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 음악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음악, THE LWNR 인터뷰

지난달 26일 THE LWNR(더 라우너)의 첫 EP 앨범 'Explosion Corporation'이 발매됐다. 기타리스트 겸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윤성원의 원맨밴드 더 라우너는 Foo Fighters, Nine Inch Nails 등 레트로한 사운드의 하드록 장르를 선사한다. 이번 EP는 그동안 더 라우너의 색채보다 더 공격적이고 냉소적인 음악을 보여준다. 더 라우너의 음악 세계에 대해 한번 알아보자.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밴드 THE LWNR(더 라우너)에서 작사, 작곡, 기타, 보컬을 맡고 있는 윤성원입니다.

더 라우너는 락 음악의 카테고리 안에서 새로운 사운드를 항상 탐구하고 시도하는 밴드입니다. 평소 살아가면서 느끼는 사람 간의 감정과 갈등의 부분들을 중심으로 곡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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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동빈@fujikangdongbln, 제공=THE LWN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HE LWNR라는 이름의 유래가 궁금한데요.

기타리스트 Gary Moore의 명 연주곡인 'The Loner'에서 영감을 받아 단어를 보기 좋게 바꿔서 탄생하게 된 이름인데요. '외톨이' '아웃사이더'라는 뜻이지만 그만큼 독보적인 음악을 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습니다.

처음엔 고독하지만 독보적인 존재를 나타내는 단어를 찾다가 'Something Strange'라는 이름을 쓰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주변에서 밴드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했고, 발음도 입에 쉽게 붙지 않는 것 같아 이 이름으로는 활동하면 안 되겠다 생각했어요. 딱 들어도 한 번에 의미가 들어오고 기억에 남는 이름이 필요했죠. 그렇게 1~2달을 고민하다 지금의 더 라우너가 정해졌습니다.

TMI라면, Something Strange는 현재 제 인스타 계정 아이디가 돼버렸습니다.(웃음)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엄청 평범한 학생이었고 할 줄 아는 것도 하나 없는, 그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좋아하는 소심한 학생이었어요.

그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제 친형이 컴퓨터로 정신없고 시끄러운 음악을 틀었던 것이 첫 시작이었는데요. 그 곡들이 Mr.Big의 'Colorado Bulldog, X Japan의 'Week End'였죠.

그때부터 락음악을 들었고, 특유의 시원하고 강력한 사운드에 매료됐는데요. 기타가 아무리 저렴해도 기본 10만 원은 넘어가는 악기였기에 부모님께서 부담이 되셨던 거 같아요. 그래서 중학교 3학년 때 방과후학교에서 하는 통기타 수업을 시작으로 기타를 잡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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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동빈@fujikangdongbln, 제공=THE LWN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처음부터 락 장르에 매료된 상태였군요.

네, 제가 처음으로 순수하게 접한 음악이고, 자연스레 좋아했던 장르가 락이었죠.

그 당시 지금도 작곡가 겸 기타리스트로 활발히 활동하는 정원준이라는 친구 집에 놀러가서 여러가지 음악을 소개받았었는데요. 그때 메탈리카를 알게 됐어요.

그리고 2006년 8월 15일 대망의 메탈리카 내한 공연을 직관했는데, 거의 2시간 동안 몰아치는 강력한 사운드와 카리스마는 지금의 저에게도 큰 영향을 줬어요.

이런 수많은 관중 앞에서 연주하며 노래하는 삶은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왔습니다. 그때 이 길로 가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락 음악이란게 사실 국내에서는 좀 마이너한 장르이기도 한데요.

락 음악 자체가 매니악하다보니, 저도 힙합이나 R&B, 가요처럼 좀 더 대중적인 음악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도 많이 했었습니다. 락 음악을 한다고 하면 주위에서 좀 무시를 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으니까요.

그때마다 저는 락 음악을 좀 더 멋있고 섹시한 장르로 인식이 바뀌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어요.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도 반골 기질로 어찌저찌 버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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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동빈@fujikangdongbln, 제공=THE LWN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리고 저에게 있어서 락 음악은 솔직하고, 순수하고 제가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를 스케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락 음악이 저의 주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라우너는 원맨밴드로 활동 중인데요. 원맨밴드에서 곡이 제작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저에게 스케치는 아이디어 구상 단계라고 생각하는데요. 일상생활 도중 어느 순간 멜로디가 머리를 스치는 경우가 있어요. 마치 '요리왕 비룡'에서 심판이 음식을 먹고 대뇌 전두엽이 찌릿해지면서 맛을 음미하는 것 같은 상황이랄까요? (웃음)

이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바로 아이폰에 녹음합니다. 멜로디뿐만 아니라 기타 라인이나 리프, 베이스라인과 드럼 리듬까지 입으로 녹음을 합니다.

그리고 하루나 이틀 뒤에 입으로 녹음한 라인을 들어보고, 괜찮으면 무조건 작업실에 가서 녹음을 하거나 가상악기로 구현을 해봅니다.

이제 그다음으로 스케치 및 가이드 작업에 들어가는데요. 기타 리프 스케치를 시작으로 드럼을 입힌 후(가상악기), 베이스라인을 추가하여 그 위에 보컬 탑라인을 짜면서 대략적인 큰 그림을 그려봅니다.

이때 사운드를 다 채우려 하기보다는 뼈대가 되는 큰 핵심의 리프나 코드 진행, 특징이 되는 패턴의 드럼 리듬만 채워 넣습니다. 이때 만들었던 것이 마음에 들어서 나중에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고요.

그 이후로 FX와 사운드 보강을 할 기타 라인, 백킹 보컬, 드럼 패턴의 변화, 필이나 베이스라인 등을 계속 다듬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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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동빈@fujikangdongbln, 제공=THE LWN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락 장르다 보니 레코딩에도 꽤 신경을 쓰실 것 같은데요.

레코딩은 드럼만 스튜디오나 작업실을 렌탈하고요. 나머지는 제 작업실에서 모두 해결하는 편입니다.

락 음악의 경우 드럼 사운드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일정하지 않은 서스테인과 그 단단한 느낌은 사람만이 구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물론 가상악기에서도 벨로시티나 다이내믹 조정을 기가 막히게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정도까진 아닌 것 같습니다.

드럼 녹음을 시작으로 베이스, 기타, 그 외 채워질 라인들, 보컬, 코러스 등을 순차적으로 녹음합니다. 이 과정에서 스케치 구상 단계에서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들이 나오면 새롭게 추가하기도 하고요.

넘치면 빼면 되지만, 없으면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넘쳐 흐르더라도 무조건 추가하는 편입니다.

최근 발매하신 EP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세요.

이번 EP 'Explosion Corporation'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일어나는 정치질과 뒷담화, 불합리한 체제에 대한 반항과 그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고자 하는 의지를 전반적인 내용으로 담고 있습니다.

전에 발표한 음원들보다 더 파괴적이고 냉소적인 느낌을 더하기 위해 첫 번째 트랙인 'whatthefxxx'과 네 번째 트랙 'Explosion'에는 2000년대 초반의 인더스트리얼 록/메탈에서 나오는 퍼즈한 톤의 기타와 베이스를 담아냈습니다. 드럼도 좀 더 그루브를 탈 수 있는 사운드로 방향성을 잡았습니다.

보통 저는 음원을 프로듀싱할 때 공연장에서 공연한다는 상상을 가지고 악기를 배치하는데요. 이번에는 신디사이저를 사용해 보려고 했으나, 아직까지는 조작에 익숙치 않아 기타의 노이즈와 피드백 효과를 이용해 공간에 은은하게 퍼지는 사운드를 의도했습니다.

그 외에도 포스트 그런지 풍 'Gasoline'은 Foo Fighters의 영향을 받은 트랙이고, 'Out Of Control'은 브릿 팝 넘버의 라인과 바이브를 참고했습니다.

이번 EP에서 다른 멤버도 참여했다고 들었는데요.

이번에 같이 참여해 준 멤버분들은 이미 전부터 같이 곡 작업을 많이 하던 분들입니다. 특히 첫 싱글 ‘PERSONA’부터 계속 작사와 보컬 디렉팅, 보컬 탑라인에 많은 도움을 주는 Xoloist(권혁진)가 이번 EP에도 같이 참여했고요. 기타 isntoff(이즈노), 베이스 Tom THE HYUN, 드럼 강주호가 새롭게 참여해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거의 다 작업을 하던 싱글 작업에서는 아이디어도 쉽게 한계에 다다랐고, 무엇보다도 에너지가 빨리 고갈됐습니다. 이번 작업에서는 제가 확정을 지었던 라인과 리듬 패턴들이 객원 멤버분들의 연주를 통해 오히려 더 좋은 게 나오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역시 혼자보단 둘, 둘보단 셋이 나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히려 객원 멤버분들의 플레이를 따라가는 방향으로 재녹음한 적도 있는 거 같아요. 기타도 즈노형의 스트로크 리듬 패턴이 더 좋아서 따라가고, 또 노이즈, 라인들, 트레몰로 사운드 등 덕분에 제가 생각했던 인더스트리얼한 실험적 색채가 더 짙어졌습니다.

드럼 같은 경우 제가 드러머가 아니다 보니 필인과 디테일한 플레이 구현이 좀 떨어지는 편인데요. 제 성향을 너무나도 빨리 파악하고 연주해 줘서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요. 파워풀한 드러밍을 구사해준 주호에게 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Tom THE HYUN은 Darkglass 앰프를 통해 찰지고 두꺼운 질감의 베이스를 녹음해 줘서 보다 묵직한 음악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THE LWNR는 원맨밴드이긴 하지만, 결코 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THE LWNR를 하면서 거의 처음으로 디렉팅을 하러 갔던 것도 새로운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디렉팅을 보면서 나도 취향과 기준이 확실한 사람이다라는 것을 느끼기도 했고요.

그리고 이외에 Animal Divers의 Ash님, Off the Menu의 안정준, Nollflower의 임정민이 각각 편곡, 작사, 드럼 연주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믹스는 Surf!Recordings의 최부건 님, 마스터링에는 Sonic Korea Mastering Seoul Forest의 강승희 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앨범 커버는 이건하 그래픽 디자이너님이, 밴드 로고 디자인은 Dare Museum님께서 해주셔서 시각적인 퀄리티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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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동빈@fujikangdongbln, 제공=THE LWN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평소 사용하시는 장비에 대해서 설명해주신다면?

최근 제 기타의 종류가 많아졌는데요. 메인으로 사용하는 기타는 90년도에 만들어진 Gibson Les Paul Standard, Fender USA Ultra Tele, Fender Mexico Jaguar 이렇게 3개를 사용하고요. Epiphone Firebird도 사용하고, 베이스는 Ibanez SRMD200을 사용합니다.

실제 앰프 녹음이 소리는 더 좋긴 하나, 스스로 작업하기 위한 편의상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통해 기타를 녹음하고 있습니다. 플러그인으로 Amplitube와 Neural DSP의 Tim Henson, Plini를 사용하고, Kemper Stage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베이스는 Softube의 Murder One 플러그인을 사용하는데요. 모터헤드의 레미 킬미스터 시그니처 앰프를 복각한 제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모터헤드의 베이스 사운드를 좋아해서 이 플러그인에 UAD RAW(RAT 2 복각 플러그인)을 걸어서 사용합니다.

이번 EP 녹음을 할 때는 펜더 앰프 특유의 덤블 사운드, 마샬 JCM 900 혹은 실버 쥬빌리 사운드, Tone Bender 기반이나 Big Muff, RAT 2 성향의 사운드를 사용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너무 좋아하는 밴드인 Nine inch Nails의 앨범 'With Teeth'와 'The Slip', Foo Fighters의 앨범 'Wasting lights'를 참고해 사운드를 만들었고요. 락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멋진 포인트들이 리스너 분들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THE LWNR 활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라면?

THE LWNR의 모토는 유일한, 나만이 할 수 있는 음악입니다. 더 라우너 만의 상징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언제 들어도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예전에는 저도 유행하는 장르를 따라갔던 적이 많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렇게 유행을 쫓아가다 보면 나로서의 매력을 찾아볼 기회가 없어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작곡이라는 것은 나의 취향과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한 여행이라고도 생각하는데요. 나라는 사람을 알면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최선은 아닐지 몰라도 확신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하나의 유행에 매몰되다 보면 저의 존재는 더 희미해질 것 같았고요. 그럴 바에는 유행하지 않는 장르라 하더라도, 좋게 들리고 트렌디하게 들릴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으려 하고 있어요. 그 해답은 역시 음악에 디깅(Digging)하는 것에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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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동빈@fujikangdongbln, 제공=THE LWN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P 'Explosion Corporation' 발표 후 계획을 소개해 주세요.

앞으로 서울에서 홍대, 녹사평, 을지로를 거점으로 1년 정도 오프라인 공연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그러면서 다른 곡도 계속 쌓아가려고 하고요.

EP 발표와 관련된 공연, 쇼케이스, 라이브 클립 등 영상 콘텐츠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8월 24일에는 무대륙에서 Oait, Vanillare, 2dayoldsneakers와 함께 공연하니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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