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오래 좋은 사랑 노래하고 싶어" 싱어송라이터 유별

싱어송라이터 유별의 싱글 '가만히 너를'이 발매됐습니다. 많은 감상 바랍니다🙂

작곡가는 자신의 곡을 노래하거나 연주해줄 플레이어가 필요하고, 연주자는 자신의 연주 재료가 되어 줄 곡이 필요하다. 작곡가나 연주자나 제각각의 방식으로 자신의 음악을 표현한다. 반면 싱어송라이터는 스스로 곡을 만들고 플레이함으로써 보다 제약 없이 음악에 자신을 녹여내곤 한다. 지금까지 10여 장의 앨범을 제작, 발표해온 싱어송라이터 '유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싱어송라이터 유별입니다.

어떤 계기로 음악을 시작하게 됐나요?

중학교 전까지 함께 살던 할아버지께서 노래를 듣고 부르시는 걸 좋아하셨어요. 집에 노래방 기계를 놓으실 정도였으니까요. 할머니도 노래 교습소를 취미로 다니실 정도로 관심이 많으셨고요. 그 영향으로 자연스레 여러 음악을 경험하며 자랄 수 있었는데, 많은 노래를 따라 부르다 보니 중학생 때부터 작곡과 작사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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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준토스뮤직. 무단 재배포 금지

그때 나름 저만의 작사 노트도 있어서 그냥 좋아하는 가사를 필사해 놓거나 팝송을 한글로 개사해놓기도 하고 시처럼 조각 글을 적어 놓기도 했었죠. 아직도 가지고 있지만 너무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다시 읽어 보지는 못하고 있어요. (웃음) 그렇게 남몰래 음악에 대한 마음을 키워가다가 중학교 3학년 때 부모님께 음악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고 말씀 드리고 설득 끝에 음악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스스로 작곡에서 노래까지 하는 '싱어송라이터'를 선택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작곡을 배워가며 차차 제 가사를 담은 곡들을 쓰다 보니, 내가 만든 노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건 내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부터는 작곡만큼 진지하게 노래를 배우고 연습하기 시작했고, 많은 고민과 노력 끝에 싱어송라이터라는 분야를 선택했어요.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가면서 어떤 점이 가장 좋았나요?

저만의 무언가가 생긴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설레고 좋지 않나요. 그걸 무한대로 만들어 낼 수 있어요. 고통스럽고 괴로웠던 일들조차 곡에 녹여내고 나면 마치 내가 성장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항상 곡 쓰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곡을 써서 남겨 놓는 것만큼 현재의 나를 기록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일이 없어서예요. 그 당시 내가 만든 곡을 들으면 그때의 내가 생생하게 떠오르곤 합니다. 그 느낌이 좋아서 계속하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제 손때가 꼼꼼히 묻은 한 편의 내 이야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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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음악 활동을 하면서 음악 스타일에 변천사는 없었나요?

제 이야기나 생각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입시를 위해서, 혹은 오직 듣는 이를 위한 곡들을 쓰곤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독특하고 스토리가 뚜렷하고, 기승전결이 탄탄한 곡들을 썼었어요. 그게 아니면 실패한 곡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죠.

그렇게 곡을 쓰는 것도 재밌긴 했지만 가끔 알 수 없는 갈증이 들곤 했어요. 그러다 대학교에서 교수님과 진지하게 저에 대해서 얘기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교수님이 저에게 "너는 이렇게 다채로운 말들을 할 수 있으면서 왜 쓰지는 않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후부터 좋은 음악, 뻔한 음악, 솔직한 음악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아직도 교수님께 가끔 제 음악을 들려 드리면 지난날의 저를 말씀하시면서 제가 지금 이렇게 변하게 된 것을 신기해하곤 하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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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을 쓸 때 주로 어떤 것에 영감을 받고, 발전시켜나가는지 궁금합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이어온 습관인데, 제 핸드폰 메모장에 문득 드는 생각이나 느낌, 떠오르는 문장이나 단어들을 꼭 적어놔요. 소설 같은 글들도 있고요. 그것들을 곡 쓸 때 자주 써먹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키워드는 '사랑'인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의식적으로 사랑이라는 주제를 피하려 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가장 흔하고 뻔한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느껴보고 나서는 그 주제를 경계하지 않고 오히려 더 연구하게 됐어요. 오래오래 좋은 사랑을 노래하고 싶은 게 저의 소소한 꿈입니다.

그리고 윤현상, 노리플라이, 이영훈, 정밀아 등 분들의 노래에서 많은 자극과 위로를 받았어요. 자연스레 닮아가려 노력하는 분들입니다.

최근 ‘오늘의 일기’라는 이름으로 자작곡을 올리고 있는데, 어떤 프로젝트인지 간단히 소개해주신다면?

앞서 곡을 쓴다는 것은 현재의 나를 기록하는 일이라고 했었는데, '오늘의 일기'는 이 말의 연장선과도 같은 프로젝트입니다. 온전한 저의 이야기를 담은 곡들의 데모를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있어요. 후에 제 앨범에 이 곡들이 수록된다면 데모와 어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찾아보는 것도 나름 재밌을 거예요.

곧 발매 예정인 신보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8월에 '가만히 너를'이라는 싱글을 선공개하고, 그 곡이 포함될 미니 앨범이 9월 발매 예정입니다. '가만히 너를'은 애틋함을 담은 곡입니다. 저의 고등학교 동기 친구들과 함께 작업한 곡이라 의미가 깊어요. 잔잔한 늦여름에 어울리는 곡인 것 같습니다.

9월에 나올 미니 앨범에는 사랑과 그리움, 성장을 담은 곡들을 담았어요. 수록된 곡들 전부 제가 각별히 애정을 가지고 있는 곡들이에요. 무엇보다 재작년 발매한 '공전' 앨범 이후로 친구들과 작업하는 앨범은 오랜만이라 정말 너무 좋았어요. 편안하게 들어주실 수 있는 앨범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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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알려주세요.

올해는 현재 준비 중인 앨범을 발매한 후에 또 다른 싱글을 준비 중이고요. 다양한 공연과 콘텐츠로도 찾아뵐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