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보이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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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이고 싶은 마음

공연은 언제나 아쉬움을 남기지만, 최근에 한 버스킹 공연들은 더 유난했다. 많이 긴장되고 불안정했고, 호흡도, 소리 내는 것도, 곡에 집중하는 것도 더 어려웠다.

요즘 'Music On The Road' 팀으로 버스킹을 다니고 있는데, 저번에는 청계천에서 공연을 했다. 행인 모두가 오래 머물고, 집중해 주고, 즐기며 노래를 들어주던 최적의 버스킹 환경이었는데도 내 스스로는 만족스럽지 못한 공연을 했다.

물론 평소 연습할 때만큼의 실력으로 공연을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더욱 아쉬웠다. 혼자 버스킹을 다닐 때보다 더.

여러 사람이 함께 에너지를 냈는데 왜 혼자 할 때보다 어려운 것인지, 나의 순서가 끝나고 앉아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날 더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노래를 곧잘 하는 두 명에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노래를 하는 사람이지만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한다는 것이 음악을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내게 콤플렉스와 족쇄가 되고 있다.), 함께 해주는 밴드원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물론 누군가에게 잘 보이는 일은 살아가거나 음악을 하는 데 있어 어느 정도 중요한 일이지만, 나의 노래를 하는 것에 있어 '남한테 잘 보인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반성하게 되었다.

평소 긴장 때문에 공연마다 아쉬웠던 것도, 음악을 잘하는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던 것은 아닐까.

더 잘하고 싶고, 더 멋져 보이고 싶어 편안하게 연습하던 것과 다르게 긴장하고, 소리를 더 억지로 잘 내려고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무너지고. 노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더 이상 무너지지 않도록 간신히 버티는 것에 집중하게 되는 이상한 무대들을 해오진 않았던가.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바라보려 노력하며 살면서, 정작 나는 있는 그대로 보여지는 것이 두렵지 않았나 반성하는 요즘이었다.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주변 지인에게 자주 해주는 말이 있는데, '날 싫어할 사람은 내가 애를 써도 날 싫어하고 날 좋아해 주는 사람은 내가 죽을 쒀도 나를 좋아해 준다'이다.

자주 하는 이 말을 오히려 노래 부르는 순간에는 내가 더 못 지키고, 나도 모르게 흔들리고 있었다.

날 사랑해 주는 사람들에게 더 감사하며 치열히 이겨내고 나아가야지. 멋진 무대를 하기보다 내가 노래를 왜 하는지, 왜 부르고 있는지에 집중하며 노래 자체에 집중해야지.

매 순간 배울 것이 있다는 것, 배워간다는 것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