인 사운드 메이킹에 어울리는 제품들을 출시하는 Imaginando답게, K7D도 독특한 효과를 줄 수 있었는데요. 그에 더해 빈티지한 아날로그 느낌을 살리는 역할도 탁월했습니다.

테이프 딜레이란?

테이프 딜레이는 아주 오래된 아날로그 기법입니다. 테이프 딜레이가 작동하면 마그네틱 테이프에 소리가 녹음되고, 다시 재생시키면서 딜레이 효과를 만들어 냅니다.

깔끔하게 원본의 소리를 다시 재생시켜주는 디지털 딜레이와 달리, 테이프 딜레이는 마그네틱 테이프로 재생되면서 따뜻한 색채의 듣기 좋은 딜레이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또한 반복되는 신호의 양을 많이 늘려서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내는 것도 테이프, 아날로그 딜레이의 특징입니다. 따라서 DAW나 디지털 이펙터에서도 이러한 작동 원리를 재현한 플러그인을 활용해 아날로그, 테이프 딜레이 효과를 적용하곤 합니다.

고전적인 아날로그 딜레이의 활용

K7D는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단순한 딜레이의 역할도 잘 수행합니다. TIME과 FEEDBACK, DRY/WET 노브를 사용하면 아날로그 효과를 가진 간단한 딜레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k7d 1

FEEDBACK 노브는 0%~200%까지 조정할 수 있는데요. 200%에 두면 하드웨어 장비처럼 아무것도 재생하지 않아도 저절로 피드백 루프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SYNC 버튼을 눌러 프로젝트 BPM에 맞게 TIME을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PRE-GAIN 노브는 딜레이 프로세스 이전의 인풋 게인 값을 늘릴 수 있는데요. 원본 신호에 프리앰프 세츄레이션을 줄 수 있습니다.

k7d 2
k7d 3

KBD라는 독특한 버튼도 있는데요. 연주되는 음의 높낮이에 따라 딜레이 타임이 변형된다고 합니다. 이런 요소가 아날로그 딜레이를 더 '인간적'이고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k7d 4

하단의 CHARACTER 섹션에서 테이프 사운드를 더 다듬을 수도 있습니다. SPREAD는 왼쪽과 오른쪽 신호의 시간차를 만들어 스테레오 필드를 넓혀줄 수 있습니다. STEREO WIDTH는 반시계 방향으로 가면 모노 딜레이가 되고, 시계 방향은 스테레오 딜레이 효과를 만듭니다. WOW나 FLUTTER로 미묘한 테이프 효과를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LFO를 활용한 특수 효과

위처럼 K7D를 일반적인 아날로그 딜레이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LFO 노브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K7D에 더 독창적인 효과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k7d 5

LFO를 움직이면 딜레이된 신호의 피치가 바뀌게 됩니다. LFO의 파형이나 RATE를 바꿔서 극적인 특수 효과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LFO 노브를 살짝만 건드리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미묘한 테이프 변형 소리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k7d 6

FILTER 섹션은 딜레이의 존재감을 낮춰주는 역할도 하지만 LFO와 같이 사용하면 실험적인 사운드를 만들기에도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K7D를 자연스러운 아날로그 딜레이나 과격한 특수효과로 사용하는 것은 LFO 노브의 활용에 따라 달랐습니다. 용도에 따라 LFO 노브의 값을 조절해주면 의도에 맞는 사운드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깔끔한 인터페이스와 프리셋

소리가 좋은 플러그인이 항상 사용하기 편리한 플러그인은 아닙니다. 일부 제품들의 경우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명기지만, 옛날 소프트웨어 코딩의 한계인지 몰라도 지금까지도 인터페이스가 불편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K7D이 이제 막 나온 신제품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인터페이스가 깔끔하고 편리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파라미터에 대한 MIDI Learn(Assaign)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k7d 7

프리셋도 다양합니다. 단순한 아날로그 딜레이로 활용한다면 굳이 프리셋을 사용할 필요는 없겠지만, LFO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도 쉽게 독특한 효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리셋이 제공되어 있습니다.

총평

아날로그 딜레이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전반적으로 K7D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인터페이스는 편리하고 직관적이며 테이프 세츄레이션 소리도 듣기 좋습니다. LFO를 활용해 다양한 효과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가격은 정가 39유로로 약 6만원이 되지 않는 금액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Plugin Boutique에서 8월 동안 구매 금액에 상관없이 K7D 또는 Softube VCA Compressor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8월 31일까지 사이트 폐쇄 전 할인 행사를 하고 있는 VSTBuzz에서도 8유로(한화 약 1만원)에 판매 중입니다.

K7D를 활용하는 방법들

마지막으로 아날로그 딜레이를 활용하는 몇 가지 예시들을 간단히 소개하고 리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일렉기타에 질감 더하기

보통 일렉기타에는 강한 세츄레이션을 넣어서 소리에 자연스러운 두께감을 더해주곤 합니다. K7D에서 PRE-GAIN을 추가해 세츄레이션된 질감과 공간감까지 더해줄 수 있습니다.

일렉기타 아르페지오의 반복적인 리듬

BPM에 맞는 8분음표나 4분음표로 딜레이를 만들어주면, 아르페지오 연주에 맞는 타이밍으로 뒤따라오는 딜레이음이 신비롭고 공간감 가득한 소리를 만들어줍니다. MIX나 FEEDBACK 노브를 올려줄수록 효과가 배가 됩니다.

드럼버스에 미묘한 색채 더하기

리버브의 프리 딜레이를 걸듯이, 한 번 정도 반복되는 짧은 딜레이를 추가해 주면 드럼 버스에 공간감을 더하면서 아날로그 색채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스네어를 두껍게 만들기

음이 두 개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짧은 딜레이를 스네어에 추가하면 스네어의 여음에 테이프 딜레이 소리가 합쳐져 풍부한 두께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독특한 이펙트로 활용

저는 테이프 딜레이를 딜레이 그 자체로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K7D 같은 플러그인은 원래 의도에서 조금 벗어난 독특한 특수 효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프리셋을 몇 가지 사용해 보면 LFO와 많은 FEEDBACK을 이용해 신기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들도 있으니 한번 활용해 보세요.

👉 이번 달 기사 모아보기



뮤지션을 위한 노하우 모음 KNOW-H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