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플러 사운드 쉽게 쓸 수 있는 ujam Usynth TURBO-XT

ujam은 '쉽고 빠르게'라는 요즘 프로듀서들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따르는 플러그인 제조사입니다. 특히 ujam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고객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로 만들어진 usynth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습니다.

보통 이렇게 사용자 편의성을 추구하는 가상악기들은 퀄리티가 너무 조약 해지거나, 더 비싼 등급의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usynth 시리즈 TURBO-XT는 과연 어떨지 살펴보겠습니다.

이 리뷰는 Plugin Boutique로부터 NFR(Not For Resale) 라이선스를 제공받아 진행됐습니다. (이 링크에는 제휴 링크가 없으며, 광고성 리뷰가 아님을 밝힙니다. ▶광고성 리뷰란?)


롬플러란?

설명에 따르면 TURBO-XT는 Korg M1, Roland JV 시리즈, E-Mu Proteus 등으로 상징되는 90년대의 롬플러 사운드를 재현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롬플러 사운드안 무엇일까요?

사진=Warren B., used under CC BY-SA 2.0

우선 롬플러란, ROM(Read Only Memory)과 샘플러를 합친 단어입니다. 즉, 오실레이터를 이용한 사운드 합성 방식의 신디사이저가 아닌 특정 소리를 샘플링해 악기로 사용할 수 있게 재생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샘플러와 롬플러는 차이가 있습니다. 샘플러의 원래 의미는 사용자가 직접 소리를 녹음해 샘플로 사용하거나 직접 샘플 디스크를 추가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롬플러는 ROM을 이용해 읽기 전용으로 저장된 사운드 라이브러리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적 의미로 '샘플러'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들도 내장된 사운드 샘플을 불러오는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기능적으로 롬플러와 샘플러의 차이는 희미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플러그인에서 롬플러라는 단어의 의미는 reFX Nexus, Kontack처럼 사용자가 저장된 샘플을 기반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상악기라는 점과, 과거 롬플러 하드웨어가 가진 독특한 빈티지 사운드의 감성을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간편한 인터페이스

TRUBO-XT는 '롬플러'의 사운드적 특성과 기능적 특성을 모두 가져왔습니다. 프리셋만 돌려가면서 사용해 봐도 제품이 의도한 특징을 모두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점은 Usynth 시리즈의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프리셋 모음의 가상악기라면 흔하디흔한 수많은 플러그인 중 하나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리고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Korg M1이나 E-Mu의 사운드 샘플을 샘플러에 불러와 사용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TURBO-XT에는 전체 사운드를 다른 소리로 변형시키고 가공할 수 있는 4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Sequencer

시퀀서는 일종의 아르페지에이터나 하모나이저로 작동합니다. 특정 코드 패턴을 생성할 수도 있으며, 약간의 모듈레이션 효과처럼 사운드가 움직이는 효과를 줄 수도 있습니다.

Rate, Note Length, Swing, Octave, Pattern Length 등의 파라미터로 세부 설정을 할 수 있지만 그다지 직관적이진 않습니다. 이 시퀀서 파트에도 '프리셋'이 저장되어 있어 여러 가지 세팅을 불러와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C1~B1 건반에는 시퀀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패턴이 기능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C, D, E, F, G, A를 누르면 각각 다른 6개의 패턴을 재생할 수 있으며 C#은 뮤트, D#은 루프, F#, G#, A#은 패턴을 배속시킬 수 있습니다. B를 누르면 패턴이 정지됩니다.

Synthesizer

앞서 TURBO-XT와 같은 롬플러는 웨이브테이블 신디사이저나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와 달리 저장된 사운드 라이브러리를 샘플로 사용하는 악기라고 설명했는데요. 이 '신디사이저' 영역은 TURBO-XT에서 기본 사운드 라이브러리를 선택하는 역할을 합니다. 'Synthesizer'라는 명칭은 Usynth 제품들의 통일성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도 다양한 프리셋을 골라 소리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두 개의 큰 노브 파라미터와 작은 세 개의 파라미터를 조정하게 됩니다.

상단의 커다란 두 개의 노브는 음색을 어둡고 밝게 만들어주는 Dark/Bright와 시간 반응 속도를 조절하는 Fast/Slow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단의 세 개의 파라미터는 프리셋에 따라 다른 역할로 바뀝니다. 예를 들어 'Feedback Hero'라는 프리셋에서는 Sync It, Amplify, Chorus로 바뀌고, '90s House Organ' 프리셋에서는 Organ Color, Percussion Balance, Chorus Detune으로 바뀝니다.

Finisher

여기서는 최종적으로 전체 사운드의 질감이나 특수한 효과를 걸 수 있습니다. 단순히 EQ로 전체 음색을 조금 바꿔주는 프리셋도 있는 반면, 강한 디스토션을 걸어 전체 사운드를 왜곡시켜버리는 프리셋도 있습니다. 또한 독특한 딜레이, 리버브 효과과 적용되어 있는 프리셋도 있습니다.

공간계 FX

소위 '빈티지 사운드'들은 많은 기대를 했다가, 생각보다 가볍고 평면적인 소리 때문에 실망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현대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공간계 FX를 걸어줘야 듣기 좋아집니다.

TURBO-XR에서도 하단에 1~2개 노브로 간단하게 공간계를 추가할 수 있는 딜레이, 리버브 모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랜덤 기능

한정된 사운드 라이브러리를 불러와 사용하기 때문에 다소 단조롭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TURBO-XT에는 사운드를 바꿀 수 있는 속성들을 랜덤으로 바꿔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모든 것을 랜덤하게 바꿔버리면 신기한 소리를 얻을 순 있어도, 내가 의도하는 소리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습니다. TURBO-XT에서는 Sequencer, Synthesizer, Finisher 위에 있는 주사위 아이콘을 이용해 랜덤 기능을 선택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랜덤하게 바뀌는 변화를 극단적으로 크게 하는 것부터, 미세하게 바꿔주기까지 랜덤화의 범위를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오디오 샘플

TURBO-XT의 장단점

사실 TURBO-XT에 대한 평가는 ujam Usynth 시리즈에 대한 평가가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Usynth 시리즈들은 모두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TURBO-XT에 내장된 사운드 라이브러리는 다양한 장르에 잘 어울렸고, 하드웨어의 빈티지한 감성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단지 사운드 퀄리티에 대한 평가만으로는 다른 샘플 음원이나 소프트웨어에 비해 차별성을 갖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럴 때 플러그인의 외관이나 디자인을 실제 하드웨어와 유사한 그래픽을 넣어 '보는 재미'를 추가하는 것도 많은 플러그인 제조사들이 구사하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ujam의 Usynth 시리즈는 모두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유지함으로서, GUI로 승부 보는 전략을 거부하는 모양입니다. 무엇보다도 유저의 편리한 사용을 최우선으로 지향한다는 것입니다.

Usynth 시리즈는 'Usynth'라는 통합 플랫폼 플러그인을 통해 불러올 수 있습니다. TURBO-XT는 하나의 롬플러 에뮬레이터로서도 손색이 없는 제품이지만, 다른 Usynth 제품들과 같이 사용한다면 사용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사운드를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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