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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아티스트가 Release - Topic으로 나오는 이유

작년 12월 국내에서 유튜브 뮤직이 멜론을 제치고 처음으로 사용자 수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제 음악에서 유튜브와 유튜브 뮤직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가 없는데요. 대부분 해외 음원 유통 서비스도 유튜브 뮤직에 음원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상적으로 아티스트 고유 채널이 생성되는 멜론이나 다른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와 달리, 유튜브에서는 'Various Artists - Topic'이나 'Release - Topic' 같은 이름의 채널에 내 음악이 올라가 있는 것을 종종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음악이 가짜 음원이 아닌지 의심하는 경우도 있고, 누군가 저작권자 몰래 음악을 도용해서 올린 것이 아니냐, 스트리밍으로 인정되는 건 맞는지 등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됩니다.

이 기사에서는 현재 확인된 유튜브 정책을 기반으로 관련된 정보들을 취합해 정리해봤습니다. 다만 유튜브 정책은 수시로 바뀌고 있어, 용어나 기능이 바뀌거나 다른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유튜브와 유튜브 뮤직의 차이

일단 '유튜브'와 '유튜브 뮤직'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가야 합니다. 유튜브 뮤직은 유튜브와 다른 별도의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입니다. 다만 유튜브 플랫폼에도 유튜브 뮤직에 올라와 있는 음원들이 올라오는데, 이것을 '아트 트랙(Art Track)'이라고 합니다.

유튜브 뮤직은 유료 서비스로 돈을 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무료이고, 프리미엄 구독 시 광고를 제거해주는 유료 기능이 들어가 있는 플랫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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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Daniel Aleksandersen, used under CC BY-SA 4.0

따라서 유튜브에 올라오는 '아트 트랙'들은 유튜브 뮤직에 올라가 있는 음악들을 '무료로' 듣게 해주는 기능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광고가 붙을 수 있으며,(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음질, 라이선스, 청취 환경에 있어 차이가 있습니다.

내 음악이 'Release - Topic'에 있는 이유

유명한 뮤지션의 경우 해당 아티스트의 이름으로 자동 생성된 아티스트 주제 채널이 만들어집니다. 예를 들어, Bruno Mars - Topic 이라고 자동 생성된 채널 안에 유튜브가 자동으로 만든 브루노 마스의 아트 트랙들이 올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인지도가 없는 대부분 인디 뮤지션의 경우엔 해당 아티스트의 이름 대신 'Release - Topic'이라는 채널에 들어가게 됩니다. 또는 'Various Artists - Topic'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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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의 설명에 따르면, 유튜브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동영상의 중심 주제를 파악하고, 아티스트의 동영상 콜렉션을 만듭니다. 따라서 여기에는 자동 생성된 아트 트랙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가 자신의 채널에 직접 올린 콘텐츠나 뮤직비디오도 플레이 리스트 형태로 올라올 수 있습니다.

다만 유튜브는 '중요한 아티스트'에 대해 해당 아티스트 주제 채널을 만듭니다. 비록 '중요한 아티스트'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조회수나 데이터 확인할 수 있는 아티스트의 인지도 등을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올라온 콘텐츠의 개수가 적거나, 조회수가 낮거나, 유튜브의 품질 표준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 Various Artists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Release - Topic은 아직 유튜브가 아티스트를 분류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했을 때 임시로 만들어지는 채널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내 이름으로 아티스트 채널을 얻을 수 있을까

몇몇 해외 유통사의 경우에는 처음에만 'Release - Topic'으로 분류되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아티스트 전용 채널이 만들어진다고 언급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유튜브의 공식 답변도 '유튜브 뮤직 배포 파트너'가 관리하는 채널, 즉 음반사 및 유통사가 제공한 정보에 따라 아티스트 전용 채널이 개설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진=Youtube Music

따라서 자동 생성 주제 채널은 유통사가 제공하는 정보에 따라서 다르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영향력 있는 파트너사의 경우 개별 아티스트의 인지도가 낮아도 고유 주제 채널을 바로 생성할 수 있는, 일종의 '능력 행사'가 가능한 경우도 보입니다.

개인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유튜브에 끊임없이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조회수를 늘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기서 유튜브 측이 직접 개입하진 않는다고 합니다. 즉,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을 때까지 인지도를 늘리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인디 아티스트가 할 수 있는 대안

그저 아티스트 분류가 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기보다, 직접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사실, 힘있는 기획사나 유통사가 없는 인디 아티스트의 경우에는 이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유튜브에 '24K Magic'라는 제목의 곡을 검색했다고 칩시다. 24K Magic을 들을 수 있는 수많은 영상이 나올 것입니다. 그중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개인 팬이 올린 것도 있고, 위에서 언급한 'Bruno Mars - Topic'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Bruno Mars Official'이라는 이름의 채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어떤 채널의 영상을 보는 것이 가장 검증된 음원을 듣는 것일까요? 자연스럽게 'Official' 채널이 가장 확실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따라서 아티스트가 자신의 이름으로 오피셜 채널을 만드는 것은 시청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또한 유튜브가 자동으로 생성한 아트 트랙의 경우 'Auto-generated by YouTube'라는 표기와 함께 파트너사가 제공한 설명만 일부 들어갑니다. 이 내용은 아티스트가 직접 수정할 수 없습니다. 반면 아티스트가 직접 올린 콘텐츠, 즉 '사용자 생성 콘텐츠(User-Generated Content, 이하 UGC)'에서는 내가 넣고 싶은 설명과 SNS 계정 등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넣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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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생성 콘텐츠와 아트 트랙의 차이

여기까지만 보면 UGC가 아트 트랙보다 낫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UGC는 '유튜브' 콘텐츠이고 아트 트랙은 근본적으로 '유튜브 뮤직'의 콘텐츠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수익화 방식도 달라집니다.

모든 유튜브 콘텐츠는 Content ID의 추적을 받습니다. 내가 유튜브 영상에 누군가의 음악을 사용했을 때, 그 음악에 저작권이 있다면(유튜브에 Content ID가 등록되어 있다면) 영상 하단에는 누구의 음악이 사용되었는지 정보가 뜨게 됩니다.

Content ID를 통해 추적된 음악의 사용에 대해 권리자는 세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아예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이 경우 영상을 볼 수 없게 됩니다), 사용 기록만 추적하거나, 강제로 광고를 삽입하고 비율을 정해 수익을 배분할 수도 있습니다.

즉, UGC에서 사용된 음악은 스트리밍 된 것이 아닙니다. Content ID에 따라서 다른 채널에서 사용됐다는 기록이 남을 뿐입니다. 이 기록을 활용해서 광고를 송출하거나, 계약 아티스트와 수익을 배분하는 것 등은 아티스트와 제작사, 유통사 사이의 문제입니다.

반면 아트 트랙은 유튜브 뮤직이라는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의 수익으로 기록됩니다. 따라서 '스트리밍 수익'이 만들어지는 것은 유튜브 뮤직에서 재생되는 형태, 또는 유튜브에서 올라온 자동 생성된 영상입니다.

내 채널을 '공식 아티스트 채널'로 만들기

UGC는 아티스트의 취향에 맞춰 영상을 편집할 수 있지만 조회수 자체만으로는 스트리밍 수익이 되지 않습니다. 아트 트랙은 조회수가 수익이 되지만 채널명이나 설명이 아티스트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때 해결책으로는 아티스트의 개인 채널에 '공식 아티스트 채널(Official Artist Channel, 줄여서 OAC)' 인증을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공식 아티스트 채널이 되면 UGC와 아트 트랙을 통합할 수 있습니다. 즉, 아티스트가 자신의 채널에 음악을 올리면 해당 영상이 그 자체로 아트 트랙이 되고 조회수가 스트리밍으로 이어집니다.

위에서 브루노 마스를 예시로 언급했지만, 브루노 마스에게는 Bruno Mars - Topic 같은 자동 생성 채널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Bruno Mars' 채널 자체가 공식 아티스트 채널로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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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마스의 공식 아티스트 채널 검색 결과

다만 이 방법도 간단하진 않습니다. 유튜브의 공식 인증을 받기 위한 조건이 있기 때문입니다. 구독자 수가 1,000명 이상이고 연간 영상 시청 시간 4,000시간 이상이거나 지난 3달간 쇼츠 영상 조회수가 1,000만 회 이상이 되어야 자격을 받는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에 가입해야 합니다. 또는 파트너 관리자와 협력하는 네트워크, 즉 유통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단 여기까지 다소 복잡했던 용어들을 한번 정리하고 넘어가자면,

  • 아트 트랙 : 유튜브 뮤직에 제공된 음악을 유튜브에서 자동 생성한 영상. 조회수가 곧 스트리밍.
  • 자동 생성 주제 채널 : 유튜브가 생각하는 '중요한 아티스트'의 아트 트랙을 자동으로 모아 놓은 아티스트 채널
  • 파트너사 : 유통하는 음원의 정보를 유튜브에 제공하는 협력사(유통사).
  •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 아티스트가 직접 자신의 채널에 음원을 올리는 경우. 아트 트랙의 Content ID가 설명에 삽입됨. 스트리밍으로 인정되지 않음.
  • 공식 아티스트 채널(OAC) : 특정 조건을 만족해 공식적인 아티스트 채널임을 인정받은 채널. 사용자 생성 콘텐츠와 아트 트랙이 통합됨.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힘있는 유통사'와 계약하거나 '유명한 아티스트가 되어라'라는 다소 암울한(?) 결말입니다.

별도의 아티스트 채널을 만들어줄 수 있는 소속사나 유통사도 없고, 인지도도 적은 아티스트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티스트가 직접 만든 'Official' 채널을 만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오피셜 채널은 유튜브 채널이 될 수도 있고, 개인 홈페이지나 링크트리, 노션 페이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 같은 플랫폼은 모두에게 친절하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그들에게 '인정받기' 전까지는 아티스트가 직접 발매곡을 정리해서 한 눈에 보여줄 수 있는 개별적인 공간을 가꿔야 합니다.

만약 자동 생성된 아트 트랙을 활용해 유튜브 뮤직 스트리밍 숫자도 최대한으로 늘리고 싶다면, 개인 채널에 음원 영상은 올리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리스트 등을 활용해 아트 트랙을 바로 링크하고 조회수를 하나로 모으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초창기에는 단순히 조회수(스트리밍)를 하나 더 모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잘 만든 영상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것이 스트리밍 1회보다 더 중요할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