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싱에서 제일 먼저 사용하는 EQ, Sonimus Sweetone

믹싱을 할 때는 현재 트랙에 어떤 작업이 필요한지 알아야, 어떤 플러그인을 사용할지 정할 수 있습니다. 다이내믹스를 조정해야 하는지, 음색을 조정해야 하는지 판단해 가며 컴프레서와 이큐를 사용하는 것이죠.

저는 다이내믹스를 조정할 때,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는 녹음하는 사람의 연주이고, 두 번째는 게인 플러그인이나 볼륨 오토메이션을 통한 에디팅(앞서 리뷰한 N-Console과 A-Console에서 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컴프레서나 익스펜더 같은 FX 장치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 중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은 녹음에서 다이내믹스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그다음으로는 에디팅이며, 가장 부자연스러울 수 있는(오디오의 손상을 불러올 가능성이 더 큰) 방식은 FX 장치일 것입니다. 혹은 세 가지 방법을 모두 활용해서 입체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다이내믹스를 조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음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퀄라이저'가 가장 처음 적용되는 곳은 마이크입니다. 그리고 FX 장치를 적용할 때도 우리는 보통 먼저 '서지컬'한 방식으로 EQ를 사용하고, '젠틀'한 방식의 EQ를 적용합니다.

저는 믹스에 본격적으로 컴프레서와 이퀄라이저 FX를 적용하기 전에, 최대한 섬세하게 다이내믹스와 음색을 다듬어놓는 것을 권장합니다. 다이내믹스는 볼륨 오토메이션과 게인 스테이징 플러그인을 통해 다듬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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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음색도 믹스의 첫 단계에서 다듬어두면 그다음 작업이 수월해집니다. 오늘 소개할 Sonimus의 Sweetone은 이런 작업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플러그인입니다.

이 리뷰는 Sonimus로부터 NFR(Not For Resale) 라이선스를 받아 진행됐습니다. 본문 내 링크에는 제휴코드가 없으며 광고성 리뷰가 아님을 밝힙니다.


Sweetone의 탄생 비화

우선 Sweetone이라는 제품이 탄생하게 된 비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여기에서 Sweetone의 제작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고안해 낸 것은 스페인의 오디오 엔지니어이자 플러그인 개발자인 디에고 토리토(Diego Toritto)입니다. 그는 빠르게 오디오 작업을 해야 할 때, 간단하지만 효과적이면서도 좋은 품질의 이퀄라이저를 원했습니다.

이미 시중에 많은 제품들이 나와 있었지만 좋은 품질의 제품은 사용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고, 반대로 쓰기 쉬운 제품은 음향이 아쉬웠다고 합니다. 따라서 그는 자신에게 이상적인 이퀄라이저를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다양한 아날로그 장비를 분석하고 연구해 Sweetone이 탄생했습니다. 말 그대로 '달콤한' 톤을 제공하면서도, 사용자가 다루기 쉬운 틸트 및 컷 필터 방식의 이큐를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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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onimus

동료들과 테스트를 하던 도중 "톤이 달콤하다(your plugin has a sweet tone)"는 말을 듣고 처음엔 'Sweet Tone'이라는 이름을 붙였었다는데요. 이 플러그인이 단순함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는 만큼 이름도 단순하게 줄여 'Sweetone'이 됐다고 합니다.

배음 형성

우선 Sweetone을 처음 불러오면 기본적으로 PREAMP가 활성화된 상태이므로, 약간의 배음이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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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음은 GAIN 노브를 올릴수록 많아집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볼륨도 커지기 때문에 세츄레이터처럼 배음만 올려주는 용도는 아닙니다.

과하지 않고 미세한 수준의 기분 좋은 배음을 살짝 더해줍니다. 따라서 PREAMP 기능 때문에 후반 믹스 과정에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앨리어싱 문제도 거의 없다고 보입니다.

물론 완전히 'Clean'한 상태로 Sweetone을 사용하고 싶다면 PREAMP 기능을 비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퀄라이저 커브의 변화

Sweetone의 아날로그 스타일은 배음보다는 확실히 이퀄라이저 커브에서 많이 드러납니다.

일단 가운데에 있는 TONE 섹션은 처음에는 'TILUX' 모드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전반적으로 미세하게 고음역대가 내려가고 저음역대가 올라간 기울기가 형성됩니다. 이는 PREAMP 버튼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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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E 노브는 틸트 EQ의 역할을 합니다. 가운데 주파수 대역을 중심으로 저음역대와 고음역대에 쉘빙 필터 곡선을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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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의 NORMAL 모드를 SWEET으로 바꾸면 틸트 이큐의 기준점이 더 저음쪽으로, 고음쪽으로 이동합니다. 조금 더 완만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TILUX를 LOUD로 바꾸면 TONE의 활용 방식이 아예 달라집니다. LOUD 모드에서는 TONE이 -로 움직일수록 밴드패스필터가 되고, +로 움직일수록 노치필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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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LOUD 모드 상태에서 NORMAL을 SWEET로 바꾸면 이큐 커브의 Q값이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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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 PASS와 LOW PASS는 예상한 것처럼 무난하게 작동합니다. HIGH PASS의 BLOW 모드는 레조넌스를 만들어줍니다. 주목할 점은, HIGH PASS 필터의 작동 범위가 2kHz까지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트랙의 개수가 많은 믹스에서 중저음역대가 많이 뭉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폭넓게 HIGH PASS 노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이패스 필터의 사용법이 궁금하시다면 이 기사를 참고해 보세요.

LOW PASS에는 레조넌스를 만드는 기능은 없지만, TONE 노브로 고음역대를 들어 올리면 레조넌스를 형성하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른 적용 예시

저는 독일의 일렉트릭 뮤지션 Koltbach의 'Eos' 멀티트랙을 다운받아 테스트에 활용했습니다. 오직 Sweetone만 활용해 트랙들의 주파수 대역을 정리해 봤습니다.

참고로 Koltbach는 자신의 사이트에 멀티트랙을 무료로 제공하고, 비상업적 용도에 한 해 무제한 리믹스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리믹스용 멀티트랙이 필요한 분은 사이트에서 직접 다운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킥, 스네어에 무게감 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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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트 이큐를 저음역대로 조금 기울인 다음에, HIGH PASS 노브에 BLOW 모드를 사용해 저음역대의 레조넌스를 만들고 두꺼운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오토게인 기능이 없기 때문에, 일정한 볼륨을 유지하기 위해 DAW의 트랙 미터를 잘 보면서 귀를 기울여 GAIN 노브를 사용해 줘야 합니다.

라이드, 벨에 고음역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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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드럼의 고음역대 요소인 라이드와 벨 소리에는 LOUD 모드를 사용해 중음역대를 깎아내고, HIGH PASS 필터로 저음역대를 정리했습니다.

베이스 신스의 저음역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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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LOUD 모드로 노치필터를 만들어 중음역대를 제어한 뒤, LOW PASS 필터로 고음역대를 줄였습니다. 그리고 SWEET 모드를 켜서 효과를 조금 누그러트렸습니다.

중음역대에 집중시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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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신디사이저에는 조금 독특한 시도로, LOUD 모드에서 밴드패스필터 형태를 만들고 HIGH PASS, LOW PASS 노브도 많이 사용해 중음역대만 남겨봤습니다. 여기서 줄어든 볼륨은 게인으로 보상했는데, 이 과정에서 배음이 추가되는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소리가 조금 커졌지만, 중음역대의 강조가 만들어낸 결과로 받아들이고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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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도 마찬가지로 중음역대를 강조했는데요. 배음은 늘리고 저음역대와 고음역대를 깎아냄으로써 더 로우파이한 사운드를 의도했습니다.

예제에서는 Sweetone을 통해 극단적인 변화보다는 자연스러운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 의미 있는 변화를 의도했습니다. 후반 믹스에서 사용할 컴프레서와 EQ가 더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깔끔하게 톤이 정리됐습니다. 이런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저에게 Sweetone은 매우 매력적인 결과를 보여줬고, 이다음에 이어질 컴프레서와 이큐의 반응을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개별 트랙 작업에서는 주파수 대역을 정리하기에 용이한 LOUD 모드를 많이 사용하게 됐습니다. 채널 버스나 마스터 버스에서는 TILUX의 틸트 이큐 방식도 유용할 것 같습니다.

Sweetone을 활용한 EQ팁

1. 모든 믹스의 첫 단계에 Sweetone 적용하기

앞서 설명한 것처럼, Sweetone은 트랙들의 주파수 대역을 기초적으로 정리하는 용도로 아주 탁월합니다. 딱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의 주파수 정리를 매우 음악적으로 수행해 줍니다.

2. 다이내믹 이큐를 이용한 서지컬 EQ 작업

Sweetone은 전반적인 주파수 정리에는 탁월하지만, 귀에 거슬리는 노이즈가 포함된 레조넌스를 정교하게 깎아낼 수는 없습니다. 애초에 녹음할 때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겠지만, 필요하다면 다이내믹 EQ를 따로 사용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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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okyo Dawn Labs

3. 콘솔 이큐로 음색 다듬기

Sweetone과 다이내믹 이큐가 일종의 준비 단계였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이퀄라이징을 시작할 차례입니다. SSL 4000E 같은 종류의 콘솔 이큐로 원하는 만큼 주파수 대역을 조정해 가며 믹스 엔지니어의 주관적인 색채를 더해줄 수 있습니다.

앞서 Sweetone에서 제대로 주파수 대역을 정리해 놓았다면 약간의 EQ 작업만으로도 원하는 의도를 쉽게 얻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EQ 작업으로 인해 불필요한 주파수 대역이나 노이즈가 강조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4. Air 및 Low End만들기

최종적으로 트랙에 약간씩 고음역대를 더하거나(Air), 저음역대를 보강하는(Low End) 작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Baxandall EQ나 Maag EQ 같은 제품이 이런 분야에서 탁월합니다. Pultec EQ로 저음역대를 부드럽게 들어올리기 좋습니다.

이 작업에서 한 번 더 Sweetone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TILUX 모드로 살짝 틸트 이큐를 걸어주거나, 저음역대에서 BLOW 모드로 기분 좋은 레조넌스를 만들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Sweetone을 추천하는 이유

물론 이 모든 작업은 DAW에 내장된 디지털 EQ 하나만으로도 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Sweetone의 장점은 한두 번의 노브 조작과 버튼 클릭만으로 빠르게 의도하는 목적을 아날로그 장비 특유의 기분 좋은 이큐 커브로 도출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Sweetone을 믹스의 첫 단계에 적용하는 목적으로 주로 설명했지만, 플러그인 체인의 뒷부분이나, 믹스 버스에 사용하는 용도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격도 Sonimus 제품 중 가장 저렴한 금액에 속하는 39달러입니다. 하지만 그 용도로는 개인적으로 Sonimus 제품 중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